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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네이트판) 어릴때 헤어진 엄마가 저를 찾아요..

안녕하세요.
저는 20대 중반 여대생 입니다.
외국에서 공부 중인데, 코로나라 오래 못 오다가 오랜만에 한국에 왔어요.

제 부모님은 저 3살? 한국나이 4살때 헤어지셨어요.
저는 쭉 아빠랑 살았고 엄마 사진도 없고 어릴때라 엄마 얼굴이 아예 기억이 안나요.
할아버지가 엄청 부자이셔서 일하는 이모들 손에 또 친고모님들 손에서 하고 싶은거 다 하면서 컸고, 고등학교부터 외국생활 중입니다.

아빠는 약간 캐릭터가 신세대? 탁재훈 아저씨 같은 이미지이고, 연애는 간간이 하신걸로 알지만 저를 위해 결혼은 안하시겠다 어릴때 부터 말씀하셨고 지금까지 지키고 계십니다.

할머니는 어릴때부터 저만 보면 맨날 우시고, 목소리도 작으시고 조용조용 하신 분이고요, 고모들과 할아버진 엄청 강한 분들이세요. 무섭진 않았지만 어릴땐 고모랑 할아버지 입에서 엄마욕? 같은걸 좀 듣긴 했어요.

제가 이번에 할아버지가 편찮으시다고 해서 한국 들어왔고, 편찮으시며 고향 가셨다고 해서 저도 오랜만에 그 지방으로 왔습니다(저도 초등학교 까진 여기서 살았어요)

어릴때 친구들이 저 왔다고 다 모여서 술도 마시고 좋은 시간 보내고 친구집에서 자게 됐는데요, 어릴때부터 저 예뻐해주시던 친구 어머니께서 친엄마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저는 사실 사춘기를 엄청 호되게 앓았어요. 아무도 눈치 준 사람 없었는데 제 성격탓인지 혼자 좀 주눅들어 지내다가 사춘기때 봉인이 해제된듯이.. 나쁜짓 한건 아니고 한달 두달을 아무와도 소통을 안하고 먹지도 않고 그런식으로 지냈어요. 그때 상담도 받았었는데 그 샘이 얼핏 너무 어릴때 엄마의 버림이 내 존재를 부정하게 만들었다?? 뭐 그런식으로 말해서 내 방황의 모든 이유와 원인을 날 버리고 도망간 엄마탓으로 돌리고 그런채로 지금껏 살아왔어요.

엄마라는 단어조차도 너무 싫고, 관련 컨텐츠나 책도 부정하면서요..
제가 어릴때 듣기로 고모들 말이 엄마가 너무 어리고 예쁘고 하니까 끼?를 못 누르고 도망간거라고 했었거든요.

암튼, 친구 어머니 말씀은 저희 엄마라는 사람과 동네에서 친하게 지냈고 지금도 간간이 연락을 하고 지내신다고. 보고 싶으면 볼 수 있는데 어떠냐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인터넷으로 찾아본적이 몇번 있었어서 엄마가 돈 때문에 나를 찾냐고 물어봤는데.

제가 많이 컸다고 생각도 되고, 또 이번에 나가면 안들어올거 같아서 많이 생각하고 하는 얘기라고 하시면서..
엄마가 고모들이랑 할아버지한테 시집살이를 정말 많이 당했다고, 지금 시절이면 시사프로에서 취재 나왔을거라고 하시면서 몇가지 얘기해주시는데.. 충격적이었어요.. 구체적으로 적긴 좀 그런데ㅠ 아줌마도 우시고 저도 울고 그렇게 이어나가야 될 정도로 너무 호되게 결혼생활을 하셨더라고요... 저희 아빠는 그냥 밖으로 돌고, 아무 생각이 없었다고..ㅠ

엄마 너무 어릴때 아빠가 꼬여내서 반강제로 결혼해 저 낳아서 시골 살며 온갖고생 다 하다가 외할머니가 아시고 억지로 이혼 시켜 데리고 가신거라고ㅜ
그러고도 저 8살때는 근처 동네에서 방 얻어다가 사시면서 근처 헤메고 그러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저희 큰아버지가 할아버지랑 아예 연을 끊고 어디 사는지 정도만 알고 사는데, 그것도 큰엄마 시집살이 시키다가 연 끊긴거라고 하시면서 엄마 불쌍한 사람이라고ㅠ
저 데리고 오고 싶어했는데 외가댁도 가난하고, 우리 할아버지네는 막강하고 해서 도저히 가능하지가 않았다고ㅠ
엄마 사진 없는것도 고모들이 집에 몇번 찾아가서 사진이고 뭐고 다 깨부시고 난리 쳐서 그런거라고 하더라고요

지금 다른 지방 대학에서 강의 하시는데, 저랑 전공이 같으시더라고요..특수전공인데ㅠ

사진 보여주셨는데, 저는 고모를 많이 닮은줄알았더니 엄마랑 완전 판박이ㅠ


이 얘기를 듣고 사흘을 밥도 잠도 아무것도 못 하고 있어요ㅠ

내가 엄마를 만나면, 엄마가 좋아지면, 이 모든일들을 행한 아빠와 가족들을 용서할 수 있을까.. 그러면 내 일상은 유지가 될까.. 그냥 모른채로 살아가는게 낫지 않을까..

근데 엄마는 너무 보고 싶은데ㅠㅠ


저에게 고모들과 할아버지는 정말 좋은 분들이세요. 할머니한테 막 하실때가 있었지만 아주 예전의 일이고..저한텐 큰소리 한번 안 내고ㅠ


제 주변에 어른이 어릴때 과외선생님이랑 고모나 사촌들 뿐인데...

어디에도 말을 할 수가 없어서ㅠ 글을 적어봤어요.

답답하기도 하고, 또 현명한 답을 구할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해서요ㅠㅠ


나도 엄마가 있어, 내 엄마도 나를 사랑해 라는 뿌듯하고 행복한 마음도 있지만, 이기적인 마음도 드는 지금..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https://pann.nate.com/talk/366314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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