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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네이트판) 친구와 밥 먹을 때, 꼭 나눠드시나요?

안녕하세요. 항상 판을 보기만 하던 사람입니다.
이번에 친구와 밥 먹는 문제로 다투게 되었는데,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써보게 됐습니다. 달아주시는 댓글은 친구와 같이 보려고 합니다. 자세한 설명을 위해 글이 다소 길 수 있어 짧게 말하는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친구A와는 초등학교 때부터 절친한 사이(현 나이 29)
A는 밥을 먹을 때 무조건 나눠 먹어야 함.
파스타 집에 갔다고 가정하면, 나는 각자 원하는 메뉴를 시켜서 각자 먹기를 원함.
하지만 A는 서로 상의를 해서 "그럼 XX랑 XXX 시켜서 두 개 나눠 먹자!" 이런 타입

만약 내가 "그냥 따로 시켜서 각자 먹자!"라고 말하면, A는 시무룩해지며 속으로는 '얘는 내가 같이 먹기 더러운가? 아니면 욕심이 진짜 많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함.(본인피셜)
이 부분에 대해서 나는 절대 아니라고, 그냥 본인의 음식을 온전히 하나만 두고 먹기를 바란다고 말하지만, A는 이해 못함.
그래서 A를 만날 때는 발을 빼고, 항상 나눠먹는 것을 선택했음.
양식집을 간다치면 A가 원하는 파스타 하나, 내가 원하는 샐러드 하나를 시켜서 나눠 먹는다던가. 중식집을 간다면 A가 원하는 면 종류 하나, 내가 원하는 튀김류 하나를 시키는 식으로.
A도 A나름대로 날 이해했다면서 백반집이나 순대국집같은 곳에서는 각자 먹고 싶은 것을 먹자고 했다 함. (이 부분에서 A는 본인이 날 배려하고, 또 자신이 먹고 싶은대로 자주 먹었기 때문에 각자 먹자고 했다고 함. 자기 성격같았으면 순대국 하나, 정식 하나를 시켜서 순대접시를 나눠먹었어야 한다고... 염병임 진짜)

그럼 지금까지처럼 서로 배려해서 먹으면 된다?
그랬으면 좋겠지만, 엊그제 내가 복장 터지는 일이 생김.
사건은 한강이었음.
날도 풀려서 A랑 나랑 한강에서 배드민턴을 치고, 돗자리를 깔아 라면을 먹기로 함. 한강을 정말 자주 갔었는데, 신기하게도 라면을 먹은 건 처음.
편의점에 가서 라면을 고르는데, A가 포문을 엶.
"라면은 신라면 하나 끓여서 나눠 먹고, 삶은 계란 두 개짜리 하나 나눠 먹고, 이거 빵 하나 사서 나눠 먹자. 음료수는 너 먹고 싶은 거로 골라."
"라면을 왜 하나 끓여서 나눠 먹어? 그냥 각자 먹자. 비싼 것도 아닌데."
"엥? 또 그런다. 우리 이렇게 사는데 다 먹을 수 있어? 음식 낭비야."
"아니, 나는 이거 라면 한 개만 먹을 거야. 삶은 계란이랑 빵 안 먹어."
"아아ㅠㅠ 안 돼. 나 삶은 계란이랑 빵 먹어야 돼. 제발 같이 먹어 줘."
"그럼, 남은 거를 집에 가져가. 난 라면만 먹을래."
"헐?"

일단 결과만 보자면 또 나눠 먹었음. 편의점 계산대 옆에서 이 대화로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우리의 모습에 현타가 와서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임.
초등학생부터 29살 먹으면서까지 비슷한 내용의 트러블들을 수차례 넘어갔었지만, 이번에는 뭔가 현타도 오고,, 우리가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왜 이러고 있나 싶음.
A는 이 문제로 내가 고민하는 것 자체도 이해를 못함. 다른 데서는 이렇게 나눠먹자고하면 오히려 더 좋아한다고 내가 이상하다고 얘기함.
"나는 내 밥그릇을 온전히 두고 먹는 걸 좋아해. 그렇다고 네가 내 밥을 가져간다고 해도 난 신경 안 써."
라고 여러 번 말함.
그럼 A는 "너도 내 거 먹을 거잖아. 그럼 그게 나눠 먹는 거랑 뭐가 달라?" 라고 하는데,,
나는 얘 걸 손 댈 생각이 전혀 없음. 그럼 여기서 A는 기분이 상함(왜?)
A는 "네가 내걸 안먹는데 내가 어떻게 네 밥에 손을 대냐. 눈칫밥을 먹으라는 거냐. 밥은 같이 먹는 건데 너무 이기적이다."라고 말을 함.
이런 식으로 도르마무되면, 어느샌가 나는 또 나눠 먹고 있음.
어렸을 때부터 내 주변에는 오빠나 남자 어른들뿐이고, 일 하는 곳도 남초라 그런지 이것저것을 시켜서 나눠먹자! 같은 해맑은 개념이 자리잡혀있지 않음. 더군다나 음식을 남겨도 혼나지 않는 가정에서 자라서 내게 주어진 것에 욕심을 부리지 않되, 남으면 남기자 주의임.
반면에 A는 어딜가도 나눠먹는다고 함. 여중,여고,여대를 나오면서 여초 회사만 다님. 먼저 나눠 먹자! 라고 말을 하면 누구나 좋아해주는 환경에서 지내고 있음. 음식 남기는 걸 싫어하고, 남는 게 다 돈이라고 생각을 함.

우리 판 조언자님들께서 A랑 만나서 밥을 먹지 말라고 얘기해주실 수도 있는데, 아무래도 이 문제만 아니라면 정말 소중하고 친한 친구인지라...게다가 동네나 주변 지인들이 다 겹쳐서 정~말 자주 보는 사이라 밥을 같이 안 먹는 게 어려워요..ㅠㅠ
그래서 조언을 구합니다 ㅠㅠㅠㅠㅠ... 극단적인 결론으로 제가 친구를 이해해서 식사를 하는 게 맞는지, 친구가 저를 이해해서 식사를 하는 게 맞는지.. 이번 기회에 명확하게 정해서 굳혀보려고 합니다.
친구랑 정말 같이 볼 거구요. 위 내용도 합의하에 작성해서 올립니다


https://pann.nate.com/talk/365966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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