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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오컬트 [2ch 괴담] 영능력자의 말로

출처 : https://blog.naver.com/saaya1217/221442972955



220 : 정말로있었던무명 : 2009/06/06(土) 20:00:40 ID:kO899dyA0


내 어릴 적 얘기야.

나는 산속에 있는 작은 마을에 살았는데 

마을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곳에 할아버지 한 분이 살았어.

그 할아버지는 요즘 말하는 제령 같은 걸 하는 사람으로, 

여우한테 씌이거나 마을에서 베어지지 않는 나무가 있으면 할아버지한테 부탁을 했어.

나는 그런 할아버지를 동경했기 때문에 자주 할아버지 집에 놀러를 갔어.

그러던 어느 날, 평소처럼 그 할아버지 집에 가서 마루에 앉아서 얘기를 나눴단 말이야


[나도 어른이 되면 할아버지처럼 되고 싶어.]


보이지 않는 적을 쓰러뜨리는 할아버지는 히어로 그 자체였어.

하지만 할아버지의 반응은 달랐어.


[아서라, 이런 일을 해봤자 아무런 득도 없다...내 스승님도 마찬가지였다.]


넓은 마당을 둘러본 할아버지는 중얼거렸어.


[벌써 여기까지 왔구먼...나도 이제 얼마 안 남은 건가...]


그일이 있고 몇 개월 지났을 즘, 학교 갔다가 집에 가는 길에 할아버지를 만났어.

할아버지는 논에서 네발로 빙빙 돌아다녔고 개구리를 잡는가 싶더니 그걸 먹고 있었어.

할아버지 눈은 주변을 두리번두리번거리고 있었고

혀는 입 밖으로 축 늘어져 있고 입 주변은 진흙투성이였어.

그 경악스러운 광경을 본 나는 무서워서 꼼짝도 하지 못한 채 그저 할아버지를 쳐다보고 있었어.

그러자 할아버지는 날 발견하더니 낮게 신음소리를 냈어.

나는 바로 뛰어서 도망쳤고 부모님한테 할아버지에 대해서 얘기를 했어.


222 : 정말로있었던무명 : 2009/06/06(土) 20:25:12 ID:kO899dyA0


그리고 며칠 뒤 할아버지는 돌아가셨어.

장례식 때, 내가 할아버지 얼굴이 보고 싶다고 하니 어른들은 허락해주지 않았어.

장례가 끝나고 조금 지나, 할아버지 집에서 일기를 발견했어.

그 일기에는 할아버지의 스승님이 죽었을 때 모습이 적혀 있었어.


「스승님의 몸이 약해지면서 힘도 약해지고 있다.

제령을 해도해도 끝이 없다.

어디선가 난데없이 귀신이 나타나서 스승님에게 씌인다

괴로워하다가 돌아가셨을 때, 스승님의 모습은 끔찍했다.

이런 일에 엮였으니 놈들에게 원한을 사는 건 당연하겠지...

힘이 없어지면 복수를 하러 온다.

나도 같은 꼴을 당하게 될까.」


그 일기를 읽고 나는 마루에서 할아버지가 한 말을 이해하게 됐어.

그놈들 입장에서는 할아버지는 적이고, 

제령을 하다가 놓친 놈이나 인간한테 나쁜 짓을 하는 놈은 

언제까지고 복수할 날만을 기다리고 있을 거야.

그리고 제령을 업으로 삼은 인간은 마지막에 조용하게 갈 수는 없는 거야...


225 : 정말로있었던무명[sage] : 2009/06/06(土) 20:39:39 ID:0aLPDgs80


와 이런 얘기 존나 좋음

능력자의 말로는 여태까지 생각도 해 본 적 없음...

본인이 약해졌을 때 복수 당한단 건 가능성이 없는 얘긴 아님


229 : 정말로있었던무명 : 2009/06/06(土) 21:40:22 ID:kO899dyA0


>>225 

힘을 가진단 건 나름대로 대가가 필요하단 거지


227 : 정말로있었던무명[sage] : 2009/06/06(土) 21:14:10 ID:Ul2AtB150


능력자의 말로라고 하니까,

음양사는 부정함을 자기 몸에 거둔 대가로

마지막에는 귀신이 된단 걸 어딘가에서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음


229 : 정말로있었던무명 : 2009/06/06(土) 21:40:22 ID:kO899dyA0


>>227 

그럼 할아버진 이번에는 제령 당하는 쪽이 된 건가...



---

갠적으로 젤 기억에 남는 괴담

뭔가 특출나게 무섭거나 인상 깊은 사건이 있는 건 아니지만 볼 때마다 그간 봤던 괴담들이 스쳐지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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