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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오컬트 [2ch 괴담] 리조트 아르바이트

리조트 아르바이트 

 

 

 

 

 

우선 처음부터 말해둬야 하는건, 이 이야기는 엄청나게 길다.

 

그리고 특별히 대단한 이야기도 아니다.

 

한가해서 어쩔수 없는 놈만 읽기를 바란다.

 

미리 경고했어, 이제 시작한다.

 

 

 

이것은 내가 대학교 3학년 때의 이야기야.

 

여름 방학이 다가올 시기에, 대학의 친구 5명이 함께 바다로 여행 가자고 계획을 세웠어.

 

 

계획 단계에서 친구 한 사람이, 이왕이면 바다에서 아르바이트하면 좋지 않겠냐고 말하기 시작했고,

 

나도 여름방학의 예정같은 건 특별히 없었기 때문에 흔쾌히 승낙하여 OK 했다.

 

그 중 2명은 대강 세미나 합숙이 있다고 해서, 알바는 NG라고 했어.

 

 

결국 5명 중의 3명만이 바다에서 아르바이트 하기로 하고, 

 

나머지 두 사람은 여행을 목적으로 우리들이 알바 하는 여관에 숙박하러 오는 걸로 계획이 세워졌다.

 

그래서 우선 중요한 알바할 곳을 찾기 위해서, 3명이 분담하여 여러 곳을 찾아다녔다.

 

 

인터넷에서 찾고 있었는데, 상당히 많은 곳에서 모집하고 있었고 친구끼리 함께 일하는 것도 환영한다는 업체도 많았다.

 

우리들은 그 중에서 하나의 여관을 선택했다.

 

물론 헌팅의 명소로 불리는 바다 근처로. 

 

헌팅은 소홀히 할 수 없다.

 

 

전화로 알바 신청을 했는데, 그렇게 순식간에 이야기가 진행되어, 

 

중간에는 친구들과 이틀 정도 합류하려 한다는 제안에도,

 

"그만큼 많이 일 하라구."

 

라는 여주인의 한마디로 손쉽게 정해졌다.

 

 

계획도 대략 결정되어 텐션이 오른 우리들은 그대로 어째서인지 찜질방에 직행했고,

 

그 후에는 친구가 사는 아파트에 모여 헌팅 성공했을 때의 행동 같은 걸 세세하게 계획했다.

 

 

그리고 동료 중 3명 (나 포함)이 여관으로 떠나는 날이 다가왔다.

 

처음으로 하는 리조트 알바였기 때문에 긴장과 기대로 상당히 흥분하고 있었다.

 

 

여관에 도착했는데, 2층의 상당히 넓은 민박집이었다.

 

한마디로 시골의 할머니 댁 같은···

 

○○여관이라고 써있지만, 뭐 그냥 민박집이었다. 

 

○○장이라고 부르는게 옳다는 느낌.

 

 

입구에서 사람을 부르니 안에서 젊은 여자가 웃는 얼굴로 맞아 주었다.

 

이걸로 나는 더욱 텐션이 올랐다.

 

 

여관의 안은 객실이 4개, 모두 함께 식사하는 큰 방이 하나, 직원의 방이 2개로 총 7개의 방이 있다는 설명을 들으면서, 

 

우리들은 처음의 큰 방을 통과했다.

 

잠시 기다리고 있자, 젊은 여자가 보리차를 가져다 주었다.

 

이름은 "미사키"라고 하고, 이 근처에서 자란 소녀였다.

 

 

미사키와 함께 들어온 분은 여주인인 "마키코"씨 풍채가 좋고 웃음소리가 큰, 굉장히 성격 좋은 사람이었다. 

 

좀 더 젊었다면 내가 반했을거다.

 

그리고 남편까지, 총 6명으로 민박을 꾸려 나가게되었다.

 

어느 정도 자기소개 같은 것이 끝나고 여주인이 말했다.

 

 

"객실은 거기 오른쪽 복도의 막다른 곳에서 좌우에 있어.

 

그래서 너희들이 사용할 방은 왼쪽 복도의 끝이야.

 

나머지는 짐을 놓고오면 설명해 줄테니, 일단 쉬도록 해"

 

 

문득 친구가 궁금한 것을 물었다. (친구를 A와 B로 할게)

 

A "2층에는 없나요? 객실은."

 

 

그러자 여주인은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아니야. 2층은 지금은 쓰지 않거든."

 

 

우리들은 지금은 아직 시즌이 아니니까 그런 걸까? 라고 생각하고 특별히 신경쓰지 않았다.

 

바빠지면 개방하는걸까, 정도로 생각했다.

 

 

방에 짐을 내려 놓고, 방에서 보이는 경치를 바라보자, 정말 마음이 놓였다.

 

 

앞으로 알바로 힘들지도 모르지만, 이런 좋은 장소에서 한여름을 보낼 수 있다니 완전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여름의 두근두근한 연애도 기대하고 있었으니까.

 

그리하여 우리들의 알바 생활이 시작되었다.

 

 

힘든 일도 많이 있었지만, 모두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전혀 힘들지 않았다.

 

역시 직장은 인간관계로구나.

 

1주일이 지날 무렵, 친구 한 명이 이렇게 말했다.

 

 

A "저기, 우리들 완전 알바 잘 구했다고 생각하지 않아?"

 

B "아, 게다가 돈까지 벌고 말이야."

 

 

친구 둘의 이야기에 나도,

 

나 "그러네. 하지만 곧 시즌에 들어가겠지? 바빠질거야."

 

A "그러고보니 시즌이 되면 2층은 개방하려나?"

 

B "할리가 없어. 2층엔 여기 주인집이 사는 것 같은데?"

 

 

나와 A는,

 

A, 나 "어, 정말?"

 

 

라고 목소리를 모았다.

 

 

B "아니 확실한 건 아니야. 그치만 요즘 여주인이 2층에 밥을 가지고 가던 거 몰라?"

 

라고 친구가 말했다.

 

 

A "몰라."

 

나 "몰라."

 

 

B는 저녁 때 현관 앞의 청소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2층에 올라가는 여주인의 모습을 종종 봤다고 한다.

 

여주인은 쟁반에 밥을 올리고, 허둥지둥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으로 올라갔다는것 같다.

 

그 말을 들은 우리들은,

 

"에~"

 

"흐~음"

 

같은 느낌으로, 딱히 아무 위화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며칠인가 지난 어느 날, 평소처럼 복도 청소를 하고 있었는데,봐 버렸어. 객실에서 몰래 나오는 여주인을.

 

여주인은 기본적으로, 방 청소같은건 안해. 그런건 전부 미사키가 하는 일이야.

 

그래서 불필요하게 수상해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처음에는 눈을 의심했는데, 역시 여주인 때문에 그날부터 쭉 신경쓰였기 때문에, 결국 조용히 있지 못하고 친구들에게 얘기했어.

 

 

그러자 A가 말하기를,

 

A "그건 나도 본 적이 있어."

 

나 "어이, 진짜냐. 왜 말 안했어."

 

B "그거, 나는 못봤는데"

 

나 "그럼 닥쳐라"

 

A "근데 어떤 볼 일이 있는거라고 생각했고, 게다가 의심하면서 불편한거 싫으니까."

 

나 "옳은 말이야"

 

 

우리들은 그 때 1개월 가까이 알바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3명이서 보지 못한 척을 해야 할지에 대해 상의했어.

 

그랬더니 B가,

 

"그럼, 여주인 뒤를 밟아보면 되잖아."

 

그런 제안을 했다.

 

 

A "뒤를 밟다니 뭐야. 이 좁은 여관에서 미행하는거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들키는 게 당연하잖아."

 

B "뭐 그러네."

 

나 "왜 말을 꺼낸거야."

 

A, B, 나 "···"

 

 

3명이 생각해봐도 결론이 지어지지 않았다.

 

다음 주에는 나머지 2명이 여기에 오기로 되어있고, 문제만 일으키지 않으면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우리들 남자에다가 3인조잖아? 

 

조금 모험심이 일어나서 "뭔가 수상한 것을 보면 보고하라"고 결론을 짓고, 그날 밤은 얌전하게 자기로 했다.

 

 

그랬더니 다음 날 밤, B가 같은 방 안에 있는 우리들을 일부러 소집.

 

니가 와라 짜샤!! 라고 생각했지만 마지못해 B에게로 모였다.

 

 

B "나 말이야. 여주인이 종종 2층에 올라가잖아? 그거, 마지막까지 지켜봤거든.

 

항상 여주인이 계단으로 들어가는데까지만 봤는데, 어제는 그 후에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어 "

 

 

B "그랬더니 5분 정도 만에 내려온거야."

 

A "그래서?"

 

B "여주인은 항상 우리들과 함께 밥 먹잖아? 그런데도 쟁반에 밥을 올려 2층에 올라간다면, 누군가가 위에 살고있다는 거잖아?"

 

나 "뭐, 그렇다는 말이 되지···"

 

B "하지만 우리들은 그런사람 본 적도 없고 이야기조차 듣지 못했다구."

 

A "확실히 이상하긴 하지만, 환자라거나 그런게 있을지도 모르잖아."

 

B "그건 나도 생각했지만, 5분만에 밥을 먹는다는건, 상당히 건강하겠네?"

 

A "그렇게 결정해버리는건 좀 그렇지 않나 생각하는데···"

 

B "하지만 이상하지 않아? 너희들이 수상한 것은 보고하라고 했으니까 보고한거야."

 

 

말 끝이 조금 우쭐해졌기 때문에 나와 A는 짜증났지만 그건 제쳐두고,확실히 조금 기분이 이상했다.

 

 

"2층에는 대체 뭐가 있는 걸까?"

 

 

모두 그런 생각으로 가득했다는 거야.

 

다음 날, 맡은 일을 빨리 마치고 나와 A는, B가 있는 문 앞으로 집합했다.

 

그리고 여주인이 나오는 것을 기다렸다.

 

잠시 여주인은 쟁반에 밥을 얹어 나왔고, 2층에 올라가는 계단의 문을 열고는 안쪽으로 사라져 갔다.

 

 

여기에서 설명하자면,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은 현관을 나온 바깥에 있다

 

1층 실내에서 2층으로 가는 계단은 우리들이 보는 쪽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다.

 

현관을 나와 벽을 타고 이동해서 꺾으면 돌면 거기의 벽에 문이있다.

 

그 문을 열면 계단이 있다. 이해하기 힘들면 미안.

 

 

일단 거기에서 사라졌던 여주인은 B가 말한대로 5분 정도 지나서 돌아왔는데,쟁반의 밥은 비어있었다. 

 

그리고 우리들을 눈치 채지 못한 채 1층으로 들어갔다.

 

 

B "뭐 빠르지?"

 

나 "그래, 확실히 빠르네"

 

A "뭐가 있을까? 위에는···"

 

B "모르지. 보러 갈까?"

 

A "솔직히 난 지금 엄청 쫄았는데?"

 

B "나도 마찬가지인데?"

 

나 "일단 가보자."

 

 

그렇게 말하고는 3명이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의 문 앞으로 갔어.

 

 

A "열쇠 잠겨있지 않아?"

 

라는 A의 걱정과는 달리, 내가 문의 손잡이를 돌렸더니 순조롭게 열렸다.

 

"찰칵"

 

문이 몇 센티미터 열렸고, 왼쪽에 있던 B의 위치에서라면 거의 안쪽이 보이게 되었을 때,

 

B "윽"

 

B가 얼굴을 일그러 뜨리며 손으로 코를 막았다.

 

 

A "왜 그래?"

 

B "어쩐지 냄새나지 않아?"

 

 

나와 A는 아무것도 모르겠는데, B는 심하게 냄새에 반응하고 있었다.

 

 

A "너 농담하는거지?"

 

 

A는 쫄아있다가, B의 동작으로 화가 난 듯 하지만 B는 대단히 심각하게,

 

 

B "아니 진짜로. 냄새나지 않아? 문을 좀 더 열면 알거야."

 

 

라고 말했다.

 

나는, 마음을 먹고 문을 단번에 열었다.

 

화악- 하고 따뜻한 공기가 안으로부터 넘쳐 흐르며, 함께 먼지가 흩날리고 있었다.

 

 

나 "이 먼지 냄새?"

 

B "어라? 냄새가 없어졌어."

 

A "이런 때에 장난하지 말라고. 나 무슨일 일어나면 절대로 너 버릴거야. 지금 결심했어"

 

하고 위축된 A는 욕을 해댔다.

 

 

B "아니 미안하다고. 근데 정말 지독 했어. 뭐라고 할까.. 음식물 쓰레기 냄새 같은게 말이야"

 

A "이제 됐다고. 기분 탓 이겠지"

 

그런 두 사람을 곁눈질로 보던 나는 깨달았습니다.

 

 

복도가 대단히 좁다.

 

사람이 한 명 지나갈 정도였다.

 

그리고 전등 같은 것이 보이지 않는다. 

 

외부의 빛으로 간신히 계단의 막 다른 곳이 보인다.

 

막 다른 곳에는 또 다른 문이 있었다.

 

 

나 "이거 올라가려면 한 사람 씩이야"

 

A "아니 아니 아니, 안 올라갈거야."

 

B "안 올라가?"

 

A "올라가고 싶으면 너 혼자 가라고. 나는 안 갈거야."

 

B "나도 안되겠어."

 

A가 B를 때렸다.

 

 

나 "결국 안갈거냐. 그럼 내가 가본다."

 

A,B "진심이야?"

 

 

나 "난 이런거 신경쓰이면 잠 안오는 타입. 잠 정도가 아니라 한밤 중에 혼자 다녀오는 타입.

 

그거 완전 사망 플래그잖아? 그러니까 지금 가볼거야."

 

 

알 수 없는 이유였지만, 나의 호기심을 고려하면 지금 A와 B가 있는 이 때에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 했어.

 

하지만 그 호기심에 뒤지지않는 두려움도 있지.

 

우선 나 혼자 가게 되었는데, 뭔가 비상 사태가 발생하면 절대로 나를 두고 도망치지 않고, 가장 먼저 알려달라고 했어.

 

하지만 아무 일도 없을 때에는 갑자기 소리를 지르거나 하지 말라고.

 

만약 그렇게 하면 목숨을 보장 할 수 없다고 했어. 내 목숨을···

 

그렇게 조심조심 계단을 올라갔어.

 

계단은 외부에서 빛이 비추어져서 어두컴컴한 느낌이었다.

 

신중하게 한 계단 씩 계단을 올라갔지만 중간부터, "빠직!···파직" 소리가 났다.

 

무슨 일이 있는건가 생각에 겁이 나서, 뒤를 돌아보며 두 사람을 확인했다.

 

두 사람은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인지,가만히 이쪽을보고 엄지 손가락을 세웠다.

 

"이상 없음"의 의미를 담아.

 

 

나는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2층을 향했다.

 

낡은 집에 자주있는 바닥이 울리는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아래의 입구에서 빛이 별로 닿지 않는 곳까지 올라갔더니, 호기심과 공포심의 균형이 나빠져서,

 

당장이라도 도망쳐 되돌아가고 싶은 기분이 되었다.

 

어둠 속에서 눈을 부릅뜨면, 막 다른 곳의 문 앞에 뭔가가 서있을지도 모른다든가···,

 

그런 "···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채워오기 시작했다.

 

 

"빠직빠직빠직빠직···!"

 

 

이 소리도 점점 심해져서 아무래도 뭔가를 밟고있는 감촉이 들었다.

