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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네이트판] 인플루언서가 될거라 했더니 잠수 손절했어요.

삽십대 유치원생 엄마입니다. 친구가 말없이 손절하고 잠수탔는데 다른 친구에게 수소문하여 물어보니 제가 나이값도 못하고 한심해서라고 합니다. 무시받은 기분이 들고 너무 억울해서 씁니다. 

저랑 친구는 한 쇼핑몰의 웹디자이너로 처음 만났는데, 제가 타지에서 서울로 상경한거라 생활비랑 월세값이 만만치 않아 이 조그만 회사의 작은 월급으로 생활한다는 것에 답답함을 느낄때였어요. 그 당시 친구는 블로거였는데 옷도 잘 입고 지금의 팔이피플의 시초? 라고 볼 수 있는 블로거마켓으로 인지도를 쌓고 있는 친구였죠. 

서로 맘도 잘 맞고 저도 쇼핑몰사장을 꿈꾸고 있었던터라 친구에게 같이 의류사업을 해보지 않겠느냐 제안했는데 흔쾌히 좋다고 하더라구요. 어린나이에 둘다 열정이 가득이여서 그런지 3년정도를 대박까지는 아니지만 소소하게 이끌어나가고 있었어요. 친구랑 저랑 스타일이 많이 달랐어서 코디의 타협점도 찾아나가며 노력하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라는 믿음이 있었는데.. 저 혼자만의 생각이었고 친구 생각은 많이 달랐더라구요. 
친구가 저보다 업무능력이 솔직히 좋았긴 했어요. 포토샵 일러스트 상품페이지 메뉴얼관리 등등.. 친구도 자기주도적으로 열심히 했었는데 어느날 본인 업무가 너무 벅차고 지친 것 같다며 사이 좋을 때 사업을 그만하고 제자리로 돌아가자 라고 말하더라구요. 그때 친구한테 제 능력 부족에 대해서 인정했고 미안해서 한번 더 기회를 달라고 말할 수 없었어요. 그렇게 갈라서고도 잘 지내다가 몸이 멀어지니 마음도 멀어진건지 3-4년쯤 서로 연락이 뜸해지고 세월이 흘러 둘다 결혼을 하고 유부녀가 되었죠. 

