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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시지프스'의 시대역행, '미투'를 다루는 대사 수준

https://entertain.v.daum.net/v/20210219070206873

그러나 2회에 등장한 한 대사가 '시지프스'의 항해에 제동을 걸었다. 2회에서 한태술은 죽은 형인 한태산과 관련된 미스터리를 추격하던 중 출입국 외국인청 제7과장인 황현승(최정우)에게 잡혀와 심문을 받는다. 황현승은 한태술에게 슈트케이스의 행방을 묻지만, 한태술은 이에 대한 답을 거부한다. 그러자 황현승은 한태술에게 "여성편력이 꽤 있다. 요즘 같은 세월이 하 수상할 때는 몸조심하는 게 최선일 텐데. 내일 '미투' 기사 나갈 것이다. 회사 주식 10%는 빠질 것"이라고 협박한다.

이 장면에서 '미투' 관련된 대사가 방송 직후 시청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나 자신의 목소리를 내려는 용기나 다름없는 '미투' 운동을 단순히 남성의 명예를 무너뜨리기 위한 협박 도구로 사용한 '시지프스'에 시청자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7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미투' 운동은 성추행, 성폭력 등 성범죄 피해를 입은 여성들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현상을 이른다. 우리나라에서는 법조계를 시작으로 공연계와 연예계로 번지면서 사회 구성원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여성에 대한 경험이 많다는 뜻의 여성편력과 '미투'를 연결시킨 건 피해자들을 소위 '꽃뱀' 취급하며 본질을 흐리려 했던 이들의 논리와 비슷한 방식이다. 극에서 가볍게 스쳐 지나간 짧은 대사지만, 파급력이 큰 매체에서 다룰 때에는 그만큼 신중했어야 했다는 평이다.

또한 '시지프스'는 본 방송 직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동시 공개된다. 문제가 된 대사는 현재 필터링 없이 'Me Too' 영어로 번역돼 자막 서비스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투' 운동이 시작된 미국에서 이 대사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생각하면 암담하다.

다분히 시대착오적인 대사를 두고 만드는 사람 그 누구도 문제임을 사전에 감지하지 못했다는 점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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