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네이트판] 30대 중반 친오빠와 갈등
안녕하세요. 해외에서 살고 있는 30대 여자입니다.
친오빠와 엄마와의 관계 문제로 글을 씁니다. 사람이 많이 보는 카테고리에 글을 씁니다.
저는 외국에서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습니다. 외국에 산 지는 10년 정도 되었습니다.
저는 친오빠와 이야기를 안 하고 산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저는 안 보고 살아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내고 있어요. 여러 번 제가 먼저 말을 걸어보고 안부도 물었는데, 오빠는 딱히 대답하지 않고 여러 번 무시했습니다. 당연히 제 결혼식에도 오지 않았고, 제가 아이를 낳았을 때도 연락을 하지 않았어요. 저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최근 문제는 엄마와 오빠가 같이 사는데, 벌써 5개월 넘게 엄마와도 말을 안 하고 산다고 하시더라고요. 엄마 말로는 오빠가 직장을 다니다가 문제가 자주 생겨서 자주 옮겨 다니고, 최근에도 스트레스 받아서 그만뒀다고 하셨어요. 지금은 어디에 다니는지 모르지만, 주말에는 나가는 걸 보니 다른 곳으로 옮긴 것 같다고 하십니다.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해외에서 결혼식을 할 때 엄마가 2주 동안 저희 집에서 지내셨거든요. 그런데 집에 돌아가시자마자 엄마가 제가 사준 가방 두 개가 없어졌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엄마가 조심스럽게 오빠에게 물어봤더니, 오빠가 웃으면서 가방을 버렸다고 했대요. 왜 그랬냐고 물으니, 오빠가 옷을 찾다가 없어서 없길래, 엄마도 한 번 당해 보라고 엄마 가방을 버렸다고 했답니다. 엄마가 어딘가에 넣었다고 생각했나봐요.
엄마는 오빠 옷을 전혀 만지지 않으시거든요. 빨래만 해주고, 널기만 해주시고, 오빠가 알아서 찾아 입는데, 오빠는 항상 엄마에게 전화해서 “옷 어디 있냐, 내 물건 어디 있냐”고 물어봐요. 제가 볼 때 엄마는 오빠와 그런 다툼이 많아서 오빠 물건은 만지지도 않고, 방에도 들어가지 않으십니다.
솔직히 오빠가 30대 중반인데도 아직 엄마에게 그런 걸 물어보는 모습이 한심해 보이기도 하고, 또 오빠 빨래를 해주는 엄마도 너무 답답합니다.
제가 한국에 갔을 때 오빠 방을 보고 정말 충격을 받았어요. 소주병에 막걸리 병이 한가득 쌓여 있고, 방도 엄청 더럽고 어둡게 살고 있더라고요.
혼자 사는 것도 아니고 엄마랑 같이 사는데, 엄마는 그 모습을 보시고 진짜 슬퍼하십니다.
오빠 방에 수리할 부분이 있어서 수리하시는 분이 오실 예정이라 방을 정리하라고 했더니, 오빠가 완전히 폭발해서 “다시는 말 걸지 마라, 그냥 엄마 죽어, 죽어버려”라고 엄마에게 소리쳤다고 하더라고요. 엄마는 충격 받았고요. 제발 그러지 말라고 엄마가 또 무릎까지 꿇었대요. 저는 왜 그랬냐고 하니까 엄마도 너무 답답해서 그랬대요. 오죽하면 그랬겠녜요.
저는 걱정이 됩니다. 왜 오빠가 저러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오빠는 항상 화가 나 있고, 불만이 많고, 자존심도 엄청 센 사람입니다. 오빠가 해병대 장교를 할 때 저와 다툰 이후로 서로 말도 하지 않았는데, 그게 벌써 10년 전 일입니다.
누가 봐도 우울증 있는 사람 같고, 알코올 중독자처럼 보입니다. 오빠가 소주를 매일 마시다가 배가 너무 아파서 병원에 간 적도 있었어요. 그 이후엔 덜 마시더니, 일이 안 풀리면 다시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엄마는 매일 오빠를 걱정하면서 우울증 약을 드시고 계십니다. 엄마랑 오빠는 내년까지는 무조건 같이 살아야 해서 내년까지 지내다가 이사 간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이사가서 혼자 살 엄마를 생각하면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오빠도 걱정되긴 하지만, 엄마가 더 걱정됩니다. 엄마가 분명히 오빠 걱정을 하시면서 우울하게 지내실 것 같거든요. 지금은 청소 일을 하시면서 씩씩하고 긍정적으로 지내시지만, 속은 다 타버리신 것 같아요. 우울증 약으로 버티고 계신 것 같습니다.
저는 외국에서 편안하게 사는 것도 미안하고, 잘되는 것도 미안합니다. 부자도 아니고 제가 일해서 평범하게 사는데, 그것마저도 미안합니다.
어제 엄마에게 짜증을 내서 엄마한테 뭐라고 했더니 엄마는 또 우시더라고요.
오빠가 정신과에 가서 상담을 받으면 참 좋을 텐데, 스스로 가려고 하지 않아요. 오히려 엄마와 저만 정신과에서 상담을 받고, 엄마는 우울증 약을 드십니다.
이런 가족을 가진 분이 계신지 궁금합니다. 엄마가 어떻게 지혜롭게 아들을 대해야 할까요? 저와 오빠의 관계도 이대로 괜찮을지...
제 남편은 외국인인데, 한국에 갔을 때 오빠와 이야기도 하고 잘 지냈어요. 제 아이와도 잘 놀아줬고요. 그런데 저와 엄마에게는 정말 이상하게 굴어요.
제 생각에는 혹시 제가 잘되었고(오빠 눈에는), 오빠는 일이 잘 안 풀려서 자존심이 상한 건지... 저는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고, 직장도 잘 잡혔거든요.
아니면 엄마와 사는 것 자체가 짜증 나는 건지...
친구와 문제가 있어서 저희에게 화풀이하는 건지...
하나도 알 수가 없어요. 말을 안 하거든요. 엄마가 물어보면 엄청 화를 내서, 이제는 엄마도 저도 무서워서 말도 못 걸어요.
저는 가끔 안부로 카톡을 보내거나 아기 사진을 보내는데, 당연히 읽지도 않고 차단한 것 같아요. 프로필 사진이 제가 볼 때랑 남편 핸드폰에서 볼 때랑 다르더라고요.
최근에 태어난 아가랑 이번 겨울에 한국에 갈 예정인데요, 괜히 아기한테 해꼬지할까봐 걱정이 되기도 하거든요. 엄마는 그럴일 절대 없다고 하지만. 첫째 아기랑은 잘지내고 이뻐하는 모습이라서 다행이었는데, 둘째 아기랑 가는데 조금 걱정이 되네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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