결혼하고 나서 어떠한 계기로 다시 만나게 된 친구랑 저는 사는 환경이 많이 달라져있었어요. 친구도 저처럼 그냥 평범한집 딸인줄 알았는데 훨씬 여유있는 집안의 딸이었고.. 결혼도 능력좋은 남자랑 해서 그런지 우리가 20대때 쇼핑몰 성공을 꿈꾸며 반짝이던 눈빛은 사라진 채 다른 경제적인 아우라로? 덮어져 있더라구요. 아쉬울 것도 없어보이고 가치관도 많이 달라지고 집에서 남편이 벌어온 돈으로 전업하고 즐기는 친구가 제가 알던 아이가 맞는지 싶긴 했어요. 저만 혼자 과거의 작은 영광에 취해있었던거죠.
저는 남편 벌이도 일정하지 않고, 친정에 기댈 수도 있는 형편도 아니고, 애도 있고 하니 삶은 더 퍽퍽해지고, 그래서 이 친구에게 옛날 우리의 이야기를 꺼내며 다시 한번 소소하게 일해보지 않을래? 제안했더니 이번에도 거절 없이 좋다고 해줘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근데 문제는 ㅠㅠ 저는 애가 어려서 일정에 변수도 많고 남편이 이리저리 돈문제로 사고를 조금 치고다니는바람에 친구랑 하는 일들의 자금확보가 몇번 늦어지기도 했고 그러다보니 신상품 업데이트가 몇번 딜레이되고 광고비도 부족하고.. 상황이 답답하게만 흘러가는데 친구는 남편이 주는 용돈으로 이 일을 진행하다보니 저만큼 딱히 간절함도 없는 것 같고 제 생각 안하고 광고비라도 크게 투자하자는데 저는 그럴 수가 없고.. 친구는 광고도 안하면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거냐, 매번 새옷 갈아입고 핫플 카페다니면서 사직찍어서 너 인스타 사진 채우는 것 밖에 안하지 않냐, 인스타 광고 2-3만원 돌린다고 뭐가 달라지냐, 너 인스타 홍보하는거지 그냥이라면서.. 그렇다고 인스타 활동이나 소통을을 너가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고 어쩌자는거냐면서 약간씩 대립이 일어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친구가 말하길, 예전만큼 우린 열정도 없는 것 같고. 솔직히 자기는 남편이 주는 용돈이라 큰 상관은 없는데 이렇게 너만 좋으라고 내 남편돈을 쓸 순 없을 것 같다. 예전 영광에 취해있는 거 그만하고 너는 돈이 급하니 제대로 된 직장구해서 일해서 돈 열심히 모아라. 나랑은 그냥 가끔씩 카페가고 밥이나 먹자. 또 이렇게 말을 하는겁니다.. 
울며 겨자먹기로 친구말을 또 들어줬고.. 저는 갑자기 정신이 들면서 인스타 활동을 열심히 해야겠다 싶어 인플루언서가 되기로 목표를 잡고, 그 친구 만날때마다 요즘 유행하는 카페들 다니면서 사진도 열심히 찍고 그랬어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쇼핑몰 사장님이 있는데 그 사장님 코디도 계속 따라입고 다른 유명 인플루언서들도 따라하고.. 팬심도 부리고.. 근데 그때마다 친구가 좀 탐탁지 않아하는 겁니다. 핫플가면 제가 사심있었던 인플루언서들도 자주 보는데 그때마다 혼자 반가워서 친구한테 저기 봐보라고 그 인플루언서라고 막 알려줘도 친구는 한번을 쳐다도 안보고 어~그러냐. 하고 말고. 자긴 누구 빤히 쳐다보는 거 싫어한다 관심도 없고 연예인도 그렇게 안보지만 저 사람은 말이 인플루언서지 그냥 일반인이고 나는 모르는 사람인데 내가 왜그래야하나 이러는데 공감능력도 부족한 것 같고. 자꾸 저한테 남 따라하지 말고 주체적인 삶을 살으라는 겁니다.. 나이 먹으면 좋아하는 사람도 없애야하나요? 인플루언서들 저만 따라하는 것도 아니고 그 사람들이 입는 옷들 다들 따라사고 그러는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는거에요. 
저한테 뭐가 먼저인지 생각하는 게 먼저인 것 같다고. 남 따라하고 남이 하는 인생 부러워하면서 추종할 게 아니라 너 인생계획을 좀 더 현실적으로 하라고. 애도 계속 클텐데 그 작은 집에서 계속 지낼거냐고, 이사가야하지 않겠냐고. 훈계하는데 맞는말이지만 얼마나 속이 상하던지. 

그래서 나는 인플루언서할거야.. 라고 고백했더니 앞에서는 어이구 잘부탁드려요 미래 인플루언서님 그러더니 그리고나서 이후로 연락이 없고 그대로 잠수를 타버린겁니다..
애엄마도 인플루언서들 많은데 저는 하면 안되나요? 사람일은 모르는건데 저렇게 무시를 하고 응원해주지도 않고 자꾸 남 따라하지 말라는데 원래 모방하면서 내 스타일도 찾고 그러는거 아닌가요? 저한테 몇년동안 광고돌려도 인스타 팔로워 천명밖에 안되면서 연예인병이냐고 뭐냐고 정신차려야한다고 뒷담화도 했다고합니다. 
본인은 인간관계도 제대로 못해서 잠수손절까지 하는 사람이면서..   

 

 

https://m.pann.nate.com/talk/373098715?currMenu=best&stndDt=2024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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