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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오컬트 레딧 Reddit) chooseyourdeath@gmail.com

번역출처 https://m.blog.naver.com/iamsuekim/221883353775

죽는 방법을 결정할 수 있는 이메일 주소가 하나 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 누구도 설명할 수 없고, 애초에 왜 그런 이메일 주소가 있는지 아무도 몰랐지만, 아무튼 그 이메일은 실제로 있다.


사용 방법은 간단했다. 사용자가 원하는 죽음을 써서 이메일을 보내면 5일 안에 죽음이 이뤄진다. 구체적으로 쓸 필요도, 굳이 뭘 더 추가해서 쓸 필요도 없다. 사용자의 정보도 필요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알았으니까.

사용자가 이메일을 보내고 나면 끝이다. 돌이킬 수 없다. 칼에 찔려서 죽고 싶은가? 영웅으로 죽고 싶은가? 부적절한 이유로 죽고 싶은가? 어떤 죽음을 보내든지 승인 답장이 돌아올 것이다. 침대에 누워있다가 후드를 뒤집어쓴 괴한에게 칼에 찔려서 죽는 사람도 있다. 불 속에 뛰어들어 남을 구하다가 죽는 사람도 있다. 부적절한 행위를 하다가 죽는 사람도 있다.


사람은 다 죽는다.


나도 죽고 싶다. 내 생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삶은 내가 헤쳐가기에 너무 힘든 것이었고, 더는 살고 싶지 않다.


하지만 자살하기에 나는 너무 겁쟁이다. 그래서 다른 해결책을 찾았다.


고통스럽거나 사람들이 내 죽음을 애도하는 것은 싫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내 주변인들은 원래 살던 대로 잘 살고, 나만 평화롭게 세상을 뜨는 것이었다.


그래서 키보드에 손을 얹고 이렇게 타이핑했다. "고통 없고 누구도 내 죽음을 슬퍼하지 않는 그런 죽음을 원해요."


하루가 지나도 나는 살아있었다.


이틀이 지나도 나는 살아있었다.


사흘이 지나도 나는 살아있었다.


나흘이 지나도 나는 살아있었다.


5일째 되는 날은 파티가 있었다. 가족과 함께 형네 집으로 갔다. 오늘은 형의 파티가 열리는 날이었다.


모두가 노래하고 웃었지만, 나는 구석에 앉아서 핸드폰만 바라봤다. 그래, 이거 다 사기였던 거다. 진작에 가짜인 걸 알았어야 했는데.


그저 고통 없는 죽음을 원했을 뿐이다. 누구도 나 때문에 힘들어하지 않기를 바랐다. 그런데 왜 안 되는 거야? 대체 왜 안 죽어?


그때, 알림이 떴다.


순간 나는 창백해졌다. 내 소원이 이뤄졌음을 깨달았다.


사용자의 정보는 넣을 필요가 없다. 굳이 뭘 더 추가해서 쓸 필요도 없다. 구체적으로 쓸 필요도 없다.


하지만 젠장, 그래도 조금은 더 구체적으로 썼어야 했다.


곧 무슨 일이 닥칠지 모른 채 행복하게 파티를 즐기는 가족을 바라봤다. 


내 머릿속에 떠오른 단 하나의 문장, '탄도 미사일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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