 

벌레라도 있는건가?하는 생각을 했어. 등골이 오싹오싹했다.

 

하지만 뭔가가 움직이고 있는 모습도 없었고, 어두워서 확인도 할 수 없었다.

 

몇 번이나 돌아보았는지 모르겠지만, 중간부터 아래의 두 사람의 모습이 역광때문에 그림자로만 보이게 되었다. 

 

다만 엄지손가락은 단단히 세우고 있어줬다.

 

그리고 드디어 막다른 곳에 도달했을 때, 강렬한 냄새가 내 코를 찔렀다.

 

나는 B와 똑같은 반응을 했다.

 

 

나 "읏···"

 

 

이상한 냄새. 음식물 쓰레기와 하수의 냄새가 뒤섞인듯한 느낌이었다.

 

(뭐야? 뭐야 뭐야 뭐야?) 그렇게 생각하고 거기를 둘러봤다.

 

그때 내 눈에 들어온 것은, 막 다른 곳의 구석에 대량으로 쌓여있는 밥이었다.

 

바로 그것이 악취의 원인이 되어 있어서, 어떻게 그걸 몰랐냐고 되물을 정도였고,파리가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혼란스러움 속에서, 뭔가가 또 하나 있음을 발견했다.

 

 

2층의 막다른 곳의 문 가장자리에는 합판같은 것이 무수히 못으로 박혀있었고,그 위에는 많은 양의 부적이 붙어 있었다.

 

또한, 박혀있는 못에, 무언가 가늘고 긴 줄이 얽혀있어, 거미줄처럼 되어 있었다.

 

 

나는 솔직히 부적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그게 부적이었다고 단언하기에는 자신이 없지만, 대량 스티커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분명히 뭔가를 가둬두고 있습니다··· 라는 분위기였다.

 

 

나는 거기에서 처음으로 내가 한 일은 실수였다고 생각했다.

 

 

"돌아가자"

 

그렇게 생각하고 발길을 돌려 되돌아가려고 했을 때, 갑자기 뒤에서

 

 

"가각가각가각가각가각가각가각가각가각가각가각가각가각가각가각가각가각"

 

 

소리가 났어.

 

문 반대편에서 뭔가 긁는 것 같은 소리였다.

 

그리고 그 후에,

 

"히유-··· 히유히유-"

 

불규칙한 호흡 소리가 들려왔다.

 

 

이 때 정말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

 

(거기에 누군가 있는거야? 누구? 누구야?) ← 내 마음 속

 

그때의 나는 공포영화의 조연 역할에서 한참 벗어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대로 뒤를 보지 않고 가고싶은데, 그거 실제로는 힘든거야.

 

그대로 가버릴 용기도 없고 돌아볼 용기도 없어.

 

그저 멍하니 서있는것 밖에 할 수 있는게 없었다.

 

 

눈동자만 두리번거리며 식은 땀으로 등이 흠뻑 젖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가각가각 가각가각가각"

 

"히유··· 히유히유-"

 

라는 소리는 계속되었고, 긴장으로 굳어버린 다리를 어떻게든 움직이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그러자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잠시 사라졌다.

 

정말로 순간이었다. 눈 깜짝할 시간조차도 아니었다.

 

 

바로 "쾅!"소리가 들렸고, "가각가각 가각가각"소리가 시작되었다.

 

믿겨지지 않는 일이지만, 그 소리는 이번엔 내 머리 바로 위, 천장에서 들려왔다.

 

아까까지는 문 반대편에서 소리가 나고 있었는데, 그건 순간적으로 머리 위로 이동했어.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해서 이젠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마음속에서 도와달라고 몇번이고 외쳤어.

 

 

그러던 중에, 정말 이것도 한순간이지만 시야의 한쪽 구석에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그 때의 나는 움직이는 모든 것이 무서워서 볼 것인지 안볼 것인지 상당히 주저했는데,

 

결심하고 시선을 돌리자, 그것은 A와 B였다.

 

아래에서 뭔가 외치면서 손짓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겨우 A와 B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A "야! 빨리 내려와!"

 

B "괜찮냐?"

 

 

순간, 단번에 몸이 자유로워졌고, 정신을 차린 나는 쏜살 같이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나중에 두 사람에게 들었는데, 나는 이 때 눈을 감은 채로, 엄청난 속도로 내려왔다고 한다.

 

쏜살같이 내려간 나는 어떻게든 안전한 장소로 가고 싶어서, 그대로 A와 B의 옆을 지나 방으로 달려간 것 같다.

 

이때는 기억에 없다.

 

공포의 기억으로 가득 찼기 때문일까.

 

방으로 돌아온 잠시 후 A와 B가 돌아왔다.

 

 

A "야, 괜찮아?"

 

B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저기에 뭔가 있었어?"

 

 

대답 할 수 없었다고 할까, 귀에 아직도 그 소리들이 남아있었고, 떠올리는 자체가 두려웠다.

 

그러자 A가 신중한 표정으로 이렇게 물었다.

 

 

A "너, 위에서 뭘··· 먹은거야? "

 

 

질문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어서 다시 물어봤다.

 

그러자 A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말하기 시작했다.

 

 

A "너, 위에 올라가서 바로 쪼그려 앉았잖아? 

 

나랑 B가 무슨 일인지 눈을 부릅뜨고 봤는데,뭔가를 필사적으로 먹고 있었다···고 할까, 입에 집어 넣고 있었어."

 

 

B "응··· 게다가, 그거··· "

 

 

A와 B는 모두 나의 가슴을 쳐다봤다.

 

뭘 보는 거냐고 생각하며 내 가슴 언저리를 보니 대량의 오물이 묻어 있었다.

 

거기에서 음식이 썩은 냄새가 물씬 풍겨왔고, 나는 부리나케 화장실로 달려가서 위장의 내용물을 모두 토해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몰랐다.

 

나는 위에 올라가고 나서의 기억은 있었고, 그 공포 체험도 선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단 한 번도 쪼그려 앉은 적은 없으며, 더구나 그 썩은 찌꺼기를 입에 넣었을리가 없다.

 

그런데 확실히 내 옷에 썩은 찌꺼기가 달라 붙어있고, 알고보면 손에도,그걸을 잡은 흔적이 있었다.

 

미치는 줄 알았다.

 

나를 걱정해서 보러 온 A와 B는,

 

A "뭐가 있었는지 이야기 해주지 않을래? 조금 너 정상이 아니야." 라고 말했다.

 

나는 공포에 굴복할 뻔 했지만, 혼자 떠안는 것 보다는 다소 낫다고 생각해서,

 

아까 내가 계단의 막다른 곳에서 체험한 것을 하나 하나 말했다.

 

A와 B는 몇번이나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이야기를 들어줬다.

 

 

두 사람이 본 나의 모습과 내가 체험 한 이야기가 완전히 어긋나 있는데도,끝까지 제대로 들어줬다. 

 

그렇게되어 안심되는 바람에 울 뻔했다.

 

조금 안심하고 있는데 다리가 따끔따끔했다.

 

뭐지? 하고 살펴보니 미세하게 베인 상처가 발바닥과 무릎에 잔뜩 있었다.

 

 

이상하게 생각되어 자세히 살펴보니, 어떤 작은 플라스틱 조각 같은 것이 곳곳에 달라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붉은색과 약간 검은색이 섞인 하얀 것이 있었다.

 

내가 뚫어지게 보고 있는데,

 

 

B "그게 뭐야?" 

 

 

그리고 B는 그 조각을 손에 들고 바라 보았다.

 

순간, "히익"하며 그것을 바닥으로 던졌다.

 

그 동작에 덩달아 A와 나도 깜짝 놀랐다.

 

 

A "뭔데?"

 

B "그거 잘 봐봐."

 

A "뭐야? 말해봐 무섭잖아! "

 

B "개의 발톱아니야?"

 

 

순간, 세 사람 모두 완전히 굳어졌다.

 

 

A, B, 나 "···"

 

 

나는 그 때 엄청난 공포 속에서, 왠지 냉정하게 조금 전의 소리를 회상했다.

 

(아, 그거 발톱으로 긁는 소리 였구나 ..)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렇게 이어지는 것이 당연한거야.

 

계단으로 올라갈 때에 들렸던 "빠직 빠직" 소리도, 뭔가를 짓밟던 감각도, 바닥에 대량으로 흩어진 발톱 때문이었던게 아닐까? 라고.

 

그리고 그 발톱은 벽 너머에서 필사적으로 긁어대던 무언가의 것이 아닐까? 라고.

 

분명 무릎을 꿇고 음식물 쓰레기를 먹을 때, 두려움 때문에 계단을 허겁지겁 달려 내려올 때,

 

바닥에 흩어진 발톱의 파편 때문에 다친걸까.

 

 

하지만 그런 건 이제 아무래도 좋았다.

 

확실한 것은 여기에 더이상 있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A와 B에게 말했다.

 

 

나 "계속 일할 수가 없어."

 

A "알아"

 

B "나도 그렇게 생각 했어"

 

나 "내일 여주인에게 말할거야."

 

A "말할거야?"

 

나 "어쩔 수 없어. 신세를 진 것은 사실이고, 사과하는게 당연하잖아."

 

 

B "하지만 이번 일로 여주인이 수상함 1인자 인데도?

 

만약 거기에 갔다고 말하면 어떤 얼굴이 되는지 난 보고싶지 않다고."

 

 

나 "바보냐, 말할리가 없잖아. 평범하게 그만둘거야. "

 

A "응, 그러는게 좋겠어."

 

 

여러가지로 우리들은 그날, 밤 중에 짐을 싸서

 

남자끼리 보기 안좋지만, 너무 심한 두려움에 이불을 2장 붙여서 3명이 억지로 끼어 잤다.

 

엮인 정어리처럼 붙어서 잤다.

 

어느 누구도 숨소리조차 크게 내는 놈은 없었다.

 

그렇게 내일을 맞이하게 되었다.

 

 

다음 날, 누구도 거의 입을 열지 않은 채로 아침을 맞이했다.

 

침묵 속에서 갑자기 휴대폰 알람이 울렸다.

 

항상 우리들이 일어나는 시간이었다.

 

B의 몸이 움찔 하면서 상당히 두려워 하는 것이 보였다.

 

B는 근본이 굉장히 상냥한 녀석이니까, 전날 밤 나에게 말해줬는데.

 

 

B "미안. 나보다 네가 훨씬 무서운 생각 했을거야.

 

그런데도 내가 이런 식이어서 미안. 도움이 안되어서 정말 미안해."

 

 

난 그것만으로도 정말 기뻐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보다 무서운 생각"이라니 뭐야?

 

실제로 공포 체험을 한 것은 나이고, A도 B도 아래에서 바라보고 있었을 뿐이다.

 

혹시 그건가? 내가 계단을 뛰어 내려가는 모습이 안좋았나?

 

평범하게 생각해서, 나의 체험담이 무서웠다는건가?

 

 

조금 생각하다보니, 나도 공포에 휩쓸려 상대의 말을 예민하게 생각한 것 같았다.

 

이런 때이기 때문에 더욱 빨리 돌아가서 다같이 남은 여름 방학을 즐겁고 느긋하게 보내자고,

 

그것만 생각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 이후 B의 겁먹은 태도는 장난 아니었다.

 

우리들이 하는 말 하나 하나에 반응하고 나의 다리의 상처를 뚫어져라 쳐다보거나,분명히 이상한 눈치였다.

 

A도 평소와 다른 B를 보고 다소 놀라면서도 걱정한걸까,

 

 

A "야, 괜찮아? 잠을 못자서 머리가 이상해진거야?" 라고 물어보면서 B의 어깨를 잡았다.

 

그러자 B는 갑자기, B "시끄러워엇!!" 외치며 A의 팔을 거칠게 뿌리쳤어.

 

A와 나는 잠시 말을 잃었다.

 

 

나 "야, 어떻게 된거야?"

 

 

A는 갑작스런 반응에 놀라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B "괜찮냐고? 괜찮을 리 없잖아?

 

나도 ○○(내 이름)도 죽을만큼 힘들어.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걱정하는 척 하지마!!"

 

 

A를 노려보면서 이렇게 외쳤다.

 

무슨 말 이냐고 생각했다.

 

B가 죽을만큼 힘들다는건 어째서지? 내 이야기를 듣고 무서워 하던게 아니었어?

 

A와 B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특히 사이가 좋았는데, 

 

그 관계도 A가 B에게 장난치는 느낌이었고,어떤 장난에도 B는 화내지 않고 받아줬다.

 

그래서 B가 A에 언성을 높이는건 처음 보는 일이었고, 물론 당사자인 A도 그런 경험은 없었던 것 같다.

 

A는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당황했다.

 

나는 생각했던 것을 B에게 물어봤다.

 

 

나 "죽을 정도라니 뭐야? 너 계속 아래에 있었잖아?"

 

B "있었어. 쭉 아래에서 봤어."

 

 

그리고 조금 침묵하고 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

 

 

B "지금도 보고있어."

 

나 ".."

 

지금도?

 

에, 무엇을?

 

 

나는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전혀 알 수 없었는데, 흔히 하는 이야기로는 B가 미친 거라고 생각했다.

 

뭔가에 씌인 거라고.

 

그런 생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B는 떨리는 목소리로, 하지만 제대로 된 목소리로 말했다.

 

 

B "그때, 나는 아래에 있었지만, 그래도 계속보고 있었어"

 

나 "내가 올라가는 것 말이야?"

 

B "그게 아니야··· 아니, 처음에는 그랬는데.네가 계단을 끝까지 올라간 정도부터 보였어."

 

나 "···응"

 

 

사실 이 때, 나의 마음은 듣고 싶지 않다는 생각 뿐이었다.

 

하지만 B는 더 이상 혼자 끌어안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마치 어제의 나를 보는 듯 했다..

 

그 때, 내 이야기를 끝까지 잘 들어 준 A와 B, 그걸로 인해 내가 얼마나 구원받았는지를 생각하면,

 

나에게는 반드시 들어줘야 한다는 의무가 있는 것 같았다.

 

 

나 "뭐가 보였던거야?"

 

B "···"

 

 

B는 또한 약간 침묵했다가, 결국 각오한 것처럼 말했다.

 

 

B "그림자·· 라고 생각해."

 

나 "그림자?"

 

 

B "응. 처음에는 너의 그림자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니가 쪼그리고 앉아 쓰레기를 먹고있는 동안에도 계속 그림자가 움직이고 있었어.

 

너의 그림자가 작아지는 것은 잘 보였고, 우리들의 그림자도 발밑에 있었어."

 

 

B "그리고 그것 이외에 돌아다니는 그림자가···"

 

B "3.. 아니 4개 정도 있었어."

 

 

나는 온몸에 확 소름이 끼쳤다.

 

어찌되었든 이것이 B의 농담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 눈앞에 있는 B는 농담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농담이라는 말을 입에 내면 바로 주먹이라도 휘두르는게 아닐까···라는 정도로 진지했다.

 

 

나 "거기엔 나 밖에 없었어."

 

B "알고있어."

 

나 "원래, 그 공간에는 사람이 네다섯 명이 돌아다닐 수 없어."

 

 

그 계단은 사람이 한 명 지나갈 정도의 공간이었으니까.

 

 

B "그건 사람이 아니야. 그것 밖에는 모르겠지만."

 

나 "···"

 

B "게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일 수 없어."

 

 

B는 넌지시 말했다.

