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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오컬트 여자 피임약을 복용하고 기록을 남긴 남자

※이 글은 생체 실험을 다룹니다.

2018년 4월 10일 오전 2시, 나는 잠이 오지 않는다.

낮에 마신 커피때문이었을까, 그것이 아니라면 단순히 생각이 복잡해서일까.

확실한 것은 불면에 의해 나는 흥미거리를 찾아 인터넷을 돌아다녔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게임 영상을 찾았지만, 코스튬플레이, 여장남자 등 여러 파도에 휩쓸리면서

남성 피임약 후기 라는 글을 보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용 피임약을 복용할 경우에 일어나는 여성화 현상과

부작용과 임상기록 등은 상당히 흥미롭다고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피부가 고와지며, 얼굴골격이 바뀐다는 말들이 보였는데

이는 도시전설이건 그렇지 않건 내 심리를 자극하기에는 충분했다.

어떤 바람이 불어서였을까. 나는 간단하면서도 엄청난 임상 실험에 발을 들이게 된 것일까.

고작 약 몇알 만으로 사람의 체형이 바뀐다는 것이 가당키나 할까.

설령 이것이 단순한 도시전설이라면 내가 증명해보이고 싶기도 했다.

적어도 이 전설은 귀신이나 초자연적 현상처럼 볼 수 없는 경우가 아닌,

내 몸에 직접적으로 작용해보면서 내가 체감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기 때문이다.

아침의 햇살과 옆집의 공사소리에 잠에서 깬다.

홀로 집을 나서 약국을 향한다.

이른 아침에도 영업을 시작한 약국의 약사님은 꽤나 젊은 미남이다.

그래서일까 상당히 부끄러웠지만, 이내 마xx라 2갑을 산다.

다행히 약사님은 부끄러워할 필요 없다면서 내게 한마디 건네신다.

"저도 아내 심부름 자주 하는걸요. 하하"

나는 25살의 남성이다. 결혼도 하지 않았다.

역시 이런 오해는 오전 시간대에 성인남성이 돌아다님으로 발생한 것일까.

다행이라고 할 지, 슬프다고 할 지는 모르겠지만 집으로 돌아왔다.

한 알을 삼킨다.

아직은 아무런 반응이 없다. 당연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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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 177cm
체중 : 75kg
성별 : 남
허리치수 : 31인치
비만도 : 정상
근육량 : 정상

※이 글은 생체 실험을 다룹니다.

21정, 1개월치를 다 복용했다.

그간의 변화를 종합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체온 변화에 민감해짐.(추위를 많이 탄다기 보다는 온도 변화에 예민해졌다.)
2. 성욕 변화(성욕이 감소했다.)

아직 다른 변화는 정확하지 않고, 일시적일 수 있는 몸의 증상들은 따로 기재하지 않았지만

가끔씩 근육이 아프다거나, 이따금씩 여드름이 올라온다거나 하는 등이 있다.
또한, 2일 연속으로 여자가 되는 듯한 꿈을 꾼다 정도가 있겠다.
꿈의 경우에는 매일 꾸고, 이전에도 이런 식의 여성이 되는 꿈은 많이 꿔봐서 크게 상관은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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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 177cm
체중 : 74.9kg
성별 : 남
허리치수 : 31인치
비만도 : 정상
근육량 : 정상
현재 약 복용 : 21정



※이 글은 생체 실험을 다룹니다.

그러고보면 궁금하기도 했다.

약을 복용하다가 하루이틀 어제와 같은 이유로 복용을 못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 지.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라도 되는 것은 아닐까? 물론 지금도 딱히 변한 것은 없지만..

어제 하루 복용을 하지 않았을 때, 그 하루 동안 정말 놀라울 정도의 증상이 있었다.

마치, 그동안 꾸준히 들어오던 여성호르몬이 주입되지 않자 몸에서 억지로 만들어내는 듯한..

1. 이유없이 샤워를 하면서 펑펑 울었다. 아침에 샤워를 하는 도중 계속해서 울었다.
이유는 모르겠다. 정말 눈물이 나면서도 이해가 안될 뿐이었다. 나는 원래 내 일이 아니면
옆에서 누가 쓰러지거나 도움을 요청해도 눈 하나 깜짝안하는 타입이다. 그래서 눈물도 마지막으로 보인 지는 2013년 8월 이후로 처음이다. 처음에는 감정선의 부작용인가 싶었다. 다행히 지금은 다시 약을 복용해서인지 괜찮다. 그렇다고, 우울해진다거나 그랬던 것은 아니다.

2. 유두가 계속 아프다. 마치 멍이 든 것 처럼. 이건 좀 걱정이 되서 인터넷에 검색해봤더니 세상에나
여성형 유방이 생기거나 2차성징의 징후 혹은 임신 초기 증상 등 가슴 크기의 확대와 관련된 증세였다.
슬프다. 그렇다고 포기하지 않는다.

3. 하루종일 먹는 날이었지만 체중이 증가하지 않았다. 나는 원래 고무줄 몸무게라 빨리 찌고 빨리 빠지는 체형이었지만, 요며칠 73kg가 된 이후로는 꾸준히 체중이 유지된다. 물론, 이건 정말 일시적인 것일테고, 방심하면 또 살이 될테니 운동을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확실히 전보다 체중증가량이 줄기는 했다.

1,2,3 중 약에 의한 증상은 2번 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약사도, 의사도 아니기 때문에 현재 일어나는 내 몸의 변화들을 전부 기록할 뿐이다. 실제로 그러려고 시작한 일지 니까.

ps. 동네 약국에서 마이보라를 2개월치를 사놓고 1개월만에 재방문하면 아무래도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아서 맞은편의 다른 약국에서 약을 샀다. 그런데 약값이 1500원이나 더 비싸더라.. 결국 3000원 손해봤다. 약값은 약사가 책정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앞으로 약국에 갈 때에는 이곳저곳 가보면서 저렴한 약국을 애용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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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 177cm
체중 : 73.3kg
허리치수 : 29인치
현재 약 복용 : 41정

성 정체성에 혼란이 온다거나, 여성화가 진행되었다거나 하는 이유는 아니다.


나는 현시각부로 약 복용을 금할 것을 맹세합니다.


오늘을 기점으로 더 이상의 일지 작성은 없다. 일지의 삭제는 따로 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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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경과 보고

체중 : 3kg 가량 감소

신장 : 이상 없음

허리치수 : 이상 없음

성욕 : 감소되었으나, 다시 회복 중.

약 복용 수 : 52정

여성화 진행 상태 : 전체적으로 체형이 갸름해지고, 라인이 생성. 가슴은 여유증이 비교적 치료.

심리적 상태 : 초기에는 우울증이 심했으나, 전체적으로 감정적인 측면에서 예민함을 보였음.

또한, 이성에게 큰 매력을 못 느끼게 되었지만, 이는 점차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


그래도 나름 1개월 가량 실험을 진행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지만..

재밌는 실험이었다. 이상.


대체 왜 이런 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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