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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네이트판] 이혼하기 싫은데 이혼하라는 친구

내용이 길어질거 같아 그간의 내용을 간략하게 씁니다.
저 43살, 남편 50살, 결혼 18년차 17살 아들, 12살 딸 있습니다.
저희 부부는 둘째 임신 이후로 섹스리스고,
5년전 남편이 직장동료와 바람을 피우고 그여자와 살고싶다며 합의이혼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이혼하려는 숙려기간중에 그여자와 헤어졌고 남편은 그제서야 정신차리고 절대 이혼할수 없다며 태도를 바꾸었습니다. (그여자는 얼마후 다른 남자와 결혼했고 남편과 만나는 동안에도 남친이 있었음)
저희는 대화가 안되는 부부였으나 아이들한테는 잘하던 남편이었고 당시 12살, 7살이던 아이들도 이혼하는것을 반대하였고, 학교생활에도 문제가 생기면서 그냥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그과정에서 아들은 아빠가 바람폈던 상황을 대충은 알게되었고, 그 사건 이후로 아이 교육을 핑계삼아 남편은 지방에서, 저와 아이들은 서울에서 4년째 격주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습니다.
그뒤로 저는 우울증이 생겨서 한동안 약을 먹었고 지금은 가끔 심하게 울컥하거나 충동이 느껴질때만 복용합니다.
지금은 아이들도 안정되었고, 한달에 두번 올라오는 남편도 저도 화목하고 아무 문제 없이 지냅니다.

다만, 제가 2년째 만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상대는 돌싱이고,
위의 상황을 다 알고 있고, 제가 유부이고 이혼하지 않을것도 알고있습니다. 이사람 덕분에 약도 거의 끊었고.. 대화가 통하고, 저를 여자로 봐주고 친구처럼 지내는 사람입니다.

문제는 이런 제사정을 다 아는 오랜친구가 있는데...
남친을 정리하든 이혼을 하든 하나만 하라고 합니다.
오랜친구라 제남편도 아는데 제가 말하지 않고 정리하지 않으면 자기가 대신 말하겠다고. 제가 바람피는것도 모르고 처자식 먹여살린다고 고생하는게 불쌍하대요. 배신감느낄거라고요.
(이친구는 3년전 경제적+시댁 문제로 이혼했고 아이는 없음)
저는 왜 이혼해야하는지 남친을 정리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애들도 남편도 저도 남친도 지금 너무 잘지내고 좋은데
솔직히 남편은 알든말든 상관없어요... 남편도 상관없을걸요...
그냥 이대로 지내는게 그렇게 더럽고 욕먹을 일인가요...
세상사람 다 욕할거고 애들 알게되면 부끄럽지 않겠냐고...
저는 정말 애들만 잘 지내면 다른건 상관없거든요.
이혼하나 안하나 어차피 한달에 두번 보는 남편이 뭐라고.
애들이 아빠를 좋아하고 잘지내니까 전처럼 이혼한다고 하는게 아이들한테 또 상처가 될까봐 안하는건데 애핑계 대지 말래요.
그렇다고 다시 전처럼 이래죽나 저래죽나 그렇게 살기도싫어요...

(추가)
친구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이유는 3년전 친구가 이혼할때 저도 힘들때여서 서로 위로하면서 많이 얘기하게 되었고, 그뒤 친구는 이혼하였고, 친구이혼할때 같이 이혼하자고 했는데, 저는 시간이 꽤 지난일이고, 애들때문에 떨어져 살면서 이제 애들도 남편도 안정되고 아무렇지 않아보여서 저만 참으면 되는 상황이라 버티던 때였어요. 그때까지도 불안정했던 제가 그후 남친을 만나면서 약도 줄이고 많이 안정되어서 지금상황을 다 알고 있는것입니다.
남편이 이혼을 요구할때 아이들 양육권도 포기하고, 그여자에게 따로 연락하거나 상간녀소송등 어떤문제 제기도 안하는 조건으로
받은게 있어서 딱히 남편등에 빨대를 꼽은것도 아닙니다.
저는 부모가 일찍 돌아가시고 혼자였어서 가정이란 울타리를 깨고 혼자 되는게 너무 두려웠습니다. 저한텐 부모도 형제도 없고 남편과 아이들 뿐이었는데 남편의 바람은 세상에 혼자 버려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남편은 아이들을 데려가라 하고, 아이들은 이혼을 원치않고 그래서 빨리 없었던 일로 마무리하고 싶었던것 같아요. 한달에 두번 보는 남편하고는 이제 싸울일도 거의없고, 별생각이 안들어요. 이제는 바람을 피든 뭘하든 상관없습니다.
아이들을 보면... 남친을 정리하는게 맞는데 미친소리로 들리겠지만... 제 인생이 불쌍하고 억울한 맘도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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