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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이준구교수님-제3자의 눈으로 본 한국 경제의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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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지인을 만나면 "한국 경제 이대로 괜찮겠어요?"라는 질문을 제일 많이 받습니다.
자못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이러다가 한국 경제가 '폭망'이라도 하는 것 아니냐는 투로 그런 질문을 던지는 겁니다.
내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면 무언가 믿기가 힘든 말이라는 표정을 짓곤 합니다.

눈에 보이는 대로 귀에 들어오는 대로 뉴스를 접하다 보면 그런 생각을 하는 게 당연할 겁니다.
우리 언론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보수언론은 우리 경제가 이런 저런 문제로 병들어 가고 있다는 뉴스로 도배하기가 일쑤니까요.
유달리 분별력이 좋은 사람 아니라면 그런 나쁜 뉴스의 홍수에 그대로 떠내려 가게 마련일 겁니다.

그 결과 제3자인 외국인이 한국 경제에 대해 내리고 있는 평가가 더욱 후한 어처구니 없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우리 자신은 한국 경제가 죽을 쑤고 있다고 한탄하는데, 외국인은 잘하고 있다며 엄지를 척 올리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지요.
우리는 늘상 왜 이렇게 천하에 쓸모없는 자학(自虐)이나 하면서 살아야만 하는지요?

지난 4월 29일에 발표된 국제통화기금(IMF)의 보고서는 한국이 코로나 판데믹의 악영향을 가장 성공적으로 막아낸 나라라고 칭찬했습니다.
한국 경제의 튼튼한 펀다멘탈과 단호한 정책 대응(decisive policy response) 덕분으로 팬데믹의 충격을 딛고 순항하는 중이라는 평가입니다.
그 보고서에서 캡처한 위쪽의 그림을 보면 G-20 국가들 중 한국의 팬데믹 대응이 가장 성공적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그림의 수평축은 2020년의 각국 코로나 확진자의 비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오른쪽으로 갈수록 확진자의 비율이 더 높다는 뜻이니까 왼쪽에 위치해 있을수록 팬데믹에 대해 성공적으로 대처했다는 뜻이지요.
우리나라는 당연히 가장 왼쪽에 위치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직축은 실질GDP에 미친 악영향을 나타내고 있는데, 위쪽으로 갈수록 악영향을 덜 받았음을 뜻하지요.
이 기준으로도 우리나라가 가장 위쪽에 위치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이 가장 왼쪽 그리고 가장 위쪽에 있는 나라인 만큼 성공적인 대응을 했다는 평가가 당연히 나오는 겁니다.

나는 보수 언론이 이 IMF 보고서에 관한 기사를 크게 다룬 걸 잘 볼 수 없었습니다.
내가 과문한 탓인지 아니면 실제로 다루지 않아서 그런지 잘 모르기는 합니다.
어떤 보수언론은 기사로 다루기는 하면서도 'K-자형 경기회복'(K-shaped recovery)이 걱정스럽다는 단서를 달아 놓았더군요.
내가 보기에는 칭찬만 해주기가 뭐해서 꼬투리를 잡는 것 같던데요.

K-자형 경기회복이란 경기회복의 국면에서 모든 부문이 고르게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회복의 페이스가 부문별로 크게 편차가 나는 현상을 뜻합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듯, 우리의 수출은 코로나 이전의 상태 이상으로 회복되었습니다.
그런데 소비지출은 코로나 이전의 상태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IMF보고서가 바로 이 점을 지적한 것인데, 기사의 제목으로 뽑을 만큼 크게 염려할 부분은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 상황에서 소비심리가 좀체로 살아나기 힘든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 아닌가요?
그나마 수출이라도 효자 노릇하고 있기가 천만다행이지 함께 죽쑤고 있다면 오히려 그게 더 큰일이지요.

IMF보고서는 한국정부가 팬데믹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게 적극적인 지원을 제공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금융부문도 팬데믹으로 인한 충격을 딛고 건실한 기조를 유지하는 중이라고 칭찬하고 있습니다.
다만 민간부문의 부채비율이 매우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현상은 경계를 요하는 점이라고 지적합니다.

보수언론은 문재인 정부의 방만한 재정운영으로 인해 국가채무가 위험수준에 육박해 간다는 보도를 일삼고 있습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국제신용평가기관이 위험의 징후를 먼저 찾아내 우리의 신용등급을 깎아내렸을 겁니다.
신용평가기관은 바로 그런 일로 돈을 버는 회사 아닙니까?

그런데 4월 28일의 외신에 따르면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tandard & Poor's)사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종전의 'AA'로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답니다.
한국 경제가 다른 고소득국가들에 비해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앞에서 말한 IMF보고서와 같은 시각에서 한국 경제를 바라보고 있다는 말입니다.

AA라는 것은 아래쪽에 제시한 표에서 보듯 아주 좋은 등급이며, 영국이나 프랑스와 비슷하고 일본보다는 더 높은 등급에 속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표는 기획재정부가 만든 표입니다.)
S&P사는 등급전망도 종전처럼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해 최근 문재인 정부가 재정을 흥청망청 낭비해 국가부도의 위험한 상태로 몰고 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지요.

한 나라의 신용도를 S&P, Moody's, Fitch 같은 국제적으로 정평 있는 신용평가기관이 더 잘 알겠습니까 아니면 우리 보수언론이 더 잘 알겠습니까?
답은 너무나도 뻔한 것 아닙니까?
지난 번 가덕도공항 관련 글에서 밝혔듯, 나 역시 정부가 예산을 좀 더 아껴쓰는 자세를 견지하기를 요구합니다.
그러나 너무나도 방만한 운영으로 인해 국가부채가 위험한 수준으로 뛰어올랐다는 평가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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