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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가위로 파국 맞은 '마약우정'···참혹한 가방 시신 사건 전말

https://n.news.naver.com/mnews/ranking/article/025/0003077295?ntype=RANKING


동갑내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만나 친구가 됐다. 비대면이었지만 대화를 나눌수록 서로 통하는 걸 느꼈다. 2018년부터 A(당시 19세)와 B는 직접 만나 일탈을 함께 하는 사이가 됐다. 그러다 마약에 손을 댔다. 병원에서 처방받거나 지인을 통해 구한 마약 ‘펜타닐’ 성분의 진통제를 가열해 흡입하는 날이 점점 늘었다. A의 친구였던 C도 동참하면서 셋의 ‘마약 우정’은 더 돈독해졌다.

지난해 7월 우정에 위기가 찾아왔다. 생활고를 겪던 A는 자신들이 즐기던 방식으로 진통제 패치를 판매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패치 1장당 30만원에 팔아 생활비에 보탤 생각이었다. 그의 머릿속엔 진통제를 잘 처방해주는 병원들이 있었다.

그러나 B가 진통제 처방이 수월한 병원을 소개해달라고 계속 조르면서 문제가 생겼다. A의 단골병원 의사들이 펜타닐을 자주 요구하는 B를 수상하게 여긴 것이다. 용도 외 사용을 의심했고 이 진통제를 더는 처방하지 않았다. 마약 투약은 물론 생계에 위협을 느끼게 된 A는 B에게 앙심을 품게 됐다. 비슷한 상황이던 C도 같은 마음이었다.


지난해 7월 29일 오전 11시 이들은 서울 마포구 C의 음악연습실에 모였다. 여느 때처럼 마약을 투약하고 이야기를 하던 중 쌓인 앙금이 터졌다. 흥분한 상태에서 B가 던진 가위가 A의 발가락에 맞았다.

화가 난 A의 발길질을 시작으로 상황은 돌이킬 수 없이 전개됐다. B는 청테이프로 묶인 채로 A와 C에게 7시간에 걸쳐 온몸을 구타당했다. A 등은 이날 다른 친구들이 연습실을 찾자 “이거 다 연기”라며 안심시켜 돌려보내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B는 숨졌다. 사인은 머리부위 둔력 손상이었다.


A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사람을 때렸는데 심각한 상황인 것 같다. 이 시간에 캐리어를 살 곳이 있나, 한국 뜰 거다, 밀항할지 월북할지 모르겠다”며 횡설수설 같은 말을 했다. 그들이 택한 건 시신유기였다. 다음날 오전 훔친 여행용 가방에 시신을 넣은 뒤 인천 중구 잠진도의 컨테이너 뒤 공터에 유기했다.

도피는 오래가지 못했다. 시신을 발견한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이들은 자수했고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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