 

 

나 "무슨 의미야?"

 

B "모두 벽에 붙어 있었어."

 

나 "어?"

 

B "거미처럼 전부 벽 옆이나 위에 붙어 있었어.그래서 꿈지럭대며 움직이고 있었어, 그래서 그래서···"

 

 

자신이 본 광경을 떠올렸는, B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나 "진정해! 심호흡해봐. 괜찮아 모두 함께 있잖아"

 

 

B는 잠시 흥분상태였지만, 안정을 되찾고는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B "저건 사람이 아니야. 아니, 원래부터 사람이 아니지만, 형태도 사람이 아니야.아니, 사람의 형태이긴 하지만, 달라."

 

 

B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지 어렴풋이 짐작한 나는,

 

나 "인간의 모습을 한 무언가가 벽에 붙어있었다는 얘기야?" 라고 물었다.

 

B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심장의 두근거림이 격렬해졌다.

 

순간적으로 B가 본 것은 그림자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림자가 옆이나 위의 천장을 움직이는 것은 부자연스럽다.

 

만일 그것이 그림자라해도, 확실히 거기에 뭔가가 있었기 때문에 그림자가 생긴거다.

 

그 정도는 바보인 나라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나는 내 주위를 기어다니는 뭔가를 눈치채지도 못하고, 게다가 썩은 찌꺼기를 우걱우걱 먹었다는건가?

 

그 소리는···?

 

그 "가각가각"하고 벽을 긁는 소리는 벽이나 문 반대편이 아니라,내가 있는 쪽의 바로 옆에서 울리고 있었다는 말인가?

 

그 호흡 소리도?

 

 

공포로 몹시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런 나의 상태를 아는지 모르는지 B는 옆에 서 있던 A에게 돌아서서,

 

 

B "미안, 아까는 이성을 잃었어. 미안해." 하고 사과했다.

 

A "아니, 괜찮아.. 나야말로 미안하다." A도 바로 사과했다.

 

그 어딘지 모르게 서멋한 분위기가 되었지만, 나는 평정을 유지하는데 필사적이었다.

 

무의미한 심호흡을 반복했다.

 

그러던 중 A가 입을 열었다.

 

 

A "너, 아까 지금도 보고 있다고 말했잖아."

 

 

B는 A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대답했다.

 

 

B "아, 미안. 그건 좀, 정신이 나갔었나봐. 하핫.미안, 지금은 괜찮아."

 

 

그런 B의 미소는 완전히 만들어진 웃음이었다.

 

분명히 무리하게 웃는 얼굴이었고, 눈은 어딘가 다른 곳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관계없는 일이지만, 이 때 왠지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B의 눈 밑이 움찔움찔한 것이다.

 

이런 건 몇 명에 한 명 있는 정도로 흔한건가?

 

하지만 무리해서 웃는 사람의 눈 경련은 꽤나 있음직한 일이다.

 

 

이야기로 되돌아오면 A와 나는 더이상 듣지 않았다.

 

겁쟁이라고 생각되어도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무서워서 물어볼 수 없었어.

 

한 번 생각해봐. 여기까지 말한 B가 굳이 무언가를 숨기는거야.

 

절대 무리야. 들으면 내 심장은 터질거라고.

 

그야말로 내가 미칠 지경이었어.

 

 

약간의 침묵 후에 큰 방 쪽에서 미사키가 아침밥 시간이라고 우리들을 불렀다.

 

3명이 이야기하는 동안 상당한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솔직히 식욕같은게 있을리가 없다.

 

하지만 의심을 사버리는건 좋지 않았기에, 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느릿느릿 일어서서 두 사람에게 말했다.

 

 

나 "가급적 빠른 편이 좋지. 아침은 먹고나서 말할거야."

 

A "그래"

 

B "나, 밥은 안되겠어... .A가 노트북 가져왔었지? 좀 빌려 줄래?"

 

A "그건 괜찮은데, 아침밥은 먹어라."

 

B "조금 알아보고 싶은 것이 있어. 별로 시간도 없고, 미안하지만 둘이서 다녀와"

 

나 "라져. 미사키에게 부탁해서 주먹밥이라도 만들어 달라고 할게"

 

B "응, 고마워."

 

A "컴퓨터는 내 가방 안에 들어있으니까. 마음대로 사용해도 돼. 인터넷도 연결되니까."

 

 

그렇게 말하고 우리들은 그대로 큰 방으로 갔다.

 

이제와서 생각하는 거지만 그만두는 날 아침 먹는건 괜찮은건가?

 

큰 방에 도착하니 여주인이 우리들을 보고, 다시 내 발을 보고는, 만면에 미소를 띄우고 물어보는거야.

 

 

"안녕, 잘 잤어?" 라고.

 

그런 말, 첫 날의 이후에 들었고, 어제의 일도 있었기 때문에 대단히 불길했다.

 

위축된 나는 직립 부동자세가 되어버렸는데, A가

 

A "네. 죄송합니다. 늦었어요." 라고 대답하면서 내 엉덩이를 툭 두드렸다.

 

 

몸이 스윽 움직였다.

 

항상 남달리 위축되어있는 A에게 도움을 받을 줄은 몰랐기 때문에 솔직히 놀랐다.

 

그리고 B가 컨디션 불량으로 아직 방에서 자고있다고 전하고, 미사키에게 주먹밥을 만들어 줄 수 있겠냐고 부탁했다.

 

 

"아, 좋아요. 그것보다 B군, 오늘은 푹 쉬는 편이 좋지 않을까."

 

 

미사키는 걱정스러운지 그렇게 말했다.

 

A와 나는, 딱히 아무 말없이 자리에 앉았다.

 

"이제 그만두니까 괜찮아." 라고는 말할 수 없었으니까.

 

아침을 먹고있는 동안 여주인은 계속 생글생글 웃으면서 나를 보고 있었다.

 

젓가락이 완전히 멈춰있었다.

 

 "나, 생각날 때만 밥먹어" 라는 듯.

 

미사키도 남편도 그 이상한 광경을 눈치 챘는지 힐끔힐끔 나와 여주인을 쳐다봤다.

 

A는 말 할 것도 없이, 굳었다.

 

굉장히 기분이 불편해진 우리들은 아침 밥을 일찌감치 마치고, 여주인에게 이야기를 하기위해 방으로 B를 부르러 갔다.

 

 

방으로 돌아오는 길에 B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분명 어딘가에 전화를 하는 것 같았다.

 

우리들은 전화 중에 말 걸기 좋지 않았기 때문에, 방에 들어가 앉아서 전화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B "네, 아무래도 오늘이 좋습니다··· 네, 감사합니다!네, 네 꼭 찾아뵙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아무래도 B는 여기에서 돌아가는 길에 바로 어딘가로 갈 계획을 세운 것 같다.

 

나도 A도 달리 추궁할 의도는 없었으므로, 아무것도 묻지 않고 바로 B를 데리고 큰 방으로 향했다.

 

큰 방에 돌아오니 미사키가 아침식사의 정리를 하고 있었다.

 

여주인은 없었다.

 

나는 문득 생각했다.

 

거기에 가고 있는 걸까? 라고.

 

쟁반에 밥 싣고 2층 계단으로 사라져간 그 여주인의 뒷모습이 불현듯 떠올랐다.

 

분명 그때 가져간 밥은 그 음식물 쓰레기 위에 쌓아두는 걸까.

 

그걸 며칠이나 반복하면서, 그렇게 산처럼 쌓였던 걸까.

 

 

(도대체 무엇을 위한 거야?)

 

내 머리에 의문이 스쳤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거기까지였다. 바로 고쳐 생각했다.

 

나는 오늘 떠날거다. 여기와도 이별이니까. 금방 잊혀질거다.

 

잊지 않으면 안된다. 마음 속으로 나 자신을 타일렀다.

 

A가 여주인이 어디갔는지 미사키 짱에게 물었다.

 

 

"여주인이라면 분명, 꽃에 물을 주고 있을거예요. 곧 돌아올거야."

 

 

그렇게 말한 미사키는 B를 보고,

 

 

"B, 바로 주먹밥 만들어 드릴테니 기다리세요."

 

라고 웃는 얼굴로 부엌으로 들어갔다.

 

아, 미사키... 아무 일도 없었다면 분명 나는 미사키 짱과 한여름의 연애를...

 

우리들은 여주인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잠시 여주인이 돌아와서, 일도 하지않고 큰 방에 앉아있는 우리들을 보고,

 

 

"왜 그래. 너희들?"

 

 

라며 멍한 얼굴로 말했다.

 

나는 벼르던 말을 꺼냈다.

 

 

나 "여주인씨, 할 이야기가 있는데요 조금 괜찮습니까?"

 

 

여주인은 "뭐야? 심각한 얼굴을 하고" 말하며, 우리들 앞에 앉았다.

 

 

나 "저희 편한대로만 말씀드려서 죄송합니다.우리들 오늘로 여기 일을 그만두려고 합니다."

 

 

A와 B도 직후에

 

 

A, B "부탁합니다."

 

 

라고 고개를 숙였다.

 

여주인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잠시 침묵했다.

 

나는 그것이 몹시 불길했다.

 

눈썹 하나 움직이지 않고, 마치 예상하고 있던 표정으로.

 

그리고 침묵 후,

 

 

"그래? 알았어, 정말 어쩔 수 없는 아이들이라니까~"

 

 

라며 웃었다.

 

그리고 급료이야기, 인상했을 때의 방 청소같은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말했다.

 

준비가 되면 얘기하라고 우리들에게 말했다.

 

맥 빠질 정도로 순조롭게 이야기가 진행되어서, 세 명 모두 안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의 어딘가에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도 있었을 것이다.

 

이야기가 정해진 이상 우리들은 즉시 행동했다.

 

짐은 전날 밤에 미리 정리했다.

 

나머지는 방 청소를 할 뿐이었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부터, 일이 끝나면 근처의 바다에서 놀거나 했고, 피곤한 날에는 곧바로 잠들었을 뿐이라서,

 

방에 있던 시간은 별로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세 남자의 방이라고해도 원래부터 그렇게 더러워진 것도 없었다.

 

여러가지로 한 시간 정도 청소를 했더니, 방도 상당히 깨끗해졌다.

 

준비가 다 되어, 우리들은 큰 방으로 돌아와 여주인에게 인사를 하기로 했다.

 

큰 방에 도착했더니, 여주인과 남편, 그리고 슬픈 표정의 미사키가 앉아 있었다.

 

우리들은 3명 나란히 정좌하고

 

 

나 "짧은 시간이었지만, 신세를 졌습니다.제멋대로 말씀드려서 죄송합니다."

 

나, A, B "감사합니다."

 

 

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여주인이 일어나서, 우리들에게 다가와 이렇게 말했다.

 

 

"이쪽이야말로 짧은 시간이었지만 고마웠어.이건 적지만···"

 

 

그렇게 말하며 갈색의 봉투 3개, 그리고 작은 주머니를 3개 건네줬다.

 

갈색 봉투는 생각보다 묵직했고, 주머니는 무척이나 가벼웠다.

 

그리고 뒤에서 미사키가

 

 

"앞으로도 건강해야해."

 

 

조금 울 것 같은 얼굴로 말하는거야.

 

그리고 "모두의 몫으로 만들었어요," 라며, 3인분의 주먹밥을 건네 주었다.

 

이봐 그만둬. 내가 울겠어! 그런 생각이 들어 미사키의 얼굴을 차마 볼 수 없었다.

 

어제는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했는데 뜻밖으로 감성적이지?

 

하지만 실제로 엄청 신세를 졌던 사람과의 이별이란, 그런건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거다.

 

인사도 끝나고, 우리들은 돌아가게 되었다.

 

 

올 때는 근처의 버스 정류장까지 버스를 탔지만, 돌아가는 길은 택시를 잡았다.

 

남편이 차로 역까지 바래다 준다는 말도 나왔는데, B가 거절했다.

 

그리고 미사키에게 부탁해서 택시를 불러달라고했다.

 

 

택시가 도착하니, 여주인들은 차까지 배웅을 나왔다.

 

주위에서 보면 왠지 감동적인 이별로 보였겠지만, 실제로 우리들은 한창 도망가는거였다.

 

택시에 타기 전에 나는 되돌아 보았다.

 

간신히 보이는 2층의 계단의 문. 눈을 가늘게 뜨니 조금 열려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무심코 외면했다.

 

 

그리고 3명이 타고 행선지를 말했고, 즉시 차는 달리기 시작했다.

 

여관에서 조금 벗어나자, 갑자기 B가 운전기사에게 행선지를 바꾸도록 말했어.

 

기사에게 뭔가 메모 같은 것을 전달하고 이쪽으로 가달라고.

 

운전사는 메모를 보고 의아스러운 얼굴을 하고 물어왔다.

 

 

"괜찮아? 상당히 걸릴텐데?"

 

B "괜찮아요."

 

 

B가 그렇게 대답했고, 뒷좌석에서 멍청히 앉아있는 A와 나를 향해

 

 

B "반드시 가야하는 곳이 있어. 너희들도 함께."

 

 

라고 말했다.

 

나와 A는 얼굴을 마주봤다.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을거다.

 

(어디로 가는 거야 ..?)

 

하지만 아침의 B의 모습을 본 뒤였다. 그리고, 솔직히 주눅이 들어 아무것도 묻지 못했다.

 

또한 폭발해버릴까봐 쫄아있었다.

 

어느 정도 달리고 있는데 운전기사가 물었다.

 

 

"뒤에 따라오는 자동차, 손님들이 아는 사람 아냐?"

 

 

어어? 하며 뒤를 보니, 소형 트럭 한 대가 뒤에 딱 붙어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안에서 손을 흔들고 있었던 것은 남편이었다.

 

우리들은 뭔가 잊은 물건이라도 있는가 하는 생각에 차를 달라고 부탁했다.

 

 

길가에 차를 멈추니 남편도 그대로 바로 뒤에 가볍게 트럭을 멈췄다.

 

그리고 나와서 우리들에게 와서,

 

 

"그대로 돌아가면 안돼."

 

 

라고 말했다.

 

 

B "되돌아가지 않아요. 이런 상태로 돌아갈리가 없으니까요."

 

 

B와 남편은 유난히 말이 통하는 것 같았고, A와 나는 완전히 이야기에서 제외되어 있었다.

 

 

나 "어, 무슨 일이야?"

 

 

뭐가 뭔지 몰라서 솔직하게 질문했다.

 

그러자 남편은 내 쪽을 향해서, 똑바로 눈을 쳐다보며 말했다.

 

 

남편 "너희들, 거기 갔었구나?"

 

 

심장이 크게 두근했다.

 

(어떻게 아는거지?)

 

이 때는 진심으로 무서웠다.

 

영적인 것이 아니고, 뭐랄까 큰일을 저질렀다는 생각이 컸기에.

 

나는 '네'라고 대답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자 남편은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남편 "이대로 돌아 가면 완전히 가져가버리게 되는 거야. 그리고 어째서 그런 곳에 갔던 거냐.

 

음, 따지고 보면 내가 제대로 말해주지 않은 것이 미안하구나."

 

 

어이, 가지고 가버린다는게 뭐야. 좀 봐달라고.

 

여기에서 돌아가면 즐거운 여름 방학이 기다리고 있는 거잖아?

 

불안해서 A를 보았다. 

 

A는 놀라운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더 불안해져서 B를 보았다.

 

그러자 B는 말했다.

