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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네이트판] 아버님 명의로 해드렸어야 하는 건가요?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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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평범한 30대 중반 워킹맘입니다.

동갑 남편과 평범한 결혼생활.. 중이라 생각했는데
이번에 생각이 좀 바뀌네요.

먼저 설명하기에 앞서 배경을 말씀드리면.

저는 대기업 IT회사 개발자이고 계약연봉 인센 다 합쳐
연 1~2억 정도 수입입니다.

남편은 같은 일 하는 후배로 만나 연애하고 결혼했어요.
이직을 안하고 계속 같은 회사에 있어 연봉은 저보다 좀 많이 낮은걸로 알고있어요.

월급 각자 저축하고 사용합니다.
서로 간섭하지 않아요.

그래도 회사 근처에 자가 마련도 하고
각자 차 한대씩 굴리며 크게 어려운점은 없이 살고있습니다.

얼마전 홀시아버님이 이사를 하신다고 했는데
들어보니 사시는데가 재개발에 들어가 어쩔수없이 가시는 거더라구요..

재개발 후에 재입주 하기위해선 큰 돈이 필요하고
지금은 일거리가 없어 쉬고 계신터라 (원래 목수이신데 허리를 다치셔서.)
겨우겨우 작고 낡은 전셋집으로 옮기셨다 하셨습니다.

근데 집주인분이 세금때문에 부동산 정리를 하신다고
그 집을 내놓으셨다 하는데
아버님이 또 이사해야하나 걱정이 많으시더라구요.

평소 저한테는 아버지 같은 분이라 안타까운 마음에
지금 세드신집을 제가 그냥 사드렸어요.

경기도 외곽쪽이라 20평대 아파트 2억 정도이길래
그간 저축한 제돈으로 사드렸습니다.

아버님도 한시름 덜었다고 울며 고마워하시고
남편도 정말 고마워하고 훈훈하게 마무리가 됐는데..

얼마전 남편과 대화하다 그 집 명의가 아버님이
아니라 저로 되어있는걸 알고나서는 이러는겁니다.

남편: 기왕 해드리는거 아버지 이름으로 하지
나: 왜? 뭐가 다른데?
남편: 그냥.. 기분이라는게 그렇잖아 아버지가 여보한테 얹혀사는 기분이실텐데..
나: 아버님 명의 해드려봐야 재산세만 나오고 좋은 점이 뭔데?
남편: 아니.. 그냥 기분 문제야. 난 장모님이라면 그렇게 해드렸을거라서..(남편이 자기 모은돈으로 작년에 저희엄마 차를 사드리며 명의까지 엄마로 다 해줬습니다)
나: 생각해볼게

근데 이 상황에서 제가 집을 아버님 명의로 해드리는게 맞나요?

아버님께 넌지시 여쭤봤더니 펄쩍 뛰시며 그냥 두라고
본인 앞으로 해봐야 세금만 더나오고
나중에 돌려줄때 양도세만 물지 않냐고
절대 바꾸지말라 하십니다.

남편은 그 이후로 서운한티를 내며
자기도 제가 하는만큼만 저희집에 해야겠다는둥
진짜 부모같이 생각하면 그렇게는 안한다는둥
저희 엄마 사드린거라도 제 명의로 했겠냐는 둥
궁시렁 거려서 다른 분들 의견 좀 여쭈려고 글써봅니다.

https://m.pann.nate.com/talk/366123437?currMenu=category&page=1&order=N


+)

어제 아이 재워놓고 쓰고 저도 잠들었다가
이제 보고 깜짝 놀랐어요.. 이게 베스트라니;;

어린이날이라 곧 외출해야해서 대댓 일일이 못달아드리는건 죄송합니다. 좋은 조언 많이 주셨는데요..

왜 남편이 아니라 제가 집을 해드렸는지 궁금하실거 같은데
원래는 또 이사하시게 되면 남편이 자기 모은돈으로
좀 도와드린다고 했었어요.

근데 남편은 사실 아버님과 사이가 안좋거든요
어릴때 반항기가 심해 아버님과 싸움이 잦아서
아직도 서먹하다 합니다.

근데 제가 얘기 들어보면 아버님이 다 올바르게 교육하신거고
외아들인데 성격도 저모양인게 엄마가 안계셔서라고 흠잡힐까봐
유독 엄하게 하셨던거 같더라구요

남편이 혼나고 맞을짓 했었어요;;

반면에 아버님은 저희 결혼한다 했을때
저 정말 가족처럼 따스하게 반겨주셨고..

제가 임신해서 입덧으로 아무것도 못먹고 다 토하고
조기휴직해서 집에만 누워있을때
친정부모님조차 지방에 계셔서 못오시는데
2시간 거리를 매일매일 한식 양식 중식 일식 돌아가며 요리해서
가져다주신 분입니다ㅠㅠ

어떨땐 저 불편할까봐 집엔 들어오지도 않으시고
저 자는동안 살짝 문앞에만 두고가시고..
일이 바쁜 저희 부부 대신 저희 애도 다 키워주시고..
저도 힘든일 있음 부모님보다 아버님이 먼저 생각나고..

그래서 그냥 제가 집 해드리고 싶었어요.
평생 이사걱정 말고 맘놓고 사시라고..

명의 문제는 아버님이 남편한테 헛소리 말라고
전화해서 단단히 이르신 모양입니다.

며느리가 힘들게 번돈이니 아버님도 남편도 탐하지 말아야하고
저한테 뭔가를 공짜로 대가없이 받을 수 있는건 저희 아들뿐이니
그런말 일언반구 하지말라고 하셨대요.

남편이 아침에 슬그머니 그러면서
미안하다고 자기는 장모님 장인어른 위해서라면
분명 그렇게 했을거라 생각없이 말한거라고 잊으라네요.

그래도 정신 좀 차리라고 여기 덧글도 보여줬습니다.
지금 화장실가서 읽고있는거 같아요ㅋ;

곧 어버이날인데 아버님 맛있는것도 사드려야겠어요
모두 행복하고 즐거운 가정의달 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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