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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이낙연 전 총리가 모친상 다음날에도 출근했던 이유

https://twitter.com/i/status/2017539600378695733

 

이낙연 전 총리가 총리시절이던 2018년 3월 25일에 모친상을 당했을 때 다음 날 아침에 출근해 국무회의를 주재한 건 꽤 알려져 있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가 굳이 그렇게 했던 이유, 그 날의 국무회의가 왜 중요했는지는 많이들 모르더라. 

 

국무회의는 격주로 한 번은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또 한 번은 정부청사에서 총리가 주재하는데 그 주에 대통령은 UAE 순방 중이었고 총리가 국무회의를 주재할 순서였다. 만약 이낙연 총리가 모친상으로 향한다면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주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 날(3월 26일) 국무회의의 안건은 바로 문재인정부가 발의한 '개헌안 의결' 이었다. 문재인정부는 촛불 민심을 받들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강화하기 위해 대통령 4년 연임제로 책임 정치 실현, 지방분권 강화와 선거권 연령 하향, 노동권·안전권 등 국민기본권 확대 5·18 민주화운동, 6·10 항쟁의 민주주의 정신을 헌법전문에 수록하고자 개헌안을 발의했다. 

1980년 5공화국 개헌 이후 38년 만의 대통령 개헌안 발의였다. 이 총리는 그렇게 중요한 일이고 중요한 날이기 때문에 반드시 본인이 회의를 주재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께서도 국내에 안 계셨고, 내가 자리를 비우면 홍남기 부총리가 회의 주재를 해야 했는데, 잘 하겠지만 경제부총리가 '개헌안'의결을 하는 국무회의를 주재하게 한다는게 내키지가 않았어요. 내가 해야지." 

 

이 전 총리는 26일 오전 10시에 검은넥타이 차림으로 국무회의를 주재해 대통령 개헌안을 의결했다. UAE에서 일정 중이던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 의결을 보고받고 당일 오후에 전자결제로 국회에 송부하고 공고를 승인했다. 

 

2018년 3월에 발의된 제10차 개헌, 문재인대통령개헌안은 실현되진 못했지만, 1987년 체제 이후 30년 만에 국가의 틀을 바꾸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대통령이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국민의 기본권 강화와 5·18 정신 계승 등 정파를 뛰어넘어 흔들림 없이 추구해야 할 미래 가치를 공론장으로 끌어올렸고 향후 개헌 논의의 이정표를 세운 중요한 시도였다. 

 

이 총리는 국무회의를 마치고 곧바로 모친의 빈소로 향했다. 이낙연 총리는 그 전 주에도 브라질 방문 중에 모친의 위급 소식을 들었지만 일정을 다 마치고 귀국해 25일에 임종을 지켰다. 모친상 부고를 내지 않았으며 조의금을 받지 않았다. 조화는 대통령과 5부 요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돌려보냈다. 

 

공직자의 도리랄까. 한 때는 그런 처신이 당연한 줄 알았다. 공직자라면 다 그렇게 삼가하고 절제하며 사는 줄 알았다. 그냥 미담 썰 풀기로 글을 끝내면 좋겠지만 참다 못해 첨언하면... 고위직에 가자마자 자식 결혼 청첩장 부모상 부고, 온라인으로 돌리고 화환까지 받아 몇 바퀴 돌린 이들이 누구인지, 일일이 말하기도 입아프고 부끄럽다. 지금은 어떤가. 누가 정치를 하고 리더 노릇을 하고있나. 참 모든 것이 까마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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