 

 

B "괜찮아. 지금부터 불제를 드리러 가자. 그거려고 벌써 저쪽에 이야기 해 뒀으니까."

 

 

믿을 수 없었다.

 

씌어 있던 건가?

 

뭐야 내가 죽는 거야? 이 흐름은 죽는 거라고?

 

왜 그런 곳에 갔냐니? 가지 말라고 생각한다면 처음부터 말해주면 되잖아.

 

도를 넘는 공포로 나의 책임을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려 하고있었다.

 

멍하니있는 나를 바라보며, 남편은 이야기를 계속했다.

 

 

남편 "불제를 올린다고?"

 

B "예"

 

남편 "너희들 보이는거니"

 

B "···"

 

A "어이, 보인다니···"

 

B "미안. 지금은 말해줄 수 없어."

 

 

나는 무심코 B를 추궁했다.

 

 

나 "적당히해. 아까부터 뭐라는거야!"

 

 

남편이 말을 거들었다.

 

 

남편 "어이 그만둬. 너희들이 반대로 B에게 감사해야하는거야."

 

A "하지만 말할 수 없는 일이라는게 있을리 없잖아요?"

 

남편 "너희들에겐 아직 보이지 않아. 가장 위험한 것은 B야"

 

 

나와 A는 함께 B를 보았다.

 

B는 곤란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 "왜 B라는 거예요? 실제로 거기에 간 것은 나입니다"

 

남편 "알고있어. 그렇지만 너희들은 보이지 않잖아?"

 

나 "아까부터 보인다거나 보이지않는다거나, 무엇입니까?"

 

남편 "몰라"

 

나 "뭐어!?"

 

 

나는 엉뚱한 말을 하는 남편에게 짜증났다.

 

 

남편 "새까맣다는 것 뿐이구나, 내가 알고 있는 정보는"

 

남편 "하지만···"

 

 

그렇게 말한 남편은 B를 봤다.

 

 

남편 "그 불제에 가더라도 아무것도 되는건 없을거라고 생각한다."

 

 

B는 의심의 눈초리를 남편을 향하고 물었다.

 

 

B "어째서입니까?"

 

남편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이구나.하지만 자세히는 말할 수 없어."

 

B "가보지 않으면 모르는거죠?"

 

남편 "그것은 그렇지."

 

B "그렇다면···"

 

남편 "그걸로 안되면 어떻게 할거냐?"

 

B "···"

 

남편 "보이고 나서는 어쩔 줄 모르게도 빠른 거야."

 

 

빠르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나는 전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남편이 그렇게 말한 후, B는 무너지듯 울기 시작 했다.

 

소리를 내지 못하고 울고있었다. 

 

나와 A는 옆에 서있을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우리들의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했는지, 택시 창문을 열고 안쪽에서 운전기사가 말을 걸어왔다.

 

 

"손님들 괜찮습니까?"

 

 

우리들 세 사람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B는 도로에 엎드려 울고있는 형편이었다.

 

그러자 남편이 운전기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남편 "아, 죄송합니다. 불러놓고 미안하게 됐지만 이녀석들 여기에서 내릴 수 있을까요?"

 

 

운전사는 "어어? 하지만···" 하며 우리들을 번갈아 보았다.

 

그 상황을 무시하고 남편은 B에게 말을 건넸다.

 

 

남편 "내가 왜 너희들을 따라왔는지 알겠어?

 

사건의 발단을 아는 사람이 있어. 그 사람이 있는 곳으로 데려다 줄거야.이미 말은 해뒀어. 금방 올거야. "

 

남편 "시간이 없어. 나를 믿어."

 

 

어깨를 떨며 울고 있었던 B는, 최대한 얼굴을 찌푸리고 목이 메이는 채로 말했다.

 

 

B "부타···ㄱ ···합니다···"

 

 

숨이 막혀왔다.

 

남자다운 울음도 아무것도 아닌, 우는 아기를 보는 듯했다.

 

어제 오늘이지만, B는 뭔가 엄청나게 큰 것을 홀로 끌어안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울었던 B를 본 것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었다.

 

B의 그 말을 들은 나는, 운전기사에게 말했다.

 

 

나 "죄송합니다. 여기에서 내릴게요. 얼마입니까?"

 

 

 

그 후 우리들은 남편의 소형 화물트럭에 올라 탔다.

 

그렇다고는 해도, 나와 A는 뒤의 화물칸이었다.

 

승차감은 최악이었다.

 

남편은 우리들이 짐칸에 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낼 수 있는 한 속도를 냈다.

 

A가 가볍게 연약한 비명을 질렀지만, 무시했다.

 

얼마나 달렸는지 모르겠다.

 

대단히 오래는 아닌 정도였을까.

 

뭐 솔직히 그럴 때가 아닌만큼 꼬리뼈가 아파서 기억하지 못한 것 뿐이지만.

 

도착한 곳은 보통의 단독 주택이었다.

 

옆에 작은 홍살문(토리이)이 서 있었고, 돌계단이 안쪽으로 이어져있었다.

 

우리들을 데려오도록 한 것은 그 집에 사는 분으로, 

 

남편은 초인종을 울리고 기다리는 동안에, 우리들에게 "묻는 말에만 대답해라"고 말했다.

 

 

남편 "너희들의 입이 거치니까. 이상한 말은 하지 말아."

 

 

나는 생각했다.

 

이 사람에게만은 그렇게 말할 이유가 없다고.

 

조금 기다리자 집에서 한 명의 여자가 나왔다.

 

나이는 20대 정도의 평범한 사람인데, 이마의 한가운데에 커다란 점이 있었던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 여자에게 안내받아 안내된 곳은 집의 한 편에 있는 다다미 방이었다.

 

거기에는 한 명의 스님 (승려 랄까?)과 한 명의 아저씨, 한 명의 할아버지가 앉아 있었다.

 

우리들이 방에 들어가자마자 아저씨가 "재난이로다"라고 중얼거리는 것이 들렸다.

 

 

남편 "앉아라."

 

 

남편의 구령에 우리들은 그 분들이 나란히 앉아있는 정확하게 맞은 편에 3명이 나란히 앉았다.

 

그리고 남편이 그 옆에 앉았다.

 

그러자 할아버지가 입을 열었다.

 

 

"○○(여관 이름)의 남편, 이 아이들 총 3명입니까?"

 

남편 "네, 맞습니다. 여기 B라는 놈은 이제 보여버린답니다."

 

 

남편이 그렇게 말한 순간, 아저씨와 할아버지는 얼굴을 마주했다.

 

그러자 스님이 입을 열었다.

 

 

스님 "남편, 당에 갔다는 것은 그 입니까?"

 

남편 "아뇨. 실제로 한 것은 이 ○○ (내 이름)라는 놈으로···"

 

스님 "흐음"

 

남편 "B는 아래에서 들여다봤을 뿐이라고 합니다."

 

스님 "그렇습니까?"

 

 

그리고 조금 침묵 한 뒤 스님은 B에게 물었어.

 

 

스님 "당신은 이런 경험은 처음이지요?"

 

 

B가 되묻는다.

 

B "이런 경험이요?"

 

스님 "그렇습니다. 이와 같이 영혼을 보거나 하는 경험 말입니다."

 

B "에··· 없습니다 "

 

스님 "그렇습니까? 신기한 일도 있는 거군요."

 

B "···저"

 

 

B가 뭔가 말려고 하고 있었다.

 

거기에 있던 모든 사람이 B를 보았다.

 

 

스님 "네"

 

B "저··· 죽는 겁니까? "

 

 

그렇게 말한 B의 팔은, 정좌 한 무릎 위에서,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그러자 스님은 조용히 대답했다.

 

 

스님 "그렇네요. 이대로 가면 확실히."

 

 

B는 할 말을 잃은 모습이었다.

 

떨림이 갑자기 멈춰추고 다다미의 한 곳은 뚫어지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A가 끼어들었다.

 

 

A "죽는다니"

 

스님 "가지고 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의미를 설명한 때에도 우리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뭐가 뭘 가지고 간다는 것인가.

 

또한 스님은 덧붙였다.

 

 

스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군은 당에 갔을 때 뭔가 위화감을 느끼지 않았습니까?"

 

 

스님이 '당'이라고하는 것은 분명히 그 여관의 2 층인 곳을 말하고있었다.

 

그래서 나는 대답했다.

 

 

나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리고 이상한 호흡 소리가.2층의 문에는 부적 같은 것이 많이 붙어있었습니다."

 

스님 "그렇습니까.이미 알고 있을지 모르지만, 거기에는 사람이 아닌 것이 있습니다."

 

 

별로 놀라지 않았다. 사실, 나도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스님 "아마도 당신은 그 사람은 아닌 존재를 귀를 통해 느낀 겁니다.

 

본래라면 사람에게는 느껴지지 않는 것입니다.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조용히 거기에 있는 것입니다. "

 

 

그렇게 말하자, 스님은 천천히 일어 섰다.

 

 

스님 "B군 지금은 보이나요?"

 

B "아뇨. 단지 소리가, 아까부터 벽을 긁는 소리가 대단합니다."

 

스님 "여기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 겹겹이 결계를 쳐 두었습니다.그 결계를 필사적으로 깨뜨리려 하는군요 "

 

 

스님 "하지만 모두가 언제 까지나 여기에 머물 수는 없습니다.

 

지금부터 이곳을 나가서, '온도우' (미안하지만 발음밖에 몰라)에 갑니다. B군, 여기에서 나가면 또 그것들이 나타납니다."

 

 

스님 "또다시 괴로울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드시 살려낼테니, 정신을 바짝 차리고 따라와주세요."

 

 

B는 뻣뻣하게 목을 끄덕였다.

 

그리하여 스님과 함께 우리들은 그 집을 나와서, 바로 옆의 홍살문을 지나 돌계단을 올라갔다.

 

남편은 집을 나올 때까지는 함께 했지만, 아저씨들과 무엇인가 이야기를 한 후 스님에 고개를 숙이고 가버렸다.

 

아는 사람이 없어져서 단번에 불안해진 우리들은 3명이 뭉쳐서 조심조심 걸었다.

 

특히 B는 눈을 좌우로 움직이면서 등을 구부리고 걷고있어 분명히 초췌해보였다.

 

그래서 우리들은 가능한 한 B를 가운데에 두고 둘이서 지키는 모양으로 걸었다.

 

 

돌계단을 오를 때쯤, 큰 절이 보여왔다.

 

하지만 스님은 거기로 향하지 않고, 우리들을 데리고 절을 오른쪽으로 돌아 안쪽으로 나아갔다.

 

거기에는 또 다른 홍살문이 있었고, 다시금 돌계단이 이어져 있었다.

 

홍살문을 아래를 통화하기 전에 스님이 B에게 물었다.

 

 

스님 "B군, 지금은 어떻습니까?"

 

B "두 발로 서 있습니다. 계속 이쪽을 보면서 따라오고 있습니다"

 

스님 "그런가요, 이제 서있습니까? B군에게 보인다는 것이 매우 다행이네요.그리고 이제 슬슬 시간이 없습니다. 서둘러야 합니다."

 

 

그리고 돌계단을 올라가자, 아까의 절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작은 오두막이 거기에 있었고, 

 

스님은 그 오두막의 뒷편으로 돌면서, 우리들을 불렀다.

 

우리들도 뒤로 돌아가자 스님은, 여기에 하룻밤동안 지내면서 씌어버린 것을 제를 지낼 것이라고 했다.

 

그 동안에는 불빛이 있어서는 절대로 안되며, 날이 샐 때까지 한마디도 내뱉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스님 "물론, 휴대 전화도 안됩니다. 불빛을 발하는 것은 모두. 먹거나 잠을 자서도 안됩니다."

 

 

아무래도 볼일이 보고싶어지면 이 가방을 사용하라며 이상한 천으로 만든 주머니를 건네받았다.

 

나는 눈을 의심했다.

 

(천으로···)

 

 

하지만 스님 왈, 안에서 액체가 새지 않도록 되어있다고 한다.

 

믿을 수 없었지만, 그걸 뭐라 하더라도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얌전히 있었다.

 

그 후 우리들에게 대나무 통 같은 것에 담긴 물을 한 모금씩 마시도록 하고, 본인도 입에 머금고는 우리에게 뿜어 살포했다.

 

그리고 작은 오두막에 들어가도록 했다.

 

우리들은 차례차례 들어가려고 했는데, B가 들어가는 순간, 입가를 누르고 밖으로 튀어나와 토하는거야.

 

갑작스런 일로 우리들은 놀랐는데, 스님이 당황한 기색으로 물었다.

 

 

스님 "너희들, 당에 간 것이 오늘이 아니었습니까?"

 

나 "에? 어제입니다만···"

 

스님 "이상하군요, 일시적이지만 몸을 정화했는데, 온도우에 들어가지 못하다니."

 

 

말하는 의미가 잘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자 스님은 B의 힙백(엉덩이에 매는 가방)을 눈여겨보고,

 

스님 "이곳에 머무는 동안 누군가에게 뭔가를 받았습니까?" 라고 물어왔다.

 

 

나는 특히 떠오르지 않았는데 A가 말했어.

 

 

A "오늘 월급 받았습니다만"

 

 

너무 당연해서 잊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월급도 남에게 받은 물건이구나··· 묘한 생각이 들었는데.

 

 

나 "아, 그리고 작은 주머니도···"

 

A "주먹밥도. 받은 물건에 들어가네요···"

 

 

급여를 받으면서 여주인에게 받은 작은 가방을 떠올렸다.

 

그리고 아침에 미사키가 만들어 준 주먹밥을 받았었다.

 

스님은 그것을 듣고, B에게 말을 걸었다.

 

 

스님 "B군, 그것 중의 어느 하나라도 지금 가지고 있습니까?"

 

B "주먹밥은 부피가 커서 가방에 넣어줬습니다만, 급여와 주머니는 지금 가지고 있습니다."

 

 

B는 그렇게 말하고 가방에서 그 두 가지를 꺼냈다.

 

스님은 먼저 주머니를 열었다.

 

그러자 한마디, "이것은···" 하며 우리들에게 보이도록 주머니의 입구를 벌렸다.

 

안을 들여다 본 우리들은 숨을 들이켰다.

 

거기에는 대량의 발톱 조각이 넣어져 있었어.

 

내 다리에 붙어 있던 것들과 같았다. 

 

낯익은 빨간색과 거무스름한 것이었다.

 

B는 그 자리에서 바로 다시 토했다.

 

나도 거기에 이끌려 토했다.

 

주변이 오물 냄새로 진동했고 스님도 얼굴을 찌푸렸다.

 

스님은 B의 소지품을 맡아두겠다며, 우리들 두명의 소지품도 모두 꺼내라고 말했다.

 

나는 휴대폰과 지갑을 스님에게 건네고, 여행 가방에 들어있는 주머니도 처분해달라고 부탁드렸다.

 

스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B에게 대나무 통의 물을 마시게 하고, 살포했다.

 

그리고 우리들 3명이 온도우의 안에 들어갔다.

 

 

스님 "이 문을 열면 안됩니다. 모두 본당 쪽에 있을 겁니다. 내일 아침까지 아무도 여기에 찾아올 일은 없습니다."

 

스님 "그리고 벽 너머의 것과 대화를 해서는 안됩니다. 이 온도우의 안에서 말을 하는 것도 안됩니다. 위치를 알려줘서는 안됩니다."

