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오컬트 레딧 Reddit) 나는 내 아내를 사랑해
번역출처
네, 아내를 사랑한다니까요, 이 말만 경찰에게 벌써 세 번째 되풀이 중이다. 알아요, 장인장모께서 아내를 실종 신고한 사실도 알고 아내가 몇 주 전부터 출근도 안 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아뇨, 제가 왜 먼저 실종 신고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설명은 해드릴 수 없습니다. 그냥 그럴 생각을 못 했어요. 바빴거든요. 하지만 저는 제 아내를 사랑합니다.
둥근 얼굴과 큰 덩치를 가진 사내는 내 말을 전혀 믿지 않는다.
상처요? 고양이가 긁은 겁니다. 동네에 길냥이가 있거든요. 몰라요, 저는 처음 본 녀석인데 왜 다짜고짜 저를 공격했는지 제가 어떻게 압니까?
그가 한숨을 쉰다. 나는 거짓말에 젬병이다.
"저 밖에 있는 건 뭡니까?" 그가 묻는다.
고개를 돌려 정원으로 향하는 유리문을 봤다. 애초에 이 남자를 집에 들이는 게 아니었어. "뭐 말입니까?" 나는 전혀 모르겠다는 얼굴로 그에게 되물었다.
"저 흙더미 말입니다," 그가 말했다. "희한하네요. 마치 저 밑에 뭘 묻기라도 한 것처럼 보이는데요."
그가 몸을 일으킨다. "가서 좀 살펴보겠습니다." 그는 권총집에 꽂힌 총 손잡이를 잡았다.
나는 그러지 말라고 하고 싶었지만, 공포에 몸이 멈춰버렸다.
그가 유리문을 열고 정원으로 향했다. 그는 갓 파낸 듯 축축한 흙 상태를 확인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그럼 이건 뭐죠?" 그가 물었다.
"모르죠," 말이 더듬더듬 나왔다. 아무래도 그는 나를 여태까지 본 살인자 중에 가장 멍청한 놈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저거요, 저거는 또 뭡니까?" 그가 창고를 가리키며 물었다.
"별거 아니에요," 거짓말을 했다.
"저 뭐니, 무덤... 비스름한 거 팔 때 사용한 삽인가? 저 안에는 뭐가 있습니까?"
"없어요." 그가 창고에 들어가는 것만큼은 막아야 한다.
"가서 좀 봐도 되겠습니까?"
"부탁합니다. 안에 아무것도 없다고요."
"부탁? 방금 부탁한다고 한 겁니까?"
그가 창고로 향했다. "거기 있어요," 그가 말했다. 그리고 창고 문을 열더니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고개를 떨궜다. 잠잠하던 창고 안에서 갑자기 귀가 찢어질 듯이 높은 비명이 들리더니 무언가 우당탕하는 것이 아닌가.
심호흡했다. 손이 떨렸다. 마음을 가다듬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려.
나는 창고로 들어갔다. 안이 어수선하다. 창고 벽과 바닥이 온통 피 칠갑이다. 한쪽 구석에 아내의 노란 눈동자가 어둠에 빛나는 것이 보인다. 그녀가 죽은 경관의 살점을 뜯을 때마다 찰박대는 소리가 들린다. 아내는 뜯어낸 살점을 씹지도 않고 삼켜버린다. 심지어 찢긴 옷까지. 아무래도 많이 배고픈 모양이었다.
아내는 먹던 것을 그만두고 노란 두 눈을 내게 고정하더니 아직 뜨거운 김을 내뿜는 주둥이로 내 냄새를 맡으러 내게 다가왔다. 내게 가까이 온 아내는 애정을 듬뿍 담아 그 큰 얼굴을 비벼대며 내게 말라붙어버린 갈색 혈흔을 묻혔다. 그리곤 거대한 발로 내 주변을 휘감고 탱탱하게 팽창한 얇은 몸을 내게 밀착했다. 헛간 냄새를 품은 아내의 거친 털이 내 얼굴을 스쳤다. 아내는 가냘프게 울더니 내 팔을 그녀에게 둘렀다. 벌써 일주일째다. 이제 아내가 두렵지 않다. 아내의 발에 달린 길고 날카로운 발톱이 내 등에 닿았지만, 날 할퀴려는 게 아니라는 걸 이미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