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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여고 단톡방에 몰려와 성적 발언·사진 올려… ‘옵챗 테러’도 범죄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543913


지난 3일 새벽 1시30분. 서울의 한 여자고등학교 선택과목 오픈채팅방이 갑자기 알림음으로 부산스러워졌다. 익명 계정 10여개가 들어와 성적 모욕감을 주는 발언을 하는 등 난동을 부린 것이다. 심야 기습을 당한 학생들은 불쾌감을 드러내며 나가달라고 수차례 요구했다. 그러나 심야에 채팅방을 기습한 이들은 보란 듯이 성희롱 수위를 높여갔다. 학생들의 메신저 프로필 사진을 갈무리해 자신의 프로필 사진이라고 사칭하는가 하면, 교사 이름을 부르며 무례한 발언을 이어나가기도 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한 남초 커뮤니티에서 왔다고 당당히 밝혔다. 심야 난동은 해당 채팅방에서 학생들이 다 나갈 때까지 계속됐다. 채팅방에 있던 박아무개(17)양은 “여고생들이 모여있는 방이라 테러를 당한 것 같다. 이번 일을 계기로 온라인상에서 여성이 얼마나 취약한 존재인지 느꼈다. 우리를 마치 놀잇감처럼 만만하게 보는 것 같아 불쾌했다”고 말했다.

최근 여고 학급 단톡방에 익명 계정으로 들어와 언어적 성폭력을 저지르는 ‘옵챗 테러’(오픈채팅방 테러)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수업과 선택과목제 확대로 교사와 학생이 수업 관련 소통을 위해 오픈채팅방을 개설하는 사례가 늘면서다. 전문가들은 엄연한 디지털 성범죄가 일종의 놀이로 자리 잡기 전에 적극적 예방책과 제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가해자들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익명으로 접속할 수 있는 오픈채팅방 특성을 악용한다. 자신들이 활동하는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에 암호가 걸려있지 않은 오픈채팅방 접속 링크를 공유한 뒤 약속한 시간에 단체로 입장한다. 이어 성기 등 신체 노출 사진을 올리거나 성적 발언을 쏟아낸다.

한 남초 커뮤니티에서 ‘옵챗 테러’를 검색하면 “○○여고에 옵챗 테러를 하러 가자”는 글이 수십개씩 뜬다. 심지어 옵챗 테러를 도모하기 위한 갤러리방(홈페이지 내 카테고리)까지 생성해 운영하는 곳도 있다. 이 갤러리에는 ‘오픈챗 공격할 때 염두해야 할 것’이라는 제목의 글이 공지글로 지정돼 있다.

“오픈채팅방의 통제권은 방장과 부방장이 쥐고 있다. 방장과 부방장이 욕을 하면 (메신저 운영업체에 해당 계정을) 신고를 할 수 있다. 방장과 부방장이 (신고로) 모두 정지를 먹으면 그 방은 통제력을 잃기 때문에 우리가 마음껏 놀 수 있다. 꼭 이 방법뿐 아니라 재미만 있다면 뭐든 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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