 

스님 "이것들을 아무쪼록 반드시 지켜주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말하고 우리들의 얼굴을 둘러봤다.

 

우리들은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이때 이미 말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서, 겁이 나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

 

스님은 우리들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문을 닫고 그대로 아무 말 없이 가버렸다.

 

 

온도우의 안은 서늘했다.

 

실제로 여기서 마시지 않고 먹지 않기를 해낼 수 있을지 불안했는데, 이걸로 하룻밤 정도는 지킬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건물 자체는 상당히 낡아서 벽에는 곳곳에 틈새가 있었다. 그렇다고해도 상당히 작았지만.

 

아직 정오라서 외부의 빛이 그 사이로 들어와 A와 B의 얼굴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얼굴을 마주보고도 아무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은 난생 처음이었다.

 

"괜찮다" 라는 의미를 담고 내가 끄덕이자, A도 B도 끄덕임으로 응답해주었다.

 

잠시 후 얼굴을 마주보는 횟수도 줄어들고, 결국에는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말 할 수 없는 답답함으로 이제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렀는지 도무지 알 수 없게 된 우리들은, 

 

그저 멍하니 그 자리에 있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던 거다.

 

엄청난 시간이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바깥은 밝았다.

 

그러자 A가 바스락바스락 소리를 냈다.

 

뭘 하는거야···! 라고 생각해서, 너무 큰 소리를 내기 전에 말리려고 A쪽을 바라보니, A는 손에 든 종이와 펜을 우리들에게 보였다.

 

 

이 녀석은 스님의 말을 듣지 않고, 몰래 펜을 숨겼던 것이다.

 

그리고 종이는 껌 포장지였다. 

 

뭐 메모지 따위 가지고 있을리 없는 우리들이므로, 생각 할 수 있는건 그것 뿐이라는 거야.

 

(이 녀석 뭐하는거야···)

 

나는 순간 그렇게 생각했지만, 의사 소통을 할 수 없는 이 상황에서 극도로 불안했던 탓도 있어서, A가 취한 행동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오히려 한 줄기의 빛이랄까, 잘 설명 할 수 없지만, 어쨌든 몹시 안심했던 것을 기억한다.

 

A는 먼저 스스로 종이에 뭔가를 쓰고 나에게 건네왔다.

 

 

"모두 괜찮아?"

 

 

나는 A에게 펜을 받아 가능한 작은 공간에 썼다.

 

 

"나는 아직 괜찮아, B는?"

 

 

그리고 B에게 종이와 펜을 함께 전달했다.

 

 

"나도 지금은 괜찮아.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A에게 종이와 펜이 되돌아왔다.

 

이런 식으로, 우리들의 필담이 시작된거야.

 

 

A "껌은 나머지 4개. 바깥 포장지와 은박종이까지 8장. 작게 글자 쓰면 돼."

 

나 "OK. 밤이 되면 할 수 없으니까 늦기 전에 이야기하자."

 

B "알았어."

 

A "지금 몇 시 쯤일까?"

 

나 "몰라."

 

B "5시 정도?"

 

A "여기 온게 1시 정도 였어."

 

나 "그러면 4시 정도인가."

 

B "아직도 3시간인가···"

 

A "길구나."

 

 

이런 식으로 실없는 이야기를 하고 첫 번째 종이가 끝났다.

 

그러자 A가 써왔다.

 

 

A "○○ 글자 커."

 

 

나는 사과 행동을 보였다.

 

그러자 A는 나에게 펜을 줬기 때문에,

 

 

나 "배고파."

 

 

라고 써서 B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B가 아무것도 쓰지 않고 A에게 종이를 건넸다.

 

그러자 A는

 

 

A "나도"

 

 

라고 써서 내게 건네줬다.

 

그토록 불안했는데, 막상 이야기를 나누게 되자 모두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나는 해가지기 전에 말해 두지 않으면 안되는 것을 썼다.

 

 

나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힘내라."

 

B "응."

 

A "나, 소리지르면 어떡하냐."

 

나 "뭔가 입에 물고있어라."

 

B "물고있을 것 따위가 없어."

 

A "옷 벗어 둘까."

 

나 "그런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을거야. 그렇게 믿자."

 

 

B는 내가 쓴 말에 대해서는 노코멘트였다.

 

나도 쓴 후 스스로 뭐라고 하는 거냐고 생각했다.

 

스님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고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예상하는 말투로 우리들에게 여러 충고를 했어.

 

그렇게 생각하니 우리들은 한시라도 빨리 시간이 지나갈 것을 바라는 한편, 사실은 밤을 맞이하는 것이 굉장히 두려웠다.

 

 

밤 만이 아닌, 그때 그렇게 있는 시간도, 사실은 무서워서 어쩔 수 없었다.

 

유일한 구원은 서로의 존재를 눈으로 확인 하는 것 뿐이었으니까.

 

나의 한마디로 분위기가 단번에 무거워졌다.

 

나는 이 분위기를 어떻게 해보려고, B가 가지고 있던 종이와 펜을 받아

 

 

나 "뭔가 말할 시간이 아깝다."

 

 

라고 써서 A에게 전달했다.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것도 좋은거다.

 

A는 순간 당황했지만, 조금 생각하고 글을 써어, 나에게 건네왔다.

 

 

A "자, 돌아가면 뭐할까?"

 

나 "좋다. 나는 우선 츠타야(서적/DVD 대여점)에 갈거야"

 

B "왜 츠타야인거야?"

 

나 "DVD 반환 깜박했어."

 

A "얼마나 된거야!?"

 

 

그건 거짓말이었다. 

 

어떻게 든 마음을 달래주고 싶었기 때문에, 뭐라도 괜찮으니 적당히 썼다.

 

결과적으로 분위기는 조금이지만 누그러져서, A도 B도 각각 돌아가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썼다.

 

조금씩이지만, 천천히 우리들은 조용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남은 종이도 부족해질 무렵, B는 하고싶었던 말을 종이에 썼다.

 

 

B "나는 스님이 하신 말씀을 반드시 지킨다. 죽고 싶지 않아."

 

 

나도 A도 마지막에 쓰여진 말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죽고 싶지 않아." 라는 말, 태어나서 진심으로 말했던 일은 없다.

 

반드시 A도 그럴 것이다.

 

죽는다는 거 생각해 본 적도 없었으니까.

 

죽음을 가까이 느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지금 눈앞에서 진심으로 말하는 놈이있다.

 

그 사실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나는 B의 눈을 제대로 쳐다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에는 특별히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서로의 존재를 느끼면서, 우리들은 해가 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으니 매미의 울음 소리가 시끄러웠지만, 하지만 서서히 귀가 익숙해졌고 신경이 쓰이지 않게 되었다.

 

그렇지만, 어쩐지 위화감이 들어. 귀를 기울여보니 뭔가 다른 소리가 들려오는거였다.

 

다시금 귀를 거듭 기울여보니 점점 그 소리가 선명하게 들리게되었다.

 

나는 생각하기보다도 먼저 확신이 들었다.

 

그 호흡 소리라고···

 

 

B를 보았다. 어둑어둑해서 확실하진 않았지만, B가 뭔가를 눈치챈 기색은 없었다.

 

B에게는 들리지 않는건가?

 

그러고 보니 B가 호흡 소리에 대해 말했던가?

 

어쩌면 이건 들리지는 않는건가?

 

아니면 단지 아직 눈치채지 못한 것 뿐인가?

 

머리 속에서 여러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그러자 경직된 나의 모습을 발견한 B가 주위를 두리번대며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 상황에서 신경이 과민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내 상태가 변한 것을 즉시 알아챘을거다.

 

그러던 B의 시선이 한곳에서 멈췄다. 내 어깨를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

 

흰 눈이 단번에 커져서, 눈을 크게 뜨고 있는 것이 보였다.

 

A도 B의 모습을 깨닫고 B가 보고있는 방향을 봤지만, 아무것도 찾지못한 듯 했다.

 

나는 무서워서 뒤돌아 볼 수 없었다.

 

그래도 그 호흡 소리 만은 귀에 들어온다.

 

그것이 바로 거기에 있었다. 

 

움직이지도 않고 그저 거기에서 "히유웃-! 히유-!" 소리를 냈다.

 

잠시 경직 상태가 계속되자 이번에는 우리들이 있는 온도우의 주위를 '주욱주욱-' 하고 뭔가를 끌고다니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A에게 이 소리가 들렸던 듯, 갑자기 내 팔을 잡아왔다.

 

 

그 소리는 온도우의 주위를 빙빙돌다가, 점차 호흡 소리가 "키유웃··· 키유웃···"하는 뭔가 정체 모를 소리가 섞여있었다.

 

내게는 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지만, 그것이 천천히 온도우의 주변를 배회하고 있는 것은 알 수 있었다.

 

A의 팔에서 부터, 심장 소리가 전해져 오는 것을 느꼈다.

 

B를 볼 여유가 없었지만, 굳어 있었던 것 같다.

 

전원 미동도 하지 않았다.

 

나는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있었다.

 

제발 사라져달라고 마음 속으로부터 빌고 있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다. 몇 분이었는지,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 보니, 안도우의 내부는 캄캄해서 거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

 

그리고 아까까지의 그 소리는 사라졌다.

 

공포의 여파가 지나간건지, 아니면 아직도 주위에 있는지, 판단이 되지 않았고 움직일 수 없었다.

 

그리고 눈 앞에 펼쳐지는 깊은 어둠이 또 다른 공포를 데려왔다.

 

눈을 뜨고 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거기있냐?" "괜찮아?"의 신호조차 보낼 수 없다.

 

 

다만 A는 계속 내 팔을 잡고 있었기 때문에, 거기에 있는 건 알 수 있었다.

 

나는 이 때 맹렬하게 B가 걱정되었다.

 

B는 분명히 뭔가를 보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B를 필사적으로 찾지만 보이지 않는다.

 

나는, A에게 잡힌 팔을 나의 왼손으로 고쳐 잡았고, A를 데리고 B가 있던 방향으로 슬슬 이동했다.

 

가급적 소리를 내지 않게, 그리고 A를 놀라게 하지 않으면서.

 

너무 어두워서 의사 소통을 할 수 없었다.

 

누군가가 패닉이 되어버리면 끝이라고 생각했다.

 

어디에 있는지 전혀 모르겠어서, 왼손으로 A의 팔을 잡고 오른손을 앞으로 뻗어 좌우로 천천히 흔들면서 나아갔다.

 

그러다가 손가락이 갑자기 딱딱한 것에 닿아 심장이 "쿵"소리를 냈다.

 

손에 닿은 그 감촉으로 벽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상했다. B가 있는 방향으로 걸어 왔는데 B가 없다.

 

나는 초조했다. 또한 벽에서 방향을 바꾸어 천천히 나아 갔다. 하지만 또다시 벽에 이르렀다.

 

망연자실함에 울상이 되었다.

 

"B 어디냐."의 한 마디를 몇번이나 삼켰다.

 

어찌할 줄 모르게 되어, 그 자리에 멍하니 선 채로 A의 팔을 강하게 잡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A가 내 팔을 잡고 슬슬 걷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먼저 A는 벽까지 가서 잡은 내 팔로 벽을 만지게 했다.

 

그리고 그대로 천천히 벽을 따라 이동해서, 모퉁이에 도착하면 진로를 바꾸어 또다시 벽을 따라 걸었다.

 

그렇게 가던 도중, 앞에서 걷던 A가 뚝 하고 멈췄다. 

 

그리고 나의 팔을 쑥 잡아 당겨서 뭔가 따뜻한 것에 닿게했다.

 

그것은 조금씩 떨고있는 사람의 감촉이었다.

 

 

B를 발견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후에 (이건 정말로 B인가?)라는 의문이 생겼다.

 

잘 생각해 보면 A도 그렇다. 

 

계속 지근거리에 있었지만, 정말로 내 팔을 잡고있는 것은 A인가?

 

나는 어둠 탓에 완전히 의심 암귀에 빠져들어 있었다.

 

내가 조용히 있었더니, A는 다시 나의 팔을 잡고 슬슬 걷기 시작했다.

 

나는 천천히 따라 갔다.

 

그러자 아주 얼마 안되는 양이지만, 시야에 빛이 들어오게 되었다.

 

 

신기하게 생각했는데, 방에 있는 틈새로부터 약간의 달빛이 들어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A는 거기에 우리들을 데려가려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왜 눈치채지 못했는지 지금 생각해도 이상한 일이다.

 

어둠에 눈이 익숙해진다는 것을 들어 본 적은 있었지만, 공포에 휩쓸려버려 그럴 상황이 아니었어.

 

정말 칠흑같은 어둠이었어.

 

어쨌든, 그 때 나는 그 빛을 보고 진심으로 구원받은 기분이되었다.

 

그리고 A에 감사했다.

 

 

나중에 들었는데,

 

A "나는 보이지도 않았고, 들리지도 않았다. 뭔가 따위를 질질 끌고있는 소리가 들렸기는 한데.

 

하지만 그 덕분에 너희들보다는 여유가 있었을지도."

 

라고 했다.

 

대단한 놈이라고 생각했다.

 

 

빛 아래에 오니, A의 반대편 손으로 B의 팔을 붙들고 있는 것이 보였다.

 

달빛에 보였던 B의 얼굴은 땀과 눈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무엇을 보았는지 물어볼 것도 없었다.

 

밤은 낮과 달랐고, 굉장히 조용했고, 멀리서 방울 벌레가 울고 있었다.

 

우리들은 잠시 거기서 가만히 있었다.

 

부끄럽지만 3명이 서로 손을 맞잡고 앉았다. 적당히 원진을 짜는 느낌으로.

 

그 상태가 가장 안심할 수 있는 형태였던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소량의 빛으로 상대의 모습을 거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다른 차원처럼 느껴졌어.

 

잠시 그렇게 있었는데, 드디어 예상했던 일이 일어났다.

 

 

A에게 징조가 보인 것이다.

 

생리 현상이기 때문에 절대로 불가피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A는 자신의 바지 주머니에서 스님에게받은 천주머니를 바스락 바스락 하고 꺼내더니, 일어서서 우리들로부터 조금 떨어졌다.

 

고요함 속에서, A가 내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왠지 바보 같은 소리에 약간 긴장이 풀려, 나도 B도 얼굴을 마주하고 풀어진 얼굴이 되었다.

 

그 순간이었다.

 

 

"B군"

 

A, B, 나 (···)

 

 

순식간에 몸에 긴장이 덮쳐왔다.

 

그러자 또 들렸다.

 

우리들이 온도우에 들어왔던 문의 바로 바깥 쪽에서 였다.

 

 

"B군"

 

 

우리들은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순식간에 알아챘다.

 

오늘 아침에도 들었던 미사키의 목소리였다.

 

 

"B군 주먹밥 만들어왔어."

 

 

이곳의 모습을 떠보는 듯, 조금 사이를 두고 말을 걸어 왔다.

 

억양이 전혀없는, 기계같은 톤이었다.

 

B의 손에 바짝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B군"

 

"···"

 

 

잠시 침묵 후, 갑자기 틈을 찔러오는 듯,

 

 

"B 주먹밥 만들어왔어."

 

"어서 오세요~"

 

"주먹밥 만들어왔어"

 

"B군"

 

"어서 오세요~"

 

"주먹밥 만들어왔어"

 

 

와 같은 말을 몇번이나 몇번이나 반복해왔다.

 

예삿일이 아니었다.

 

무서웠다. 미사키의 목소리인데, 굉장히 무서웠다.

