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네이트판] 타투는 결국 후회한다는걸 인생 망치고 알았어
나는 이십대초에 힙합에 빠져있었어
그쪽 친구들이 다들 타투를 많이 하다보니 별 생각 없이 타투를 몇개 했어
그땐 타투하면 후회한다는 어른들이 꼰대같았고 타투했다고 위아래로 훑어보는 사람들이 편견에 사로잡힌 한심한 사람들로 보였어
내 외모 가지고 편견 갖는 사람들은 틀에 박힌 꼰대
타투를 하건 말건 편견없이 환영해주는 사람들은 사고가 깨어있는 사람
이렇게 나눠서 생각했었어
근데 인생을 살아보니 이깟 그림쪼가리 몇개가 내 삶에 얼마나 큰 상처들을 주는지 알게 되었고 그러다 결정적으로 전남친의 배신을 겪으면서 타투를 지울 결심을 하게 되었어
전남친은 사귄 세월이 16년이고 실제로 10년 이상은 동거를 해서 사실혼관계였어
근데 전남친 엄마가 나랑 결혼하는걸 진짜 징글징글하게 반대를 했거든
이유가 별거 없어 타투보이는게 싫고 염색머리 히피펌 머리가 싫고 노출있는 옷 입고 자기들한테 인사온게 싫고 젇가락질 못하는게 싫고 직업이 네일아티스트인게 싫고 등등
그들은 진짜 사소한걸 트집잡아 나를 거부하더라구
그러다 어느날 전남친이 그러데
자기는 이제 안정적인 사랑을 찾고 싶고 아기도 낳고 싶대
그러더니 나한테 집에서 나가달라더라 그집이 남친 엄마아빠가 해준거였거든
같이 산 세월이 십년이 넘는데 내 짐이라고는 달랑 용달 한차 실코 나왔어
갈데도 없어서 엄마집에 와서 디지게 맞고 밤새 울었다
그 전남친 나랑 헤어지고 반년만에 딴녀니랑 결혼날짜 잡드라
그녀니 왜 좋았냐니까 청순하고 단정해서 좋았대
내면이 어떻건 타투 없고 검은머리에 긴옷입으면 그냥 좋은건가
불임이나 걸려라ㅆㅂ
엄마가 나 데리고 다니면 동네 어른들이 나한테 와서 아유~ 어떻게해 보이는데만 쪼끔만 지우면 안될까? 너희엄마 속상해서 어쩌라구 이래
막 이런 멘트 날리면서 나를 걱정하는데 진짜 남들이 나 슬슬 피하고 근처에서 다 도망갈때도 지울 생각 안들던 타투를 지우고 싶어지더라
그 말에서 진심 걱정하는 느낌이 들었나봐
알아보니 내 타투는 지우는데 이천만원이 넘게 든대
그런돈은 없어서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공장형으로 지워질때까지 무한 시술 해주는데서 천삼백정도에 해준대
그래서 거기서 지금 타투 지우고 있는데 시술 할때마다 물집잡히고 가렵고 쓰라리고 난리도 아니야
침대에 진물이 떡져서 이불 빠는게 일이고
나는 얼굴에도 타투가 있어서 이걸 지우면 얼굴에 흉도 진대
그래도 타투보다는 흉터가 세상 사는데 더 나을거같아서 지우고 있어
혐오보다 동정을 받는게 낫잖아
나를 범죄자보듯 하는 시선에서 벗어날수 있으니까
판녀들아 제발 보이는곳에 타투하지마
정 하고싶으면 안보이는 엉덩이나 골반 옆구리같은데다 해
타투에 편견 있는 사람들을 비난하기엔 그들은 너무 다수고 고집세서 우리는 그들의 편견을 절대 못깨
그리고 타투한채로 살아가는 삶은 고행이 맞더라
내가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그들은 나의 내면보다 보이는 타투에 더 집중해
이제 나이도 먹고 결혼도 못하고 타투 지우느라 고생만 하고 있다보니 그동안 버틴 삶이 너무 아까워
남들이 타투 보고 무서워할까봐 착한사람증후군에 완전 빠져서 어디가서 승질대로 굴지도 못하고 항상 양보하고 져주고 참고 살고 그러다 마음의병까지 얻었어
세상의 편견은 대단한거더라
이겨보려고 하지마 너희들은 그렇게 대단한 사람 아니야
예전의 내 피부로 백퍼 돌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후회뿐이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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