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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네이트판] 세쌍둥이 선택유산 문제로 남편과 대판 싸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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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새벽에 썼다가 댓글이 거의 없어서
좀더 많은분들 조언이 필요해서 다시 글써요
양해부탁드려요.. 댓 달아주셨던 두분 죄송해요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얼마전에 세쌍둥이 임신소식을 알게된 임산부입니다
현재 8주 됐고,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없이 자연임신했어요
남편과 아이 하나만 갖기로 결혼 전부터 합의했고
출산하면 남편 정관수술 하기로 이미 말 된 상태입니다

본론부터 거두절미하고 얘기하자면
저는 아이 둘을 선택유산하겠다고 했고
남편이 매정하다고 큰소리치고 욕해서 대판 싸웠습니다
제가 정말 매정한거고 잘못한건지. 판단 부탁드릴게요
제가 생각을 잘못한거라면 다르게 생각할 용의가 있습니다
맘카페에 물어보자니 제 아이디가 노출될거 같아서
네이트판으로 도망왔어요 ㅠㅠ

일단 제가 선택유산을 하겠다고 한 이유를 말씀드릴게요
첫번째로 제가 쌍둥이 중 한명으로 태어났어요
엄마가 저랑 오빠 가졌을때 너무 고생 많이하셨고
모두 뱃속에서 잃을뻔한 적도 있다고 하셨어요
키울때도 외가, 친가 할머니들이 멀리 사셔서 도움받지 못하고
독박육아하셨구요.저도 양가 부모님 도움 못받는 상황이고
남편은 바쁜 직종이라 육휴를 쓸 수가 없어요
근데 둘도 아니고 셋을 어떻게 낳아서 키워요
입주도우미 이모님 불러서 육아 함께 할 계획이지만
결국 제가 셋을 키워야되잖아요
제 인생계획에 셋은 없었어요

그리고 두번째는 제가 키가 작고 체구도 작아요
151에 40키로에요 저질체력이 진짜 심각한 수준이고요...
제 몸뚱이로 도저히 세쌍둥이를 품고 낳아서 키울 자신이 없어요
임신 자체를 많이 고민할 정도였는데
저도 남편도 아이를 많이 좋아하고 그래서
결혼전부터 하나만 갖기로 약속했었고
이번에도 그럴거라고 생각했어요
쌍둥이는 유전이 잘 된다더니
쌍둥이로 태어난  제가 바로 쌍둥이를 가질지 몰랐구요
그것도 세쌍둥이라니 너무 어이가 없어요

위에 이야기한 이유로 저는 두명을 선택유산하고
한명만 품겠다고 마음을 굳힌 상황이에요
더 주수 차기 전에 결정을 해야될거 같고요..
근데 남편이 저렇게까지 펄쩍 뛸지 몰랐어요
저보고 매정하다느니 난리를 치네요.....
첨엔 펄펄 뛰다가 하나 낳기로 했는데
셋이 생겼으니 진짜 오히려 잘된거라고,
내심 하나만 키우면 외로울거 같았는데
잘됐다며 낳아서 키우자고 슬슬 꼬시더니
제가 하나만 낳아서 키우자고 하지 않았냐니까
그건 한명만 생겼을 떄고 이러면서 딴소리를 해요
뭐 한번에 키우면 덜힘들지 않겠냐 이런 뻔한소리까지 하고요
품는것도 나고 낳는것도 나고결과적으로 어쨌든 키우는것도 난데
내 뜻에 따라주면 안되냐고 하니까 꿍시렁 꿍시렁...
그럼 하나만 보내자고 했는데 그것도 제가 싫다고 했어요
그러다가 저도 언성 높아지고 계속 싸우다가
건강한 애 둘씩이나 보내는건 살인이나 같다고 이말까지 나왔네요 지금 말도 안하는 상태에요