 

스님은 온도우에는 아무도 오지 않는다고 우리들에게 당부했었다.

 

그리고 이 무기질적인 말투.

 

문밖에 있는 것은 절대로 미사키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눈치챈 A가 우리들의 측면으로 돌아가서 나와 B의 팔을 잡았다.

 

힘이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이 녀석에게도 들리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우리들은 3명이 안도우의 문 쪽을 응시 한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 동안에도 그 목소리는 반복해서 계속되었다.

 

 

"어서 오세요~"

 

"B군"

 

"주먹밥 만들어왔어"

 

 

그리고 마침내 문이 덜컹 덜컹 소리를 내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어이, 자, 잠깐.

 

문 너머의 녀석은 문을 열어 들어오려고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문이 열리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순간적으로 떠올렸다.

 

 

(전속력으로 도망가서는, 스님들은 본당에 있을거라고 말했으니까 거기까지 도망··· 어이 본당은 어디인거냐···)

 

이제 여기에서 어떻게 도망가야 하는지 밖에 생각나는게 없었다.

 

이윽고 그 녀석은 '쾅-쾅-'하며 문에 전력으로 부딪히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무기질의 목소리로 떠들면서.

 

 

그리고 그대로 조금씩 안도우의 벽을 따라 왼쪽으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일정 시간동안 그런 다음에는 다시 왼쪽으로 이동한다. 그걸 반복했다.

 

(뭘 하고 있는거지···?)

 

 

궁금해 하던 나는, 어떤 것을 깨달았다.

 

우리들이 있는 벽의 틈새가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녀석은 지금 거기에 천천히 향하고 있었다.

 

(만약 틈으로 안쪽이 보인다면?)

 

(만약 안에서 녀석의 모습이 보인다면?)

 

그렇게 생각해서 안절부절 할 수 없게 되어, 나는 2명을 데리고 서둘러 방의 중앙으로 이동했다.

 

이동하고 있었다.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심장 소리 마저 내지 않을 것처럼 생각했다.

 

녀석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

 

아니, 여기에 있는 것은 이미 발각되어 있는지도 모르지만.

 

 

공포로 이가 딱딱 부딪히기 시작한 나는, 내 손가락을 꽉 깨물었다.

 

그리고 나는, 틈새가 있는 장소에 접어 든 그 녀석을 보았다.

 

보였어. 

 

달빛에 비친 녀석의 얼굴을, 지금까지 소리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던 녀석의 모습을.

 

새까만 얼굴에 길쭉한 흰 눈만이 묘하게 떠올라 있었다.

 

그리고 몸을 던져 부딪히는 거라고 생각했던 그 소리는 그 녀석이 머리를 벽에 부딪히는 소리였다는 것을 알았다.

 

그 녀석의 얼굴이 순간 벽의 틈에서 사라진다.

 

바깥으로 고개를 젖힌거겠지.

 

그리고 곧바로, 무서운 기세로 벽에 부딪혀왔다.

 

 

벽을 때리는 순간에도 눈을 드러내고있는 녀석에게서, 나는 눈을 뗄 수 없었다.

 

가위 눌림과는 달랐다. 몸이 벌벌 떨고 있기도 했고.

 

그저, 본 적이없는 광경에 눈을 빼앗긴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 기세로 머리를 벽에 부딪히면서, 그래도 담담하게 말을 하고있는 녀석은 완전히 살아있는 인간과는 동 떨어져 있었다.

 

결국 그 녀석은 우리들이 보이지 않았는지, 틈새의 장소에서 한참을 머리를 부딪히다가 다시 왼쪽으로, 왼쪽으로 이동했다.

 

내 머릿 속에 남은 광경이 소리와 동화되어, 그 녀석이 밖에서 머리를 부딪히는 모습을 선명하게 상상할 수 있었다.

 

 

솔직히 그 녀석이 얼마나 거기에 있었는지, 나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머릿 속의 환영과 현실의 구별이 되지 않는 상태였던 것이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그 녀석이 없어지고나서 쥐죽은듯 조용해진 뒤에도 3명 모두 잠자코 있었다고 한다.

 

 

A는 경계했기 때문.

 

B는 두려움으로 움직일 수 없었기 때문.

 

그리고 나는 환영 속에서 연장전이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

 

 

그래서 A가 나를 빛이 있는 곳에 데려 가려고 팔을 잡았을 때에, 몸의 경직이 장난 아니어서 순간 죽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진심으로 사후 경직이라고 생각했대.

 

B는 B대로 공포로 너무 심하게 이를 악물었기에, 잇몸에서 피를 흘렀다.

 

A만큼은 역시 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 그 녀석은 거기에서 멀어져 갈 때 까마귀처럼 "아악- 아-"라고 소리를 냈다고 한다.

 

그 소리는 A에게만 들렸다고.

 

그 녀석의 두 차례의 습격이 있었기에, 그 후 우리들의 긴장의 끈은 느슨해 질 수 없었다.

 

 

단지 주변에 신경을 집중하고 있을 뿐, 몸이 따라주는 것은 아니었다.

 

모두 고개를 고개를 숙인 채로 서로를 바라보는 일 조차도 없었다.

 

B는 앉은채로 소변을 줄줄 흘리고 있었지만, A와 나는 그런건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렇게 밤이 길다고 생각한 적은 난생 처음이었다.

 

초췌한 얼굴을 본 것도, 보인 것도, 물론 사람이 아닌 것의 모습을 본 것도.

 

모든 것을 생생하게 기억하고있고,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온도우의 틈 사이로 빛이 새어들어왔기에 날이 밝았다는걸 알았는데도, 우리들은 얼굴을 들지 못하고 그저 앉아 있었다.

 

참새의 울음 소리도, 멀리서 들려오는 민가의 생활 소음도, 모두가 내 심장에 들어와 박히고 있었다..

 

여기에서 나와서 살아갈 수 있는 건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을 정도다.

 

 

본격적으로 햇빛이 안쪽에 비춰왔을 무렵, 멀리서부터 이쪽으로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우리들은 완전히 경계하는 태세에 들어갔다.

 

발소리는 바로 근처까지 다가왔고 온도우의 뒷면에 있는 출입문 앞에서 멈췄다.

 

숨을 가쁘게 들이쉬고 있자, 철컥철컥 소리가 났고, "끼이-익"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다.

 

 

거기에 서 있었던 것은 스님이었다.

 

스님은 우리들의 모습을 발견한 순간 울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스님 "정말, 열심히 잘 해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때의 스님의 눈은, 나는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정말로, 정말로 부드러운 눈이었다.

 

나는, 무의식중에 긴장이 풀어졌다.

 

그리고 나잇 값도 못하고 펑펑 울었다.

 

 

스님은 우리들의 땀과 소변 투성이의 온도우에 서습없이 들어왔고 그리고 우리들의 어깨를 한사람 한사람 품어 안았다.

 

그때 스님의 승복(?)에서는 왠지 그리운 향냄새가 났고,

 

(아아, 우리들 살아있구나) 라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또다시 나는 어린아이라도 된 듯 울었다.

 

 

잠시 후에도 일어서지 못하는 나를 보고, 스님은 아저씨를 불러다 주었다.

 

그리고 2명의 어깨를 안고, 부축되어서 어제 갔던 외딴 집으로 향했다.

 

향하던 도중에 오면서 봤던 큰 절의 옆을 지나쳤는데, 그때 우리들 3명은 어떤 소리를 들었다.

 

낮은, 그리고 갑자기 높아지고 외치는 사람의 목소리였다.

 

집의 현관에 도착하자, 귓가에 A가 속삭였다.

 

 

A "아까 그거말야, 여주인 목소리 아냐?"

 

 

설마했지만 확실히 여주인의 목소리로 들리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걸 생각하고 있지 못할 만큼 지쳐있었다.

 

집에 빨리 들어가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현관에 나온 여자가 굉장히 불쾌하게 우리들을 쳐다보면서,

 

 

"바로 목욕하러 들어가."

 

 

라고 말했다.

 

뭐 어쩔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들 그정도로 악취를 풍겨댔거든.

 

그리고 우리들은 3명이 사이좋게 목욕을 했다.

 

뭐 무서웠으니까.

 

갑자기 혼자가 될 용기는 역시 없었던거야.

 

 

욕실에서 올라가니 낯익은 다다미 방으로 통했고, 거기에 3장의 이불이 깔려있었다.

 

"먼저 자라"라고 하는 것 같았다.

 

이곳은 안전하다고 내심 믿고있었기도 하고, 극한으로 지쳐 있던 탓도 있었다.

 

일단은 그렇다고 할까, 이론보다 우선 먼저 몸이 움직여서, 우리들은 이불에 얼굴을 파묻고 그대로 정신을 잃고 잤다.

 

나는 잠이 들면서 아무래도 좋은 일을 생각했다.

 

(일어나면 그 녀석들한테 우리들은 돌아간다고 전화해야겠네...)

 

 

여행 준비 만땅으로 대기하던 친구 두 사람은, 우리들이 지금 이렇게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는 건 모를테니까.

 

물론 모처럼 기대하던 여행 계획이 깨져버렸다는 것도.

 

그러고 보니 온도우에서 나올 때 나는 B에게 물어봤어.

 

 

나 "B, 이젠 보이지 않아?"

 

 

그러자 B는 확실한 어조로 대답했다.

 

 

B "아, 보이지 않는다. 살아났어. 감사합니다."

 

 

 

나는 그 마지막 한 마디를 듣고, B가 소변을 줄줄 흘렸던 건 비밀로 유지해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들은 살아났다. 그 사실만으로 충분했다.

 

 

- - - - - -

 

 

그리고 곁눈을 뜬 우리들은 사건의 진상을 스님의 입으로 듣게 되었다.

 

그리고 인간의 진정한 무서움과 신념의 힘이 가져온 괴기적인 현실을 알게 되었어.

 

 

B가 본 것, 내가 본 것, A가 들었던 것.

 

그것을 모두 알게 되었고, 우리들은 또다시 달아날 결심을 했다.

 

 

 

지금까지 읽어 준 사람들 정말 고마웠다.

 

나 스스로도 이런 장문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으니까.

 

많은 기대가 있었던 만큼 그에 못 미치는 결말이었는지도 모르지만,

 

이야기를 왜곡시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그대로 쓰려고 했어.

 

너무 긴 것도 보기 안좋으니까, 일단 이걸로 완결한다.

 

 

지금부터 앞으로는, 이 사건의 진상을 쓰겠어. 어떻게든 정말로 신경쓰여서 어쩔 수 없는 사람만 읽어 줘.

 

 

 

후일담

 

 

 

그 후 우리들은 마치 죽은 사람처럼 자다가 스님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스님 "여러분, 일어났습니까?"

 

 

특별히 잠에서 깨는게 힘든 A를 평소처럼 두드려 깨워서, 우리들은 3명 모두 스님 앞에 정좌했다.

 

 

스님 "여러분, 어제는 정말 잘 노력해주었습니다. 무사히 빙의 대한 불제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스님은 부드럽게 웃었다.

 

우리들은 그 말에 뭐라고 해야할지 몰라서 애매한 미소를 스님에게 돌렸다.

 

묻고 싶은 것은 산만큼 있었는데도 아무것도 꺼내지 않았다.

 

그러자 스님은 우리들의 마음 속을 짐작했는지,

 

 

스님 "너희에게는 전부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되겠네요.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라고 하며 일어섰다.

 

스님은 집 밖으로 나와서, 우리들을 데리고 절 쪽으로 향했다.

 

돌계단을 오르는 도중에 B는 두리번대며 주위를 경계하는 행동을 취했다.

 

그것에 이끌려, 나도 어제 본 그 녀석의 모습을 떠올렸고 같은 행동을 취했다.

 

그것을 발견 한 스님은 우리들에게 말했다.

 

 

스님 "이제 괜찮을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B "괜찮아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나는 "나도 괜찮습니다."

 

 

그 대답을 듣고 스님은 빙긋 웃었다.

 

큰 절에 도착하니, 이곳이 본당이라고 말했다.

 

스님의 뒤를 따라 절 옆에 있는 뒷문을 통하여 안으로 들어갔고, 조금 전까지 있던 다다미 방과 그다지 달라보이지 않는 방으로 안내되었다.

 

스님은 우리들에게 여기에서 조금 기다리라고 말하고는 방을 나갔다.

 

B는 진정되지 않는지 다리를 정신사납게 떨어댔다.

 

잠시 후 스님은 작은 나무 상자를 손에 들고 돌아왔다.

 

그리고 우리들의 맞은 편에 앉아서는,

 

 

스님 "이번 일의 발단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라며 상자를 열었다.

 

3명은 목을 뻗어 상자 속을 들여다 보았다.

 

거기에는 목이버섯같은, 거칠거칠하고 건조한 듯한 검고 작은 작은 물체가 천에 싸여 있었다.

 

 

A, B, 나 (뭐야 이거?)

 

 

자세히 들여다 보아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쩐지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좀 생각하던 중에 불현듯 떠올랐다.

 

 

옛날, 내가 아직 어렸을 때 어머니가 장롱 서랍에서 소중하게 나무 상자를 가져온 적이 있었다.

 

그리고 상자의 내용물을 나에게 보여주셨어. 굉장히 기쁜 듯이.

 

상자 안에는 천에 싸여진 검고 작은 물체가 있었고,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기에 어머니에게 여쭤봤던거야.

 

그랬더니 엄마는 말했어.

 

 

"이건 그러니까, 탯줄이라는거야. 엄마와 ○○가 이어져 있었다는 증거"

 

 

나는 어린 마음에 (왜 이런걸 소중하게 여기는거지?)라고 생각했다.

 

눈 앞에있는 그 물체는 그 때 본 탯줄을 닮았다고 생각했다.

 

 

A "이것은 무엇입니까?"

 

스님 "이것은 탯줄입니다"

 

 

라니, 닮았다던가 뭐라던가가 아니라 탯줄이었다.

 

 

A "나는 처음 본 것 같아."

 

B "나는 본 적이 있어."

 

나 "나도"

 

스님 "여러분의 부모님께서 보여줬을 겁니다. 이런 것은 소중히 보관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스님 "이 탯줄도 그렇게 소중히 보관되어 있던 것입니다."

 

 

우리들은 잠자코 스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스님 "어머니의 태내에서 부모와 아이는 탯줄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그 유대감과 출산에 대한 기념으로 그것을 소중히하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탯줄에는 다양하게 구전되는 미신이 있고, 옛날에는 그것을 믿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

 

 

B "미신이라뇨?"

 

 

스님 "그렇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그러한 미신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그저 미신이라고 말할 뿐이지만요."

 

 

그래서 서론을 뗀 스님은 탯줄에 관한 미신을 가르쳐 주었다.

 

 

주로 "아이를 지킨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해석은 다양하다.

 

"아이가 구사일생의 중병을 앓고 있을 때 달여 먹이면 목숨을 건진다."라든지 

 

"아이에게 지니도록 하면 그 아이를 생명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한다."라는 것도 있고, 

 

부모가 자녀를 생각하는 마음이 담겨있다는 요소는 모두 같은 모양이다.

 

우리들은 그 말을 듣고 "헤에~"라는 바보 같은 대답을 하고있었다.

 

스님은 한숨 돌리고는, 희미하게 입가를 올리며 말했다.

 

 

스님 "한가지, 이 지역의 옛날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까?

 

이번 일에 연관된 이야기이니 들어주셨으면합니다."

