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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판] 비혼식 할테니 축의금 달라는 친구

서른여섯이고 졸업 이후 계속 연락하고 지내는 고등학교 동창 무리 13명 중 한명 제외하고 다 결혼했어요
한명은 자칭 비혼주의라서 15년 만나는 중인 남자친구랑 결혼도 안하고 연애만 하고 있구요
저희끼리 한명이 결혼하면 열두명이서 30만원씩 내서 가전제품 하나 사주고 나머지 돈은 한봉투에 넣어서 축의금으로 주는식으로 축하를 해줬어요

근데 비혼인 친구가 자기 독립하고 집들이 한다고 일정 조율을 4개월 전부터 해놓더니 집들이 한달 앞둔 그저께 비혼식 모바일 청첩장이라면서 사진을 보냈고 사진 하단에 자기 계좌번호 적어놨더라구요
저희가 계좌번호 뭐냐고 (첨엔 농담인줄 알고) 1원 보내면 되는거냐고 장난치니까 자기 아직 워시타워 안샀다면서 자기는 무슨 색깔이 마음에 드는지 알려주는거에요
읽음 확인 숫자는 줄어드는데 단톡방 전체가 조용했고 보다 못한 제가 진심으로 하는 말이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

"그럼 너네 나는 결혼 안하니까 나한텐 아무것도 안해줄 생각이었던거야? 서운하다" 였어요
그러자 그럼 너도 ㅇㅇ이랑 결혼을 하면 되지 않냐, 결혼할 때 축의금이랑 선물을 이유는 결혼 과정에 나가는 돈이 워낙 많으니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라고 주는건데 너는 결혼식에 돈이 들어간것도 아닌데 무슨 축의금을 달라는거냐, 이런 말들을 단톡에서 했어요
그랬더니 그 친구는 자기는 결혼 비용에 보탬이 되라는 생각으로 낸 돈이 아니라 인생의 새로운 시작점을 맞는 친구를 응원하는 의미로 낸 돈이었대요.. 그리고 이번에 자기도 36년만에 부모 그늘에서 벗어나 독립을 하기 때문에 자기한텐 이번이 새 출발이라서 저희한테 축하 받고 싶었다고 이야기를 하던데
솔직히 그냥 나간 돈 회수하겠다는 심뽀잖아요...
저희 열두명은 지금 다들 당황스러운 상황이고... 결혼 축의금으로 주던 돈을 집들이 겸 자칭 비혼식에 주는게 맞는건지 고민이 돼요




https://pann.nate.com/talk/367072564



와... 열두명 개 심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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