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이슈 올 것은 오고 갈 것은 간다

올 것은 오고 갈 것은 간다

[숫타니파타]에서는 말합니다.

“옛것을 너무 좋아하지도 말고, 새것에 너무 매혹 당하지 말라. 사라져 가는 자에 대해 너무 슬퍼할 필요도 없고, 새롭게 다가와 유혹하는 자에게 사로잡혀서도 안 된다.

이것이 바로 탐욕이며, 거센 격류이며, 불안, 초조, 근심, 걱정이며, 건너기 어려운 저 욕망의 늪인 것이다.”

사람이든, 소유물이든, 명예나 지위가 되었든 올 때는 온 것을 잘 쓰지만, 그 인연이 다하고 떠나야 할 때가 된다면 떠나도록 내버려 둘 수 있어야 한다. 

세상 모든 것들은 내 마음대로 오고 가는 것이 아니다. 제 스스로의 인연 따라 왔다가 제 인연이 다 하면 스스로 갈 뿐, 내 마음대로 다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옛 것, 익숙한 것, 기존의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고 해서 과도하게 집착하거나 사로잡힐 것도 없고, 새 것, 새로운 것, 낯선 것이라고 해서 너무 과도하게 매혹당할 것도 없다. 

익숙한 것이 떠나갈 때도, 새로운 것이 다가올 때도 그저 왔다가 가는 제행무상의 속성을 깨닫는다면 붙잡거나 버릴 것도 없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사람에 대해서도,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붙잡지 않아야 한다. 인도에서 두 부부와 아들이 여행을 하고 있었다. 걷다가 잠시 그늘 아래에 쉬고 있었는데, 그 때 마침 젊은 한 여행자가 함께 쉬게 되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른 뒤 젊은 여행자가 길을 떠나는데, 어머니가 그 젊은 여행자와 눈이 맞아 함께 뒤따라 가게 되었다. 아들은 당황하여 아버지의 눈치만 보고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태연하게 자신의 길을 다시 걸을 뿐이었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어쩔거냐고 따져 물었더니 아버지는 답했다.

“네 어머니는 처음 올 때도 자신의 의사에 따라 왔고 지금 떠나갈 때도 자신의 결정에 따라 다만 자신의 길을 걷는 것일 뿐이다. 자신의 길을 따라 왔다가 자신의 길을 따라 가는 것을 내가 어쩌겠냐?”

아무리 부부라고 할지라도, 자식이라고 할지라도 그 또한 사실은 내 소유물도 아니고, 내 마음대로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나에게 왔을 때 아름다운 생의 여행을 함께 해 나갈 수 있겠지만, 떠나갈 때가 되었을 때 떠나갈 수 있도록 마음에 과도한 사로잡힘이 있어서는 안 된다. 

어차피 인연이란 한 번 맺어지면 어떻게든 꼭 한 번은 헤어질 수밖에 없는 필연을 가지고 맺어졌기 때문이다. 죽음 앞에서는 그 누구도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물질도 마찬가지다. 그 어떤 소유물이라 할지라도 오는 것 애써 막을 것도 없고, 내게서 멀어지는 것을 애써 잡을 것도 없다. 경계 또한 그렇다. 

오는 역경계라도 막을 것 없고, 가는 순경계라도 붙잡아 두려고 애쓸 것 없다.

인연이 다 하면 갈 뿐, 가고 나면 또 다른 인연이 다가올 것이다. 인연이 아니라면 오지 않을 뿐, 그 인연 오지 않더라도 또 다른 인연이 올 것이다. 

뭘 어떻게 하려고 하는 마음만 다 놓아버리고 살면, 물 흐르듯 그냥 그냥 살면 오고 갈 것도 없고, 좋고 싫을 것도 없고, 맞고 틀릴 것도 없고, 성공도 실패도 없고, 바램도 성취도 없고, 다 좋을 뿐. 그냥 좋고 싫을 것도 없이 그냥 그냥 그러할 뿐. 여여하게 그러할 뿐이다.

올 것들은 정확히 오게 되어 있고, 갈 것들은 정확히 가게 되어 있다. 붙잡는다고 갈 것이 오는 것도 아니고, 등 떠민다고 올 것이 가는 것도 아니다.

모든 것을 인연에 맡기고 받아들이라. 자연스러운 삶의 흐름에 몸을 맡기라. 법계의 강에 온 존재를 내맡기고 흐름을 따라 다만 흐르라.

이 길로 가려고 애쓸 것도 없고, 이미 지나 온 길을 거슬러 되돌아 가려고 후회하지도 말고, 아직 오지 않은 길을 찾으려 애쓸 것도 없이 다만 인연 따라 흘러가면 된다.

2015.04.09  글쓴이:법상

ㅊㅊ ㄷㅁㅌㄹ


댓글은 회원만 열람할 수 있습니다.

로그인 회원가입
게시판 설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