 

 

우리들은 스님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부터 스님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상당히 길어서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 곳곳에 빠진 부분이 있을지도 몰라.

 

 

스님 "이 땅에 사는 사람도 탯줄에 얽힌 구전을 깊이 믿고 있었습니다.

 

지방 풍습으로, 이 지역에서는 옛날부터 고기잡이를 생업으로 생활하는 사람이 많이 있었습니다.

 

어부의 집에 아이가 태어나면, 그 아이는 철이 들 무렵부터 부모와 함께 바다에 나가게됩니다.

 

여기에서는 그것이 지극히 평범한 관습이었다고 합니다."

 

 

스님 "고기잡이는 위험을 수반하는 일이기 때문에, 

 

우리 아이의 귀가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이란 제게는 헤아릴 수도 없는 것으로, 그것은 매우 깊고 괴로웠겠지요.

 

어머니들은 어느덧 우리 아이에게 부적으로 탯줄을 지니도록 했습니다 "

 

 

스님 "바다에서의 위험으로부터 생명을 지켜주도록, 그리고 행방불명이 된 우리 아이가 부모에게로 되돌아올 수 있도록···"

 

나 "되돌아온다?"

 

 

나는 무심코 끼어들었다.

 

 

스님 "그렇습니다. 아직 몸의 작은 아이는 파도에 휩쓸려버리는 일도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행방을 알 수 없게 된 아이는 며칠이 지나면 사망 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그렇지만 갑작스레 아이를 잃은 어머니는 그 현실을 받아 들일 수 없는 것이며, 언제까지고 귀가하기만을 기다린다고합니다."

 

 

스님 "그렇게해서 언제 부터인가 자식에 지니게 한 탯줄에는

 

 [태어나기 전에 자신과 아이가 연결되어 있던 것처럼, 아이가 어디에 있든지도 자신의 곁으로 돌아 오게 되도록] 

 

이라는 생명줄의 역할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게 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아이러니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본래 바다의 위험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부적 역할을 하는 것이, 정작 위험이 일어 났을 때의 생명줄로서의 의미도 가지고있다.

 

어머니는 어떤 마음으로 아이를 내보내고 있었던 것일까.

 

 

스님 "실제로 탯줄을 지니게 한 아이가 행방불명이 되었을 때, 무사히 돌아오지는 않았다고합니다."

 

 

스님 "그러나 어느 날, [아이가 돌아왔다]라고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는 1명의 어머니가 나타났습니다. 

 

이를 들은 주위의 사람은 그 말을 믿어주지 않았고, '드디어 미쳐 버렸군'이라며 불쌍히 여겼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 어머니가 바다에서 자식을 잃은 것은 3년 전의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B "어딘가에 떠밀려 가서 지금까지 살아있었다는 이야기가 아닌가요?"

 

 

스님 "글쎄요.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던 사람도 있었겠지요. 

 

그리고 어머니에게 아이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말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B "그래서요?"

 

스님 "어머니는 그에게 말했다고 합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보일테니까 기다리라] 고···"

 

 

무슨 뜻이인거지?

 

돌아왔다면 보일 거 아냐?

 

나는 이 때, 원인 모를 소름이 끼쳤다.

 

 

스님 "물론 그 말을 듣고 마을사람은 믿지 못했을테지만, 

 

아이를 잃은 후 계속 앓아 누워있던 어머니를 본 면전에서, 더욱 몰아붙일 수 없기에 그대로 물러 설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스님 "그러나 다음날 똑같이 말하며 기뻐하는 다른 어머니가 나타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어머니도 자식의 모습을 아직은 보일 수 없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마을사람들은 당황하기 시작했습니다."

 

 

스님 "전날의 어머니는 이미 남편이 타계했기 때문에 사실을 확인 할 길이 없었지만, 다른 어머니는 남편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을사람들은 이 남편에게 진상을 확인하기 위하여 이야기를 듣게되었다고합니다."

 

 

스님 "그러자 남편이 말했습니다. 

 

[그런 이야기는 모른다]라고, 어머니의 기쁨과는 반대로 아버지는 그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

 

마을사람들이 더 파고들려하자 [남의 집안 일에 깊이 관여하지 마]라며 결국 화내버렸다고 합니다."

 

 

뭐, 그것도 그럴 것이다.

 

뭐라고 해도 주변 사람들이 집안 일을 이래저래 물어대면 좋게 생각할 수 없겠지, 라고 생각했다.

 

 

스님 "그 후 며칠 지났을 때, 어느 마을사람이 먼저 아이가 돌아 왔다고 말한 어머니가 

 

'어젯 밤에 자식을 데리고 해변을 걷는 모습을 보았다고 말했습니다. 

 

어두워서 별로 잘 보인건 아니지만, 손을 잡고 옆에 있는 아이에게 말을 거는 그 모습은 정말 행복해 보였다고. 

 

이 이야기를 들은 마을사람들은 모두 지금까지의 잘못을 사과하려고, 

 

그리고 아들이 돌아온 것을 진심으로 축복하려고 어머니의 집에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스님 "집에 도착하니 안에서 만면의 미소를 띈 어머니가 얼굴을 내밀었다고 합니다. 

 

마을사람들은 그날 온 이유를 말하고, 몇몇은 고개를 숙였다고 합니다.

 

그러자 어머니는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이 아이가 돌아왔다는 그것만으로, 

 

그저 행복합니다."라며 문의 안쪽에 숨어있던 아이의 손을 끌어 당겨 모두의 앞에 보였다고 합니다."

 

 

스님 "그 순간, 마을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얼어 붙었다고 합니다."

 

AB 나 "···"

 

 

스님 "그 아이의 피부는 온몸이 청자색 이었다고합니다. 

 

그리고 몸은 있을 수 없는 것처럼 부풀어있었고, 부어 오른 눈꺼풀 사이로 흰 눈이 들여다보였으며, 

 

간신히 보이는 검은 눈동자는 좌우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입에서 뭔가 거품 같은 것을 불어내며, 어머니에게 말을 걸며 기괴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것은 마치 까마귀의 울음소리 같았다고 합니다.

 

마을사람들은, 아이의 괴성에 화답하며 부드럽게 웃으며 

 

머리칼이 죄다 빠져버린 머리를 사랑스럽게 쓰다듬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공포에 질려, 모두 그 자리에서 도망쳐 버렸다고합니다."

 

 

스님 "뿔뿔이 도망간 마을사람들은 그날 저녁 촌장의 집에 모였습니다. 

 

뭔가 정체 모를 것을 본 공포는 누구도 가라앉지 않았고, 

 

그것을 들은 촌장은 자신의 능력으로는 어렵다 판단하여 모두를 데리고 '주지'에게 가기로 했습니다. 

 

그 '주지'라는 사람은 저의 조상에 해당하는 사람인듯 합니다···."

 

 

스님 "상담을 받은 주지는 사건의 중대함을 깨닫고 곧바로 어머니에게 갔습니다. 

 

그리고 어머니 옆을 따라온 아이를 보자 마자 엄마를 집에서 끌어 절로 데려고 돌아갔다고 합니다. 

 

그 사이에도 그 아이는 주지와 어머니의 뒤를 계속 따라오며 기괴한 소리를 질렀다고 합니다."

 

 

스님 "절에 도착해서, 우선 결계를 강하게 친 방으로 어머니를 들여보내고는 이야기를 들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한 순간이라도 아이와 떨어진 어머니는 그 불안 때문인지 제대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고 합니다. 

 

결국은 아이를 돌려달라고, 주지를 향해 서슬이 시퍼런 고함을 꽥꽥 질러댔다고 합니다."

 

 

A "그래서 어떻게 되었습니까?"

 

 

스님 "자식을 생각하는 어머니는 강합니다. 

 

주지가 진심으로 제압하려 한 그 힘을 내동댕이 쳐 버리고 그대로 절을 뛰쳐 나와 버렸다고 합니다"

 

 

스님은 조금 안타까운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

 

 

스님 "그 후, 마을사람과 종자를 몇 명인가 데리고 어머니의 집으로 갔는데, 거기에 엄마와 아이의 모습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집안은 뭔지 알 수 없는 표가 곳곳에 붙어있었고, 방 한구석에는 썩은 음식물 쓰레기가 담겨져있어 냄새가 자욱 했다고 합니다."

 

 

이때 나는 생각했다. 그 여관의 2 층에서 본 것과 같다고.

 

 

스님 "거기 있던 모두는 같은 것을 생각했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을 잃은 슬픔으로, 여기에서 뭔가의 의식을 행하고 있었다고.

 

그리고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 산물로 그와 같은 것이 태어났다고. 

 

그런 생각을 깨달은 마을사람들은 어머니의 행방을 마을 전체가 한마음이 되어 수색했습니다."

 

 

스님 "주지는 곧 종자를 데리고 또 한사람의 어머니의 집으로 향했지만, 이쪽도 이미 늦었던 상태였다고 합니다. 

 

정체 모를 것에게 말을 거는, 자식의 이름을 부르는 어머니를 두려워하는 아버지 

 

그 광경을 본 주지는 불경을 외우면서 그 것에 다가가려했지만, 

 

아이를 지키는 어머니는 주지에게 희게 번뜩이는 눈을 향하고는 기괴한 소리를 지르며 위협했다고 합니다."

 

 

현실성 없는 이야기 였는데, 왠지 굉장한 땀이 나왔다.

 

 

스님 "마을사람들은 공포로 한 걸음도 접근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스님과 그 종자는 스스럽 없이 그 어머니와 그 것에게 접근하여 흥분하는 어머니를 붙잡아 절에 데리고 갔습니다. 

 

날뛰는 어머니를 붙잡고 뒤에서 따라 오는 것에게 경을 주창하며, 길에 소금을 뿌리면서 조금씩 진행했다고 합니다."

 

 

스님 "절에 도착한 주지는 어머니를 안도우에 데려가 몸을 묶고 그 안에 가뒀다고 합니다 "

 

A "그런 일을···"

 

 

A가 가여워 하는 말을 했다.

 

 

스님 "어쩔 수 없었습니다. 부모와 자식을 떼어 놓는 것이 선결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스님이 한 일은 아니었지만, A는 스님으로부터 고개를 돌렸다.

 

약간의 침묵 후, 스님은 계속했다.

 

 

스님 "어머니의 몸에 자해를 막기 위한 조치가 되어있었다고 하지만, 그 자세한 내용은 모릅니다. 

 

그 후, 안도우 주위에 금줄을 감고, 주지를 포함한 무리는 그 주위를 둘러싸고 앉아 경을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안에서 어머니의 신음 소리가 들렸는데, 그 소리로 인해 아이에게 들키지 않도록, 전원이 소리 높여 경을 외웠다고합니다."

 

 

스님 "그들이 필사적으로 경을 주창하는 가운데, 드디어 아이의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자식이 부모를 찾아 안도우 주위를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습니다. 

 

무엇을 가지고 부모의 위치를 찾는 것인지, 과연 경이 역할을 잘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어쨌든 주지의 무리는 필사적으로 경을 주창했습니다."

 

 

거기서 스님은 한숨을 돌렸다.

 

 

B "그래서 어떻게 되었습니까?"

 

B의 두려움이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스님 "안도우 주위를 맴돌던 그것은 서서히 걷는 것을 그만두고 네 발로 걷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후, 사지의 관절을 크게 굽혀 거미처럼 땅을 기어다녔고, 그것은 마치 인간의 퇴화를 보는것 같았다고 합니다. 

 

다음으로는 뭔가 신음소리를 높여 지른다고 생각헀는데, 그 것은 사지가 사라지고, 애벌레 같은 형태가 되어 뒹굴었다고 합니다."

 

 

스님 "그 것은 날이 새면서 점점 작아졌고, 최후에 남은 것은 탯줄이었습니다."

 

 

나는, 스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마치 우리들의 이야기를, 옛날 이야기로 듣고 있는 듯한 감각이었다.

 

그러자 A가 물었다.

 

 

A "에··· 혹시 그 탯줄이··· "

 

 

그러자 스님은 조용히 대답했다.

 

 

스님 "오늘 아침 안도우 안쪽의 바위 위에 널려 있던 것입니다."

 

B "정말입니까···?"

 

 

B는 멍하게 중얼 거렸다.

 

 

나는 "왜? 왜 우리들이었던 겁니까?"

 

 

스님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습니다. 이 사원은 대대로 주지스님들의 수기가 남아 있습니다만, 

 

어머니가 아닌 사람들에게 이런 현상이 일어난 사례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스님 "무엇보다 중요한, 어머니가 행한 의식에 대해서··· 여전히 수수께끼에 싸인 채입니다."

 

B "어머니에게 묻지 않은건가요?"

 

스님 "묻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묻지 못했던 것입니다."

 

 

멍하니 있으니 스님은 다시 말했다.

 

 

스님 "스님들이 안도우를 열어 안을 확인했을 때 지치고 탈진한 어머니가 있었다고 합니다. 

 

아이를 찾아 밤새도록 소리치고 있었던 것이지요. 

 

곧 어머니를 밖으로 들쳐업고 나가서 치료를 했지만 눈을 떴을 때, 어머니는 완전히 제정신을 잃은 뒤였습니다. 

 

두 번이나 아이를 잃은 슬픔으로, 혹은 뭔가의 화를 불러일으킨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스님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수색했던 또 한사람의 어머니의 소식이, 

 

하룻밤 경을 읽고 지쳐있는 스님들에게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도착했다고 합니다. 

 

근처 바닷가에 시체로 발견되었다고··· 어머니는 온 몸을 무언가에 물어찢겨져 있었고, 반면에 얼굴은 매우 행복해 보였다합니다. 

 

무슨 일이 일어 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주지의 수기에는 이렇게 적혀있었습니다.

 

 [자식에게 먹혀버린 어머니의 마지막은 만면에 미소였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지만, 우리들은 스님의 말 하나하나를 그대로 삼켰다.

 

 

스님 "시신이 발견된 어머니의 집은 마을사람들이 상의해서 허물게 되었는데, 

 

그 때 집안에서 어머니가 쓴 것으로 보이는 메모가 발견되었다고합니다."

 

 

그렇게 말하고 스님은 그 메모의 내용을 우리들에게 보여 주었다.

 

간단하게 말하면, 의식의 시작으로부터 자식을 기록한 성장 일지와 같은 것이었다.

 

어떤 식으로 쓰여져 있었는지는 추측에 불과하다지만, 대강의 내용은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 적어본다. 알아보기 힘들지만.

 

 

○ 월 ? 일 당을 만들기 시작했다.

 

× 달 ? 일 변화 없음.

 

 

···

 

 

△ 달 ? 일 △△ (아들 이름)이 돌아왔다.

 

△ 달 ? 일 거동이 어려운 상태.

 

△ 달 ? 일 손발이 났다.

 

△ 달 ? 일 하이하이를 시작.

 

△ 달 ? 일 네 발로 움직였다.

 

△ 달 ? 일 말을 헀다.

 

△ 달 ? 일 두 발로 섰다.

 

 

이 성장 기록에 어머니의 심정이 빽빽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덧붙여서, 또 한사람의 어머니는 다락방에 당을 만들고 있던 것 같아서 아버지는 그 존재를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고 한다.

 

 

스님 "나도 모든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만, 

 

이 어머니의 성장 기록과 주지의 수기를 비교하면 그것은 자신의 성장 과정을 거슬르는 것 같은 모양으로 퇴화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확실히 그대로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스님은 더 이상의 언급을 피하듯이 이야기를 계속했다.

