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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네이트판] 처음으로 남자친구 부모님 뵙고 왔는데요.. 결혼은 안되겠죠

3년 넘게 만났고 내년에 결혼 생각이 있어서 이번에 처음 뵙고 왔어요.

밥 먹으러 가서 간단히 술도 한잔 했어요. 밥 먹으며 대화 나누는 중에 갑자기 아버님이 "야 여친아, 너는 남친이 어디가 좋니? 좋은 이유 세가지만 말해봐라" 하시더라구요. 야 여친아가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처음 만났는데..
그냥 뭐 이건 넘길만 했어요 아버님도 어색하시고, 친근하게 대하려다가 그러신 거라고 생각했죠


저희 친아빠가 동네에서 노래방을 하시는데 이 얘기가 나왔어요
어머님이 가보고 싶으시다고 하시더라구요..? 원래 노래방 좋아하신다고
아버님은 처음 만났는데 아닌거 같다~~ 하셨는데 어머님이 너무 가고싶다고.. 하셔서 저도 거기서 아버님 말씀이 맞아요~ 할 수도 없고.. 진짜 가냐고 한 세번 여쭙고.. 아빠한테 미리 연락하고 갔어요


아빠 가게 도착해서 안줏거리 고르시라고 메뉴판 보여드렸는데, 밥도 먹고 왔고 제일 무난한게 과일이라 과일 추천드렸어요
아버님이 과일 괜찮다고 하셨는데 어머님이 메뉴판 들고 과일은 좀 비싼 것 같다고.. 기본안주(제일 싼 거)뭐냐고 물어보셨네요 음.. 2차 당황했지만 결국 과일 시키긴 하셨어요.


안주 시키고 남친은 형이랑 화장실 갔고, 저는 앉아서 어머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어요저희집이 이혼 가정이고 양쪽 다 재혼하시고 저는 양쪽 다 왕래를 합니다.중학교 때 이혼하셨는데 그때야 사춘기때라 힘들었지만 지금은 양쪽 부모님 다 응원하고 다 친하게 지냅니다근데 어머님이 저한테 하시는 말씀이 처음에 남친한테 우리집 이혼가정인 거 얘기 듣고 좀 싫다고 했었다. 근데 지금 보니 밝게 잘 자라서 좋다고 하셨는데 기분이 좋지만은 않더라구요물론 이혼가정인거 싫으실 수 있어요 그 부분은 백번 이해해요 저같아도 싫을거고..
근데 그걸 굳이 제 면전에 대고 말씀하시는게 당황스러웠어요.

그러고 아버님이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취하셨어요. 기분이 많이 좋으셨나봐요 
가게 문 닫을 시간이라 아빠가 가게 정리하고 같이 앉아서 얘기 나누고 있었는데
씨팔~하면서 아들들보고 개샛기들~~~ 이러시는 거예요.. 저희 아빠 옆에 계시는데요;;;?
암튼 그래서 남친이랑 남친 형이 자리 아버님 취하셨다고 마무리 했고 집에 모셔다 드렸어요한번도 이런 모습 보이신 적 없었는데, 첫만남에 이런 모습 보이게 되어 미안하다고 남친이 저에게 말했고, 아들 여자친구 처음 보셔서 기분이 좋으셨나보다 하시고 말았어요 

집에 가서 남친 형 저 어머님 이렇게 넷이 먹고있는데 갑자기 형 여친 얘기가 나왔어요
그 두 분은 우리보다 훨씬 더 오래 만났는데 여자친구분이 형보다 두 살 많으시고
여자친구분 하는 일 때문에 외국 나가야되는게 있어서 잠깐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시나봐요
어머님은 그게 싫으셨다고 형이랑 둘이 싸우시더라구요
너 기다리게 하는 애 버리고 어린애 만나라면서 나이 많은 거 계속 지적하면서 버려라버려라 하셨어요.


남친이랑 형은 계속 제 눈치를 보고 아니 여친도 왔는데 불편하게 왜 그러냐고 계속 말렸는데도 어머님 소리지르면서 우시고 가시방석이었어요

그러고 또 형 어릴 때 만났던 여친 얘기하는데 뭐 독서실 같이 다니다가 집 데려다준거를 지적하면서 집을 왜 데려다 주냐고 내 새끼도 공부하고 힘든데 이러시더라구요 여기서도 뭐지.. 했는데


제가 계속 있기 불편해서 남친한테 나 집 간다고 그러고 형이랑 어머님은 계속 얘기 나누고 있고
남친이 여친 앞에 데려다주고 올게 했더니 어머님이 또 왜 데려다주냐 이러시는 거예요 
그때가 새벽 세시였거든요.. 뭐 택시타고 7천원 나오는 거리고 혼자가는 거 괜찮고 데려다 달라고 할 생각도 없었는데 아 좀 당황스럽더라구요..


남친은 나와서 계속 미안하다고 사과했구요 저는 괜찮다고 하긴 했는데 안 괜찮았어요. 


살면서 결혼 생각 없었는데 지금 남친이 너무 괜찮고 좋아서 처음으로 결혼 해야겠다 싶었거든요.. 
남친만 보면 정말 괜찮아요. 저희 부모님도 좋아하시구요 근데 남친쪽 부모님이 너무 걸리네요


이 다음날 남친한테 얘기했어요 듣더니 남친은 정말 미안하다고 자기가 중간 역할 잘 하겠다고 했고저는 모르겠고 중간 역할 잘 할거였음 진작 잘 했어야되고 어제 같은 일 없었어야 된다고자식들 귀하게 여기시는 거 알겠는데 나도 우리집 귀한 자식이고 너 우리집 와서 우리 부모님이 너에 대해 평가 한마디, 좋다 나쁘다 옳다 그르다 한마디 한 적 있냐고 그냥 내 자식 남자친구니까 무지성으로 예뻐하신거다 어찌보면 나보다도 널 귀하게 생각하셨다. 하지만 나는 어제 평가의 대상이었고 나는 너랑 결혼하면 내 앞날이 어떨지 훤히 보인다고우리 엄마가 아빠랑 이혼한 건 아빠 잘못도 있지만 할머니 탓이 큰데 나도 그 꼴 날 거 같다.어머님은 자기 아들들만 귀하지 나 귀하게 생각 안하신다 이런 취급 받으면서 너랑 결혼할 생각 없다고 했어요

이렇게 계속 연애하면 결혼은 커녕 시간 낭비만 할 것 같아서 저도 힘들지만 헤어지자고 했어요. 그랬더니 남자친구가 저 없으면 정말 안된다고 자기가 어떻게든 잘 해볼테니까 다시 생각해주면 안되냐고 빌더라구요

솔직히 마음이 약해져요. 사실 남친이 잘못한 것도 아니고, 이 친구 만나면서 이만큼 나 사랑해주는 사람은 못 만나겠구나 싶어서 결혼 생각하게 된 것도 있거든요..본인 잘못 아닌 걸로 저에게 빌고.. 둘 중 누구도 잘못한 게 아닌데 헤어져야하고, 또 저뿐만 아니라 남친도 상처받았을 거예요. 부모에게 실망하는 게 얼마나 마음 아픈 일인지 저는 너무너무 잘 알거든요.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헤어지는 게 백번 천번 맞다고 생각해요.. 물론 결혼이란게 저희만 좋다고 하는 게 아닌 것도 알고요.. 근데 제 마음은 그게 잘 안되네요. 이 스트레스 때문에 공황도 오고 잠도 제대로 못 자요 도와주세요 인생 선배님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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