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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판) 와이프가 왜이리 게을러 보일까요?

30대 중반 남자입니다. 와이프와는 1살 차이고요.
와이프와 신나게 싸우고 한 자 적습니다.
아 물론 와이프와 이야기 된겁니다.


아이가 7살인데 아이를 낳고 생후 6개월쯤에
와이프가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아이는 거의 장모님이 케어해주시고
와이프는 암 치료에만 전념을 했구요.
저도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지금은 완치 되었고 와이프는 건강한 몸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코로나가 터지고 나서
와이프가 급격히 기력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힘들어하고 피곤해하고...
툭하면 잠만 자고..

암이 재발한 줄 알고 깜짝 놀라서
검사도 했는데 다행히 이상없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러는건지.....

그런 상태가 1년째 지속되고 있네요.


그래도 지금은 많이 좋아졌는데
와이프가 잠이 무지 늘었습니다.

예전에는 정말 몸이 안좋아서 자는 것 같았는데
지금은 그냥 잠이 많아져서 자는 것 같습니다.


평일에도 저 출근하고 아이 유치원 보내면
다시 잠들어서 오후 느지막히 일어나는 것 같고
집안일이나 해야하는 것들도
아이 유치원 올 때쯤 되서야 하기 시작합니다.


밖에도 안나가고 사람도 안만나고...
아무리 코로나시대라지만 왜 운둔생활을 하는건지.


제일 불만인건 주말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이 밥도 챙겨주고 해야되는데
제가 있으니 더 일어날 생각을 안하는 듯 합니다.
그것 때문에 많이 싸워서 이제는 제가 포기하고
아이 밥을 챙겨줍니다.


저번 주말엔 아이랑 같이 동물원을 다녀왔습니다.
2시간 가량을 걷고 힘들다힘들다하더니
집에와서는 뜬금없이 계절옷을 정리하는 겁니다.
그리고 다음날(일요일) 몸이 너무 힘들다고 또 못일어나고요...


11시에 일어나서는 애 밥 챙겨줄 생각도 안하고..
아이는 결국 저와 짜파게티 컵떡볶이 핫도그 이런 걸로만 배를 채웠습니다.

일어나서 주섬주섬 청소기 돌리고 물__하고
빨래하는 등 집청소를 하더니
시장을 가자 하길래 같이 시장에 갔습니다.

이것 저것 사고 와이프와 아이가 좋아하는 호떡을
사가지고 저희집(본가)에 갔는데
어머니가 주는 호떡을 아이가 맛있게 먹길래


ㅇㅇ이는 오늘 밥을 한번도 못먹네.

이랬습니다. 그랬더니 어머니가 왜 밥을 못먹었냐해서

이사람이 잠만 자느라 애 밥을 안챙겨줬다.

라고 하니까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졌고요.
그것 때문에 집에와서 와이프랑 대판 싸웠습니다.


어머니 앞에서 그딴 말은 왜하냐고 소리소리를 지르길래

잠 자느라 애 밥 안챙겨준 건 맞지 않냐 했더니

몸이 힘들어서 그랬다고 또 몸 핑계를 댑니다.

그러더니 니가 좋아하는 밥 실컷 처먹으라고

김치찜하고 계란말이 어묵국 등등 만들어서

애 저녁만 먹이고는 안방에 들어가 문 닫고 꼼짝도 안하네요.

그리고 오늘까지 계속 냉전중이고요.



제가 답답해서 톡으로 네이트에 글 쓴다니까

ㅇㅇ 이렇게 답장 왔습니다.



저는 솔직히 너무 답답합니다.

와이프 잠 많은 것도 싫고 집에만 꼼짝 않고 있는 것도 싫습니다.


사람이 활동적이어야 에너지가 돌고 부지런해지지 않습니까?
저러고 계속 잠만 자니 에너지가 더 부족한 것 아닙니까?

아니면 주말에 애 밥은 챙겨주던지요.

와이프는 어머니한테 제가 그런말 했다고 화가 난 모양인데 사건의 본질을 깨달았으면 하네요.

저는 정말 답답합니다.




후기)

댓글 하나하나 읽어보았습니다.
와이프가 집안일을 안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오전 내내 잠만자고 오후에 모든 일을 합니다.
주말에도 오전 늦게 일어나는 게 불만이었구요.
저와 아이는 아침잠이 없어서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제가 냉동밥을 싫어해서 밥솥엔 늘 밥이 있습니다.
저는 주말 아침에 온 식구가 오손도손
둘러앉아 밥 먹는게 너무 좋아서 그게 포기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와이프가 일찍 일어나주길 바랬던거고요.


댓글들을 보니 그래도 이것저것 반성이 되네요.
고맙습니다.
좀 더 서로 이해하고 배려해서 잘 살겠습니다.







뭘 잘살아 씨발롬아 보험들고 자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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