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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우영우] 10화의 제목이 이준호 대사인 이유

10화는 여러 가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회차였음 



장애인에게는 누군가를 사랑할 자유가 있음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도 욕구도 있음


하지만 현실엔 좆같은 새끼들이 너무 많고

보호자/가족들 입장에서는 자연스러운 욕구를 차단해서라도 지키고 싶어하는게 당연함


특히 혜영씨 같은 정신연령이 미성년자인 지적장애 여성의 경우에는 성적 자기결정권이 없다고 봐야 함

비장애인 여성보다 개새끼를 만났을때 그 상처에서 회복하는 힘, 스스로를 지키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법은 최소한의 테두리로서 존재하며 그들을 지키는 것임



혜영씨 어머니의 말처럼 혜영씨와 영우의 장애는 전혀 다르지만

남들이 보기엔 그저 '장애인 여성'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이기 때문에 영우는 생각이 많아지기도 하고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될게 있음

비장애인-장애인 관계를 다루는 회차에서

장애인의 입장 / 보호자의 입장 / 전문가 의견 / 법의 역할을 봤다면

남은거 하나는 비장애인 당사자에 대한 내용


그게 10화 제목이 준호의 대사인 "손잡기는 다음에"인 이유



이번 회차의 피고인 "양정일"은 준호와 겉으로 보기에 꽤나 비슷한 점이 많게 디자인된 캐릭터임

1. 반반하게 생긴 비장애인 남성

2. 봉사단체 활동 (양정일: 장애여성 착취를 위해 일부러 가입 / 이준호: 대학 때 찐 봉사활동)

3. 장애인과 비장애인도 사랑할수 있다 (양정일: 그렇게 입을 텀 / 이준호: 영우를 사랑함)

4. 남들이 뭐라 해도 나에게는 사랑이다 (양정일: 감옥 가지 않으려는 핑계 / 이준호: 진심이 연민으로 후려쳐져도 그렇게 생각)


등등 일부러 비슷한 대사를 배치하기도 하고

초반에 준호와 사랑을 시작한 영우가 감정이입을 해서 변호를 맡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함


하지만 비슷한 설정 몇개를 깔아두고

양정일과 이준호의 태도 차이가 드러나


성관계에 거부감을 느낀 혜영 씨에게

양정일은 울먹이고, 삐지고, 찐사랑이 아니라는 말로 가스라이팅을 해서

결국 혜영의 아픔과 거부감을 무시하고 본인의 욕구를 채움


ㅇㅇ 가라


이런건 비장애인 여성들도 관계에서 흔히 겪게 되는 십새끼들인데

울고 불고 삐지고 지랄나서 스킨십 밀어붙이는ㅎ....

결론은 준강간 징역살이임



그와 달리

준호도 하고 싶고, 영우도 시도해보고 싶어한 57초 손잡기를 다 하지 못하고 손을 뺄때

준호는 영우의 힘들어하는 지점을 이해하고 바로 물러남


"손잡기는 다음에"


어려울걸 알면서도 사랑하겠다는 말을 나누며 키스 분위기가 잡혔을 때도

영우가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자


준호는 곧바로 뒤로 물러나지



그리고 영우의 주도로 첫키스를 함



제목을 준호의 '영우를 존중해 물러나는 대사'로 사용한건

장애인-비장애인 관계에서 너무나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비장애인의 태도라는 것을 말하고자 함인거 같음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은

준호가 아무 욕구도 없는 캐릭터로 그려지지 않는다는 것임


영우도 꾸준히 알거 다 알고 욕망이 있는 모습으로 그려졌지만ㅋㅋ

준호도 마냥 영우가 모든걸 먼저 원하고 먼저 이야기하고 시도할때까지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게 아니야


좋아하는 사람이랑 손도 잡고 싶고 분위기가 잡히면 키스도 하고싶음

그걸 솔직하게 표현하기도 해


내가 하고 싶은 것과는 "별개로" 영우를 존중해서 물러나고 기다리고 속도를 맞추는 모습이기 때문에

이번 회차에서 말하고자 하는 점이

내 욕구 <<<< 상대방의 의사

여야 한다는 사실상 모든 연애에 적용되는(좀 지켜라 ㅅㅂ) 룰이기도 하다는 거


이번 회차가 담아내는 많은 말들 중에서

제목에 꽂혀서 생각하다보니까 괜히 길어졌지만.... 아무튼 이런저런 말들 모두 일리가 있고 생각해볼만한 지점이라 내내 곱씹게 되는 회차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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