쌍둥이를 키우는데 경제적 상황이 엄청 쪼들리는 건 아니에요
외벌이로 충분히 키울수있고 맞벌이였다가 제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몇번 쓰러지고 마침 임신준비하면서 퇴사했어요
아마 당분간 복직 구직 안하고 애 키우면서 프리랜서로일하려고 했고요 (프리가 가능한 직업이에요)
이건 돈의 문제가 아니잖아요...제가 자신이 없어요
저 혼자 간수도 힘든 저질 키작마른 사람인데
셋을 어떻게 낳아요 둘도 자신이 없어요
하나만 낳고 싶은데 제가 그렇게 모진건가요잘못한건가요?
빨리 결정해야되는데 남편은 화나서 말도안하고.
아직 부모님들한텐 임신했다고만 했지
쌍둥이 가졌다고는 말씀 못드렸어요.
부모님한테 먼저 말해볼까요?
어떻게 해야할지 조언 부탁드려요
미치고 팔짝 뛰겠어요...



https://m.pann.nate.com/talk/366220690?&currMenu=category&vPage=1&order=N&stndDt=20220514&q=&gb=d&rankingType=total&page=1


+)

안녕하세요 원글쓰니입니다
처음에 글쓰고 댓글로 피드백 남긴다고 했었는데
늦어진거 양해부탁드려요 ㅠㅠ
댓글 대부분 읽었고 많은 의견과 조언 감사합니다

누가봐도 어그로같은 댓글은 신경 안쓰니 괜찮아요
저도 쌍둥이였고 제 주변에 쌍둥이맘들 의사 조언받아서
상황따라 선택유산하는거 다 알고 있어서 글 쓴거에요
쌍둥이들 임신하면 선택유산 흔한거 모르고 글쓰는 &
알면서도 부득불 긁으려고 댓쓰시는 분들 많으시네요
그래도 그런 댓글 달릴거 알고 썼으니 상관없어요

우선 남편이랑은 한번 더 진지하게 이야기했고
남편이 해서는 안될 말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받았어요
원래 저와 남편이 아이를 많이 좋아했고 (이건 본문에도 썼었죠)
저도 몸만 건강했더라면 아이 더 낳았을거라고 이전부터
얘기했었기 때문에, 아기집 세개 보이고 세쌍둥이라는거
알게 된 순간 제 상황을 생각하지 못하고 뵈는대로만 말했다네요
그냥 다 자기 착오고 잘못이랍니다
저희가 30대고 결혼한지 5년 됐는데, 아이 기다리다가 생겨서
그 기쁨에 너무 취했다 합니다 미안하다고 계속 사과받았고요
판 글과 댓도 같이 읽었어요

아이 낳고 정관수술 하기로 한 약속 또한 여전히 유효합니다

의사선생님도 제가 생각했을때는 충분히 돌려말했다고 생각한거 같은데 남편이 직접 그 얘기를 듣지 않았으니 와닿지 않은 거 같아요

결론은 이번주에 다시 한번 의사선생님과 상담하고 제 뜻 전하고,
의사선생님의 의견 들어서 보내주려고 합니다
세쌍둥이를 전부 임신유지할 생각은 없어요
자연도태 가능성때문에 세쌍둥이중 하나만 보내고
둘 품고있다가 몇주 보고 나머지도 결정한다는 경우도 있어서
언제 어떻게 할 지는 의사선생님 의견도 중요하니까요
저도 제 체구와 신체상황을 알아서 임신기간 반 이상을 병원에서 누워 보내긴 싫어요

대신 남편도 저에게 이번에 한 실언이 있기 때문에
그 말이 행동으로 오는지에 대해서는 계속 지켜볼거에요
평소에는 남편이 이런 문제 전혀 없었고
오래 사귀고 결혼한지도 꽤 돼서 가식으로 저러는지는
제가 잘 알지만 저도 일단 이번에 말로 충격은 받았으니까요
수술 결과까지 제가 밝힐 순 없겠지만 이렇게 마무리 될 것 같아서
내일모레 병원가서 결정 나겠네요

예상외로 너무 많은 댓글이 달려서 깜짝 놀라긴 했는데
그래도 많은 분들의 의견 들을 수 있어서,
그 근거로 남편과 다시 이야기 물꼬 틀수 있어서 감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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