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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네이트판] 요리하고 나서 뒷정리를 안 하는 남자친구

저는 서울에서 자취 중이고
남자친구는 경기도에서 가족들이랑 살아요.

주말에는 저희 집에서 데이트를 하는데
같이 요리를 해서 먹기도 해요.
남자친구는 요리를 잘 하진 않아도
레시피 보고 곧잘? 만들어내는 편이기도 하고
본인이 요리하는 것도 좋아해요.

저도 요리하는거 싫어하지는 않는데
설거지나 뒷정리하는 것도 너무 귀찮고
남은 요리 재료들이 냉장고에 상하는 것도 싫어서
남자친구랑 사귀기 전에는 햇반 사 먹거나
한솥 도시락같은거 사서 먹었거든요..

근데 남자친구가 배달 음식같은걸 질색하고
직접 짓는 밥 아니면 안 먹어서 밥솥도 사두었고
(햇반이나 오뚜기밥 같은 즉석밥은 입에도 안 댑니다.)
반찬도 마트에 사서 먹게 되었어요.

근데 이걸로는 모자랐는지 직접 해서 먹자는거예요.
반찬 사 먹는거보다 이게 훨씬 돈 안 들거고,
자기가 요리해주겠다고.
해주는건 좋은데.. 뒷정리는 항상 제 몫이에요.
항상 차 시간 핑계대면서 집에 가거든요..ㅋㅋㅋㅋ

쌓여있는 설거지 거리, 인덕션 주변으로
사방팔방 튀어있는 기름, 배수구에 쌓여있는
야채 껍질들이랑 포장지들...
그야말로 폭탄 맞은 주방을 제가 치웁니다.

시간이 지나고 냉장고엔 남은 재료들이
곰팡이 피고, 상해있고... 그것도 제가 다 치웁니다.
그리고 재료값이 사먹는거보다 훨씬 많이 들어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런 것들이 너무 싫어서
그냥 사 먹은거였거든요.

제가 요리를 해달라고 했으면 말이라도 안 하는데
본인이 해먹고싶은거 하는거예요ㅠㅠㅠㅠ
그러면서 요리한 자신이 그렇게 미치도록 뿌듯한지
인스타에 자랑도 해요...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키즈카페에서 5살짜리 꼬마가
요리 체험하고 가는 느낌이에요.
본인 혼자 즐겁고 해맑아요.

거기다 기름이나 양념이 잔뜩 묻어서 설거지해도
안 지워지는 플라스틱 용기의 경우는
일반쓰레기로 분류해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일반쓰레기통에 넣으니까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면서
"헤엑? 북극곰이 아파해요ㅠㅠㅠㅠㅜㅜ
다시 잘 닦아서 재활용하세요ㅠㅠㅠㅜㅜㅜ"
이러는데 진짜 남친이고 뭐고 진짜 패고싶었습니다.
지구 생각은 끔찍히 하면서 제 생각은 하고 있는건지..ㅎㅎ

이런걸로 남자친구에게 뭐라고 하기엔
제가 미치도록 쪼잔한 사람이 된거 같아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하는 심정으로 글 올려요..

https://m.pann.nate.com/talk/366168803?currMenu=talker&order=RAN&rankingType=total&page=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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