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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네이트판] 시누이 남자친구한테 ㅇㅇ씨 라고 했다가 한소리 들음+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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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혼 3년차. 30대 초반.

남편에게 10살 이상 차이나는 늦둥이 대학생 시누가 있음. 현재 문제의 발단이 된 1살 많은 타과생이랑 연애중. 아무튼...

시부모 둘 다 교직에 계셨던 선생님이었는데 주말에 스승의 날이니까 밥먹으러 오래서 일단 토 안달고 갔음. (솔직히 은퇴도 했는데 뭔상관인지 알수가없음...)

그냥 편하게 밥먹으러 갔는데 왠걸.. 그간 말로만 숱하게 들었던 시누이 남자친구가 시엄마랑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있음. 나는 붙임성 있는 성격이 아니라서 인사 나누고 그 친구랑 멀리 떨어진 끄트머리에 착석함.

밥 먹다가 내가 먹고싶은 음식이 나는 물론이고 남편도 손이 닿지 않을만큼 멀리 떨어져있어서 음식이 바로 앞에 있는 시누이 남자친구에게 살짝 말을 걸었음.

ㅇㅇ씨 앞에 있는 닭갈비 조금만 덜어줄 수 있을까요?

라고.

내 말이 끝나자마자 그 친구는 바로 국자 들어서 빈 접시에 닭갈비를 옮겨담아주었는데 시엄마가 고개 저으면서 젓가락을 식탁에 탁! 소리 나게 내려놓음.

그 소리에 놀란 나랑 남편은 시엄마 쳐다보고.. 시엄마는 나를 아주 못마땅하게 노려보고.. 내가 뭘 잘못했나 싶어서 왜그러시냐 물으니,

너는 ㅇㅇ이 남자친구에게 ~씨 하는게 어떤 예의니? 시매부님이라고 해야하는거 모르니?

하며 쏘아붙임..

시누이랑 그 친구 결혼한 사이 아님... 결혼 예정인것도 아님. 그냥 1년정도 사귀었는데 그 친구가 아주 싹싹해서 교제한지 두 달 만에 시부모 집에 들락거리며 종종 밥 얻어먹고 그랬음.

근데 고작 시누이 남자친구에게, 그것도 나랑 10살 넘게 차이나는 애한테 (나보다 어린 분들 깎아내리는 의도 없음) 내가 시매부님이라고 불러야 함? 나는 ㅇㅇ씨라고 부른것이 잘못되었다 생각하지 않음. 그리고 난 분명히 존댓말을 사용했음.

그래서 시엄마한테 결혼한 사이도 아닌데다가 나보다 한참 어린데 뭐가 문제냐고 예의있게 말씀 드렸음. 그 친구는 안절부절 못하면서 시엄마한테 자기는 괜찮다, 반말을 들어도 되는 입장인데 오히려 존대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시엄마를 진정시키려 했음.

시엄마는 한숨 푹푹 쉬어대며 궁시렁 대고.. 나 또한 어이가 존X 없어서 두 번 떠먹은 밥그릇 옆으로 치워둠. 시아버지는 신경도 안쓴다는듯 식사 마쳤고 시누이는 내 눈치 오지게 보다가 남자친구 끌고 지 방으로 감.

남편은 계속 나한테 옛날분이시고 교사였으니 니가 이해 해라 라면서 개소리 지껄였음. 젓가락으로 머리통 뚫어버리고 싶었는데 여기는 내 편 들어줄 사람이 없으니 가만히 있었음.

집에 가기전, 배웅도 안나오는 시엄마한테 굳이굳이 찾아가서 가족도 아닌 20살 언저리 남자애랑 이 집 식구가 된지 몇 년 된 나랑 취급이 이렇게 다르니 나는 아무래도 가족이 아닌듯 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잘못한게 없으니 오늘 일을 트집 잡으시려거든 남편을 통해서 하셔라. 이렇게 말씀드리고 나왔음.

현관에서 신발 신으면서 소리 지르는게 들렸는데 그냥 무시하고 나왔음. 시댁이 도보로 20분 거리라서 나는 걸어가고 남편은 차 타고 집에 왔음.

남편은 내 눈치 보면서 하루종일 시덥잖게 말 거는데 솔직히 쟤도 시엄마도 다 짜증나서 꼴비기 싫음... 아직까지 시엄마한테 연락은 없는걸 보니 나 집 가고 시누이랑 그 친구가 말렸나 싶음.

짜증난다 정말.

https://m.pann.nate.com/talk/366243999?currMenu=category&page=5&order=N


+) 자고 일어나니까 톡선이라는게 이런거군요.

남겨주신 댓글은 빠짐없이 읽어보았습니다. 여러분의 반응을 보니 제가 나름 대처를 잘 하고 왔나봐요ㅎ 본인 일 마냥 화 내주신 분들도 감사드려요. 답답했던 속이 조금 풀리네요.

시부모님은.. 교권이 절대적이었던 80-90년대에 교직에 계셨던 분들이에요. 저 또한 그 시절에 학생이었으므로 어떤 교사였는지는 짐작이 갑니다.

저는 원래도 살가운 며느리가 아니었고 시모는 처음부터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이처럼 공연히 면박을 받은건 처음입니다.

내가 살갑지 않다며 궁시렁대는 말, 남의 집 며느리와 비교하는 말, 나를 장식품 취급하는 태도... 여태까지 둘이 있을때 주로 받았던 일명 시짜짓이에요. 저런 말을 담아두지 않고 흘러버리는 스타일이라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큰 타격을 입은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생각 이상으로 시모는 제가 어지간히도 마음에 안드신 모양이죠. 초면인데다가 나이 어린 시누와 그 남친 앞에서 면박을 줄 정도니까요.

저는 남편만 보고 결혼한건데 그 남편 이제 쓸모 없어졌네요ㅎ 지금 이 추가글을 적어내리는 순간까지도 제 눈치를 보며 오늘 맛있는거 먹자고 알량방구 떠는 저 사람은 내 남편이 아니라 시엄마 아들일 뿐이겠죠. 그냥.. 딱 그 수준인거겠죠..

당장은 이혼을 거론하진 않을거에요. 제가 시가를 압박 할 수 있는 수단을 쥐고 있는데.. 그걸 이용해보려고 합니다.

자작글, 제 평소 행실 탓 하시는 분들! 저는 떳떳합니다. 밖에 나가서 산책도 좀 하고 사람도 만나서 친목을 도모해 보세요.

후기가 아닌 그냥 덧붙임 글이어서 시모에게 사과 들었다는 후기를 기대 하신분께는 조금 섭섭한 글이 되겠네요.

모두들 가정에 행복이 깃들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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