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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네이트판] 고3 올라갈 딸이 임신을 했답니다.

슬하 1남 1녀 둔 평범한 주부입니다.
그동안 두 남매를 키우면서 사고는 첫째인 아들이 잔뜩 쳤고, 둘째이자 막내인 딸은 늘 조용조용 오히려 그런 오빠가 한심하고 이해가 안 간다며 남편과 저를 다독여주고
부모 입장에서는 고맙게도 사춘기조차 모르게 지나갈 정도로 속 한 번 썩이지 않고 애교도 많아 날 때부터 쭉 예쁜 짓만 골라하던 착한 아이입니다.
큰 아이한테 미안하지만 남편과 저는 자식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것 같다는 말을 이 아이를 보며 깨우쳤고,
2차 성징은 진작에 끝났어도 제 눈에만큼은 여직 아이로 느껴지는 이 아이가 최근 폭탄 발언을 하여 연말 연초 심란해 죽을 지경입니다. 속에 불을 지펴도 이 정도는 아니겠지 싶네요.
딸 아이는 이제 고3 올라가서 이번 해 수능을 치뤄야 하는 학생인데, 고1 때부터 교제하던 남자친구와 아이를 가졌답니다.
아직 병원을 안 가봐서 주수까지는 모르고, 테스트기로만 확인이 된 상황인데 그 테스트를 한 달 전에 했답니다.
그동안 딸에게 남자친구가 있었다는 것도 전혀 몰랐고, 더군다나 고1 때부터 2년을 넘게 교제한 사실만으로 이미 적잖이 충격인데 더한 소식에 마음 같아서는 그냥 콱 죽어버리고만 싶습니다.
제 쪽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아
우선 상대 남자 아이 엄마 좀 만나야겠다 하니, 딸이 뚝뚝 울면서 한다는 말이 남자친구 되는 아이 가정사가 복잡하답니다. 어릴 때 엄마가 집 나가서 지금은 엄마가 없답니다. 그럼 그 아빠라도 좀 만날 수 없냐니, 아빠는 뭐하는 사람인지 딸도 잘 모른다고만 하고 대답을 회피합니다.
그럼 남자친구만 우선 좀 만나보자 했더니 엄마가 만나서 뭔 말하려고 그러냐고, 자기한테 우선 얘기하라며 예민하게 나오길래 화딱지가 나서 너까지 데리고 병원부터 갈 생각이라고 했더니
한 번도 이런 모습 보인 적 없던 딸이 눈이 회까닥 돌아 제게 바락바락 소리치고 대듭니다. 자기는 절대 뱃속 아기를 지울 생각이 없는데, 그 이유가 애를 지우면 남자친구랑 헤어지게 될 것 같아서랍니다.
평소에 지 오빠가 혼나는 모습들 많이 봐서 아빠 성미가 불같다는 걸 딸도 알고 있어 우선은 저한테만 모든 상황을 얘기한 것 같았는데, 저 혼자는 도무지 감당이 안 된다 느껴 아이 아빠에게도 알렸습니다.
아이 아빠가 알게 된 날 밤, 남편이 문 잠그고 있던 딸 방문을 부수고 들어가 누워 자던 아이를 일으켜 세워 제 정신이냐고 다짜고짜 뺨을 내려쳤습니다. 당장 병원 가자고 아이를 힘으로 질질 끌고 가는 걸 항상 사고만 치던 첫째가 막아서서 겨우 말렸는데 그러고 딸이 도망치듯 집을 나가서 지금까지 연락이 안 됩니다.
이 모든 게 말일인 엊그저께 있던 일입니다.
아들 얘기 들어보니 딸 남자친구라는 애가 아들도 잘 아는 후배인데 아주 생 양아치 놈이랍니다.
딸이 말했던 그대로 가정사도 안 좋고 현재 미성년자인데 주변 어른들은 뭐하는지 학교 근처 투룸에서 혼자 지낸답니다. 그 집이 소위 논다는 날라리 아이들 아지트 개념으로 이용되고 있던 듯 하고, 사고 많이 치고 다닌 제 아들도 그 곳에서 종종 놀고는 했다는데 그래도 제 동생(딸)과 그 애가 사귀는 사이인지는 정말 모르다가 최근에 알았다고 합니다. 아들 말로는 동생이 아마 집 나가서 그 쪽으로 갔을 거라고, 찾아가서 데려올까 저에게 묻는 걸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 일단 다그쳤습니다. 엄마인 제 입장에서는 사고 한 번 친 적 없고 순하기만 했던 제 딸이 언제 그런 아이랑 엮여 임신까지 했는지 납득이 안 가고 속상해서 이렇게 글로 적으면서도 눈물이 납니다.
남편도 난생 처음 딸에게 손찌검을 한 뒤로 속이 상한지 집에서 말 한마디 하질 않습니다.
연초부터 초상난 집 분위기에 이러다 누구 하나 정말 상 치를 것 같습니다.
이 모든 상황을 어쩌면 좋을까요. 애지중지 금이야 옥이야 키운 딸에게 너무나 배신감이 듭니다.

https://m.pann.nate.com/talk/364375231?orde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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