 

 

스님 "이후의 수기에는 매우 드물지만 유사한 사건의 설명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두에 어머니들이 언제 어떻게 이 의식을 알게 되었는지 쓰여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모든 어머니가 목숨을 잃거나 혹은 말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스님은 조기에 발견 할 수 없는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님 "이번 현상은 처음있는 일로, 저에게도 매우 황당한 일입니다. 

 

왜 어머니가 아닌 당신이 그것을 찾아 버렸는지, 자식의 성장은 어머니 밖에 모를 것이며 

 

함께 생활하는 다른 사람들은 또한 그것을 확인 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

 

 

그런 바보같은 말이 있겠냐?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B가 이야기의 핵심을 깨닫고는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B "그 어머니는, ···혹시 여주인입니까?"

 

 

스님은 조금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스님 "그렇습니다."

 

 

스님 "마키코씨는 이 마을 출신의 사람이 아닙니다. ○○ 씨 (남편 이름)에게 시집와서 마을로 왔습니다. 

 

아들이 한 명으로, 매우 단란한 가족이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 해 준 스님의 이야기는 대체로 예상이 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여주인의 외아들은 몇 년 전 어느 날 바다에서 실종되었다고한다.

 

대규모 수색이 있었지만 결국 행방은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슬픔에 잠긴 여주인은 주위에서 위로를 받고 조금씩이지만 건강을 되찾아갔다.

 

여관도 나름대로 번성하고 주위도 사건에 대해 잊을 무렵, 갑자기 여관 2 층 부분을 폐쇄하기로 했는데.

 

주변에서는 이상하다 생각했지만, 그렇게까지 깊이 관여할 일도 아니기에, 더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한다.

 

 

그리고 이렇게 된 것이다.

 

 

여주인은 어디서 정보를 얻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 2 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에 당을 만들어 거기서 의식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산물이 우리들에 씌여버린 것이지만, 여기가 지금까지의 사례와 다르다고 스님은 말했다.

 

본래 의식을 행한 여주인에게 씌여야 할 아이가 제 3자인 우리들에게 달라붙었다고.

 

 

생각 할 수 있는 차이점은 여주인은 아마도 아들에게 탯줄을 지니게 하지 않았다는 것.

 

그 지역 마을 사람들은 옛날부터의 풍습으로 여전히 계속해오는 사람도 있다고 하지만, 여주인은 그 풍습을 몰랐다.

 

이것은 남편이 증언하고 있었다.

 

 

그리고 묘한 이야기지만, 여관의 2 층을 폐쇄했는데도 아르바이트를 3명이나 고용했다.

 

남편도 처음에는 반대했다고하는데, 

 

여주인이 "아들이 그립다. 또래 정도의 아이들이 있으면 아들이 돌아온 것 같아."라고 애원해서 마지 못해 승낙했다고 한다.

 

이것은 스님의 추측이지만 여주인은 처음부터 돌아온 아들이 우리들을 숙주로 씌이게 될 것을 알고있었던게 아닌가···라는 것이었다.

 

 

결국 이러한 것들을 우리들에게 말한 뒤 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스님 "여러분을 그 온도우에 남긴 것은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키코씨와 당신들 모두를 구해야했습니다.

 

당신들이 여기에 있는 동안, 우리는 마키코 씨를 본당에 묶어고 선대가 그랬던 것처럼 경을 읽었습니다. 

 

그것이 온도우로 갈 것인지, 본당에 올 것인지는 몰랐습니다."

 

 

즉, 우리들에 씌였다고는 하지만, 지금까지의 사례로 미루어보면 

 

어머니인 여주인에게 위험을 미칠 것이리라, 스님은 그렇게 예상했던 것이다.

 

나는 특별히 스님이 사과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이 사람은 생명의 은인이잖아? 생각해서 B를 바라보니 어깨를 떨면서 스님을 노려보며 말하는 것이었다.

 

 

B "이해할 수 없잖아. 자신의 아들이 돌아온다면 다른 사람의 목숨 따위 어떻게 되어도 좋다는거야?"

 

스님 "·····"

 

B "전부 토해내도록 시켜줘! 어째서 이런 꼴을 당하게 한건지, 그렇게 못하겠다면 내가 직접 만나서 물어보겠어."

 

B "남편도 알고 있었던거지? 그런데 어째서 말 해주지 않은거야?"

 

스님 "○○ 씨는 몰랐습니다."

 

B "거짓말마. 알고 있는 것 같은 눈치로 말하고 있었어."

 

스님 "이 이야기는 이 지역에 깊이 뿌리 내리고 있습니다. ○○ 씨가 알고 있던 것은 전승으로 알고 있는 것입니다."

 

 

스님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B의 흥분은 가라앉지 않았어.

 

 

B "웃기지 말아. 빨리 만나게 해줘. 그 자식들을 만나게 해달라고!"

 

 

우리들은 B를 말리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스님은 미동도 하지않고 B의 고함 소리를 조용히 듣고 있었다.

 

그리고,

 

 

스님 "이 이야기를 하기로 결정한 시점에서, 당신들에게는 모든 것을 보여 드리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마키코씨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주겠습니다."

 

 

라고 일어섰어.

 

스님의 뒤를 따라 조금 걸었다. 

 

본당 안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복도 같은 것을 지나 별채로 안내되었다.

 

접근할수록 어떤 신음소리와 몇몇 사람들이 경을 외우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 목소리와 함께 콰당 콰당 하는 소리가 들렸다. 꽤 큰 소리였다.

 

별채의 문 앞에 이르자, 그 소리는 바로 앞에서 들리고있었고, 안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나는 내심 조마조마했다.

 

 

그리고 스님이 별채의 문을 열자, 거기에는 여주인과 여주인을 둘러싼 스님들이 있었다.

 

우리들은 모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여주인은 거기에 있었다고 할까··· 왠지 펄떡이고 있었다. 

 

새우처럼. 뭐라 설명 하기 힘든데.

 

누운 상태로 다다미 위에서 생선처럼 몸을 휘어 펄떡펄떡하며 튀어오르고 있었어.

 

인간의 저런 움직임을 나는 처음 보았다.

 

그리고 때때로 고통스럽게 신음을 질렀다.

 

 

나는 무서워서 여주인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솔직히, 어젯 밤과는 다른, 하지만 동등한 공포를 느꼈다.

 

망연자실한 우리들에게 스님은 말했다.

 

 

스님 "이 상태가 오늘 아침부터 가라앉지 않습니다."

 

 

그러자 A가 견딜 수 없게 되어,

 

 

A "저, 여기 있기 힘듭니다."

 

 

라고해서 일단 밖으로 나오게되었다.

 

소리를 듣는 것조차 힘들었다.

 

바로 어제 아침에 본 여주인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거기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우리들은 스님에게 물었다.

 

그것의 불제가 성공한 것이 아니냐고.

 

 

스님 "분명히, 여러분을 부모로 생각해서 씌어 온 것은 쫓아버릴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여러분이 여기 있고, 여기에 탯줄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러자 갑자기 B가 말했다.

 

 

B "그래··· 내가 본 것은 하나가 아니었어···"

 

 

처음에는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몰랐고, 한동안 나도 감이 잡히지 않았다.

 

B는 그 때 2층 계단에서 여러 그림자를 보았다고 하지 않았나?

 

 

스님 "하나가 아니었습니까?"

 

 

스님은 놀란 듯이 되물었고, B가 그렇다고 대답을 하자 다시 침묵했다.

 

그리고 잠시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뭔가 생각 난 얼굴을 하고 우리들에게 말했다.

 

 

스님 "당신들은 홍살문의 집에 가 계십시오. 

 

그리고 그 방을 한 걸음도 나오지 마십시오. 나중에 사람을 보내겠습니다."

 

 

멍하니 영문을 모르는 우리들을 두고, 스님은 그대로 여주인이 있는 별채로 달려 갔다.

 

 

우리들은 갑자기 덩그러니 남겨져, 잠시 말없이 서있었다.

 

그러자 멀리서 여러 스님이 큰 천에 싸여진 뭔가를 운반하는 것이 보였다.

 

그 천의 내용물이 꾸물꾸물 움직이고 가끔 경련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안에 있는 것은 여주인이라고 모두 생각했다.

 

그대로 안도우로 옮겨져가는 모습을, 우리들은 멍하니 보고 있었어.

 

 

문득 서로 얼굴을 마주보자 감자기 무서워져서, 우리들은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거기에서는 이야기 할 것이 아무것도 없을 정도로 평범했다.

 

집에 들어가서는, 잠시 후 다른 스님이 와서 "여기에서 하룻밤 지내게"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스님은 우리들의 방에 남아 미묘한 분위기로, 4명이 아침을 맞이했다는 것.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난 우리들이 태평하게 있었는데, 스님이 찾아왔다.

 

우리들은 스님의 앞에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들었다.

 

 

스님은 우리들이 빙의된 것에 대한 불제는 완전히 끝났다고 말했다.

 

어제 말한대로, 우리들에게 씌어 온 것은 한 마리이고, 그것은 퇴보를 거듭하여 소멸 한 것을 확인헀다고.

 

우리들은 그것을 듣고 안도했다.

 

 

그러나 스님은 이렇게 계속했다.

 

여주인은 구할 수 없었다고.

 

울고 싶은 것인지 화가 나는 것인지, 뭐라 말할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죽었느냐고 묻자, 그렇지는 않다고 말하는 것이다.

 

나는 그 대답으로부터, 여주인이 튀어 다니고 있는 모습을 떠올렸다.

 

(계속 그 상태인걸까···?)

 

 

조심스럽게 묻자, 스님은 씁쓸한 얼굴을 했을 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여주인의 지금 상태는 씌여버린 것에 불제를 한다는 그런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라, 좀 더 다른 것에 기인하고 있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말해주지 않았지만, 여주인이 행한 의식은 이 지역에 전해지는 [아이를 되살리는 의식]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것 같다고.

 

 

어디선가 이 의식의 존재와 방법을 알았던 여주인은 아들을 잃은 슬픔으로 이를 실행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정작 탯줄은 자신에게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부터는 스님의 추측이지만 여주인은 이것에 대해 시행 착오를 거쳐가며 완성단계까지 이어간 것이 아닌가 했다.

 

자신의 신념을 바탕으로.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은 결과는 원래의 것과는 다른 것이었다.

 

 

당에는 여러 것들이 있었고, 거기에 아들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고···.

 

스님이 말헀다.

 

 

이 의식의 결말은 매우 잔혹할 뿐이라고.

 

그것을 잘 알면서도 어머니들은 때떄로 그 금단의 영역에 발을 들여 버린다.

 

아들을 잃은 슬픔이 어느 정도의 것인지 우리는 헤아릴 수 없지만, 

 

마음에 구멍이 뚫린 어머니가 그런 것에 매달리는 것은 어느 시대에도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B는 여주인이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인지 집요하게 물어봤지만, 

 

스님은 시종일관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하여, 우리들은 완전히 갈피를 잃었다.

 

우리들이 스님과 이야기를 마치자, 방에 남편이 들어왔다.

 

나는 솔직히 가슴이 철렁했다.

 

 

얼굴이 흙빛이 되어 분명히 수척해진 얼굴을 하고 있었어.

 

그리고 우리들 앞에서 울면서 사과했다.

 

너무 울어대서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전부 알아 듣지는 못했지만, 우리들은 남편의 그 모습을 보고 아무도 아무 말 할 수 없었다.

 

우리들에게 미안하게 되어 울고 있는건지, 아니면 여주인이 초래한 결과 때문에 울고 있는건지, 어느 쪽이었을까···

 

이제와서는 알 수 없다.

 

 

그 후 우리들은 몇번이나 스님에게 확인받았다.

 

이제 우리들의 몸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거냐고.

 

그러자 스님은 곤란한 듯한 얼굴을 하면서 "괜찮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후 스님이 택시를 불러주셔서, 우리들은 돌아가게 되었다.

 

일단 어제 아침, 나를 집까지 데랴와 준 아저씨가 역까지 함께 해줬는데.

 

이 아저씨가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이어서, 

 

지금까지의 사건으로 마음이 가라앉은 우리들의 분위기를 전혀 개의치 않고, 혼자 지껄여대는거야.

 

그렇게 이 아저씨는,

 

 

"그래도 자식이 부모를 먹는다니, 거미 같은 이야기구만."

 

 

이라고 했어.

 

우리들은 기분이 더러워서 가만히 있었는데, 아저씨 혼자 계속해댔어.

 

 

"니네들, 여기에서 들은 의식을 시험하다가 큰일나도. 자기책임이다?"

 

 

그렇게 말하고 웃었다.

 

우리들의 마음을 풀어주려고 말하는 건지, 진심으로 바보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스님은 중요한 부분을 숨기고 말했던 거다.

 

이 의식의 방법 역시, 그 결과와 함께 이 지역에 전해져 내려오는 거였어.

 

이 아저씨도 알고있는 걸, 스님이 모를리가 없잖아?

 

그렇게 생각하자, 이만큼의 체험을 했는데도, 결국 중요한 내용을 숨겨왔다는 것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스님을 믿었는데, 왠지 분노와도 같은 감정이 솟구쳐 올랐다.

 

 

택시가 역에 도착하자, 아저씨가 돈을 지불한다고 했지만, 우리들은 거절했다.

 

빨리 이곳에서 도망 치고 싶은 마음 하나 뿐이었다.

 

스님이 "괜찮습니다"라고 말했던 한마디도, 전부 거짓말로 생각되었다.

 

그래도 우리들은 그 절로 되돌아갈 용기는 없었기에, 돌아가는 기차를 그저 조용히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

 

 

그 뒤로, 돌아오고 나서는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

 

뭐, 아무 일 없으니까 여기에 쓸 수 있는 것이지만.

 

 

"이제 두 번 다시 그 장소에는 안갈거다."

 

 

3명이 이야기하다보면 반드시 한 번은 그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들에게 트라우마가 된 사건이었다.

 

그리고, B는 그 때부터 거미를 보는 것이 아무래도 힘들다고 한다.

 

성장 과정의 녀석의 모습을 봐 버렸으니.

 

 

나에 대해 말하자면, 지금은 평범한 사회인 입니다.

 

약간 어두운 걸 싫어하는 정도.

 

사람이란 지나고 나면 잊는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닌가보다.

 

 

이제 정말 정말 후일담인데, 그 말을 나머지 친구 2명에게 이야기 해줬어.

 

둘 다, 우리들 세 사람의 모습을 보고는 일단 믿어준 모양.

 

 

하지만 그 애들, 나중에 흥미삼아서 그 여관에 전화를 걸어봤다고 해. (최악이네)

 

그랬더니 전화를 받은 것은 보통의 아줌마였던 것 같다.

 

그 자식들 우리들에게 말하는거야. 여주인인지 확인해보라고. 

 

근데 뒤에서 까마귀가 이상하게 울고 있었다고 말하는 것.

 

절대 무리라고 생각했다. 

 

여주인이 무사하더라도 무사하지 않더라도, 나에게는 그 다음을 알고 싶은 용기 따위 없었으니까.

 

 

 

지나치게 길게 써버려서 미안하네.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는 해도 뚜렷한 결론도 없는 내용이었는지도 모르겠어서, 용서해주기를 바라고.

 

여기까지야. 반전 같은건 없습니다.

 

 

길었지만,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ㅊㅊㄷ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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