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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오컬트 샘물(湧き水)

샘물(湧き水)



대학에 입학했을 무렵의 일이야.


봄에 고교 후배들과 졸업생들이 함께 어느 산에 놀러 가게 됐어.

그 산은 맛있는 샘물이 솟아나는 것으로 유명한 산이었어.


나는 산에서 나는 샘물이나 약수물로 차를 끓이는 걸 좋아해서 조금이지만 좋은 찻잎을 늘 지니고 있었어.


등산 도중에서 약수터 같은 곳에서 물을 받아서 텐트를 쳐 둔 야영장으로 향했어.

그날 밤은 모닥불을 둘러싸고 졸업생들과 현역이 어울려 떠들썩하게 보냈어.


모두가 자러 텐트로 돌아간 뒤에도 나는 모닥불 옆에 남아 아까 받아온 샘물을 끓여 차를 마실 생각이었어.


작은 코펠을 커피잔 삼아 차를 끓여 마시니 엄청 맛있더라.

모닥불에서 조금 떨어진 바위에 걸터앉아 밤하늘을 바라보며 차를 마시는데 옆에 누군가가 앉아서 내게 말을 걸어왔어.(어두워서 얼굴은 잘 안보였어.)


「뭐 하는 거니?」


나는 들은 기억이 없는 목소리라고 생각했지만 졸업생 선배인가 싶어 「아, 차 한잔 마시고 있어요.」라고 대답했지.


그러자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맛있어?」라고 물어 오더라.


내가 「그럼요, 한잔 드릴까요?」하고 물었더니 ‘응’ 하길래 다른 (작은) 코펠에 차를 끓여 와서 ‘여기요’하고는 그 사람에게 건넸어.


그 사람은 한모금 마시더니 「음, 맛있네.」라고 하길래


「그렇죠? 여기 샘물로 끓였어요. 확실히 물이 좋은가 봐요.」

라고 하자 「그런가, 그럴테지.」라며 조금 기쁜 듯이 말하더니


「잘 마셨어, 담번에 보답할게.」라고 말하고는 일어서더니 어디론가 가버렸어.


「아, 코펠...」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내일 만나서 달라하면 될 것 같아 그대로 「안녕히 주무세요.」라고 인사하고는 잠시 후에 나도 텐트로 돌아왔어.


아침 식사 때 어제 그 사람을 찾았지만 같은 체격, 목소리의 사람은 없었고,

이상하다 싶어 어제 앉았던 바위로 가보니 코펠이 놓여 있었어.

그런데 코펠 안에는 두릅 싹이 잔뜩 들어 있더라.


「다른 사람 건가?」하고 생각했더니, 내 이름이 씌어있었어.

「그러고 보니 보답 어쩌고 하더니 이걸 말하는 거였나?」

라고 생각하고, 코펠을 가지고 텐트로 돌아갔어.


그날 점심 때 당장 두릅 싹을 먹었는데, 샘물 맛에 버금가는 맛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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