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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네이트판] 임신 중인데 남편이랑 너무 싸우게 돼요

봄에 출산 앞둔 사람이에요
연애 때는 싸움이 뭔지도 모르고 지냈는데
요새 들어 연애랑 결혼은 다르단 말이 너무 공감돼요
남편은 저보고 임신 중이라 호르몬 때문에 유독 예민한 것 같다는데 말처럼 정말 제가 서운하지 않아도 될 상황에 서운함을 느끼고 피곤하게 구는 건지 한 번 봐주세요
모든 걸 다 나열하자면 너무 많을 것 같아서 몇 가지만 추려 적겠습니다

1.남편이 아기 태명을 아직까지 헷갈려 해요
아기가 찾아온 지 지금 30주가 넘었어요
둘째 셋째도 아니고 결혼하고 처음 생긴 첫 아이인데
태명이라는 게 두 개 세 개씩 있는 것도 아니고,
가진 거 알고부터 한 가지로 쭉 불러온 태명을 남편은 관심이 없는 건지 아니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일부러 그러는 건지 늘 틀리게 불러요
태명이 만약에 제리이면 젤리 제제 이런 식으로요
아니면 아예 자기 마음대로 전혀 다르게 꼬꼬라고 부를 때도 있어요 처음엔 좀 웃겼는데 자꾸 저러길래
혹시 지금 정한 태명이 마음에 안 드는 거냐고, 따로 붙여주고 싶은 태명이 있으면 바꿔도 좋으니 자꾸 틀리게 부르지 말고 솔직히게 말을 해달라고도 했는데
자기는 그런 거에 별 생각 없다고 어떻게 부르든 상관 없지 않냐고만 해요
저는 그래도 태명이 어떻게 보면 아기가 태어나기 전의 이름인 건데 남편의 저런 태도는 뱃속 아기에게 무관심, 무성의하다고 느껴져서 속상하거든요
이렇게 그대로 말하면 제가 예민한 사람인 것처럼 몰아가서 짜증나요

두 번째는 저는 현재 일을 쉬고 있고
남편은 9시 출근 6시 퇴근하는 일반 회사원이라
남편 출근하면 저 혼자 아침 점심 챙겨 먹어요
이제 만삭 임산부 티가 나서 솔직히 매 끼니 직접 차려먹고 치우기 힘들고 그렇다고 혼자 배달 음식을 시켜먹자니 양도 많고, 먹는데 필요 이상으로 지출될 돈이 아까워서 그냥 간단히 집 근처 샐러드 가게에서 한 팩 사다 먹거나 빵으로 때우거든요
그래서 저녁이라도 남편이랑 같이 집에서 맛있는 것 먹거나, 간단히 외식이라도 하고 싶은데
늘 직장 동료 아니면 지인들과 저녁을 먹고 들어와요
가끔씩 술도 한 잔 걸치고 와서 집에 오면 피곤하다고 저랑 대화도 별로 안 하고 씻고 바로 자러 들어갈 때도 있어요
어제도 또 그러길래
너는 왜 내가 배 나온 채로 하루종일 집에만 있는 거 알면서
밥도 맨날 혼자 대충 때우는 거 들었으면서
퇴근하고 집 와서 나랑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을 생각 안 하고
같이 한 번 맛있는 거 먹을 생각을 안 하냐고 울면서 얘기했더니 또 한숨 쉬고
마지못해 손은 제 팔뚝을 토닥토닥 거리는데 눈은 영혼 없이 비어있어요
그러면서 한다는 말이 우리는 지금 정식으로 결혼한 부부인데 왜 어린 애들 연애할 때처럼 구녜요
자기는 밖에서 일하느라 힘들고 저는 집에서 아기 품고 있느라 힘든 거 서로 이해하고 웬만하면 싸움 만들지 말자고 얘기하는데
제가 또 괜한 걸로 트집 잡고 사람 질리게 한 것처럼 반응해서 너무 상처예요
이 정도면 나한테 마음이 식었다 못해 아예 없는 수준 같다고 얘기하다가 눈물이 한 번 더 나왔는데
누가 마음에도 없는 여자랑 결혼하고 아기도 가지고 그 둘 먹여 살리려고 일까지 하냐고 그러긴 했어도 진심을 못 느꼈어요
남편이 저를 더이상 사랑하지 않는 걸까요
제가 모든 걸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걸까요
계속 눈물이 나요 그냥

https://m.pann.nate.com/talk/364666698?currMenu=category&page=6&ord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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