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벌레주의)단호박에서 나온 애벌레가 점프한다길래 궁금해서 찾아봄(짤주의,텍혐)
충분히 경고 했음
ㅊㅊ ㄷ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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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점프함
점프하는 벌레들 자세히 보면 점프하기 전에
몸을 응축?하고 팍 튀어오르는거 신기
163. 무명의 더쿠 2023-11-11
(펌)
3년전, 결혼한지 갓 1년을 넘긴 새댁이었던 나는, 남편이 석달이나 누워있어야 하는 대 수술을 받게 되자 마음이 참 아펐다. 맨날 누워만 있으니 입맛도 없을 것이고...
수술한 두 다리는 퉁퉁 부어서 괴로워하고... 어뜨케 저사람을 위로해줄까... 고민하다가 단호박! 생각이 났다.
단호박... 얼마나 부드럽고 달고 맛나던가... 게다가 것도 호박의 일종이니까 아마 부기가 빠지는 효과도 있을 거시다... 라고 생각을 하고 쌩- 하니 동네 마트로 달려갔다. 제일 통통하고 예쁘게 생긴 단호박을 득달같이 사들고 와서 찜솥에 불 올리고 단호박 찔 준비를 시작했는데...
식칼로 단호박을 짝- 반쪽으로 쪼개는 순간... 오메... 떠올리기조차 싫지만... 거짓말 안 보태고 수천마리 벌레가 우글거리고 있었던 거시였다. 벌레들의 용모를 설명하자면, 구데기 같기도 하고 살찐 밤벌레 같기도 하고 불어터진 라면가닥 같기도 한...그런 뿌연 넘들이었다...
벌레를 보는 순간 기냥 탁 덮어버리고 쓰레기통에 팍- 처넣었으면 이 단호박 괴담도 없었을 거인데... 가만 보아하니 이 벌레부대가 씨 부분에만 와글와글 모여 있고 정작 우리가 먹어야 할 살 부분은 완전히 아무 이상 없는 것이 문제였다. 말하자면 벌레와 나는 밥상이 달랐던 거이다.
나는 음식 버리면 큰일나는 줄 아는 사람... 이 단호박을 버려야 하나? 살려야 하나? 고민하다가... 사실 뻔한 결론이었지만 살리자! 라고 마음먹고 단호박에서 벌레들을 추방하기로 했다. 사실 어려워보이지도 않았다. 그냥 참외 속 걷어내듯이 식칼로 호박 속만 싹 걷어내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오글대고 있는 벌레들을 향해 식칼을 대는 순간... 나의 진정한 단호박 괴담은 시작되었으니... 이 벌레들은 흔히 볼 수 있는 순진한 밤벌레나 구데기와는 차원이 다른 넘들이었던 거시였다... 넘들은 앗! 위기다! 라고 느끼자마자, 몸을 동그랗게 말더니 반동력을 이용해 푱! 하고 튕겨나왔다. 내가 벌레부대를 쑤시자마자 단호박속의 벌레들이 추석날 불꽃놀이처럼 푱! 표옹~ 다다다다- 하고 일제히 튕겨져 나오기 시작한 거시였다.
이넘들의 튀는 힘은 얼마나 대단한지, 높이로는 30~40센티는 족히 올라갔고, 사방 1미터 반경으로 사정없이 튕겨져 나가 온 바닥을 헤집고 다니기 시작했다. 내 머리위로도 대여섯 마리가 투둑 투둑 떨어졌다. 정말 돌아버릴 것 같았지만, 안방에는 병드신 서방님이 누워 계시니, 내가 비명을 질렀다간 운신도 못하시는 서방님이 얼마나 놀라고 걱정을 하시겠는가... 나는 정말 이를 악물고 끙끙거리며 펄떡펄떡 뛰었다.
약 10초쯤 후, 단호박 속에서는 벌레들이 아직도 튕겨져 나오고 바닥에 떨어진 넘들은 다시 팔딱거리며 더 멀리로 도망가는 모습을 보면서 좀 정신을 수습한 나, 내가 이래뵈도 생물학과 출신인데... 경추이탈로 처치한 쥐가 수천마리, 무식한 프레스로 박살내버린 대장균은 수십억마리일텐데... 이까짓 호박벌레들한테 기죽을게 뭐냐... 하는 깡다구를 쥐어짜내서 넘들을 소탕할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때 내가 바퀴벌레 죽이는 약이라도 뿌려볼 생각을 못하고 기냥 무식하게 힘으로 눌러 터뜨려 죽여야겠다는 생각만 했던걸 보면 나도 어지간히 얼이 빠져 있었던 모양이다. 나는 두루마리 휴지를 풀어서 한넘을 꾹 눌렀다. 죽었겠지... 생각하면서 휴지를 떼는 순간, 휴지 밑에 깔려있던 넘이 더욱 기승을 부리며 내 얼굴을 향해 정면으로 튀어올랐다. 하마터면 먹을 뻔 했다. 이넘들, 생긴건 밤벌레 같지만, 껍데기는 정말 코뿔소 껍데기처럼 단단한 넘들이었던 거시였다... -.-;;
기겁을 하고 이넘을 다시 휴지로 붙잡아서 팔이 부들부들 떨리도록 힘주어 눌렀다.
한참 후에야 딱- 하고 터지는 소리... 아... 세상에 뭐 이런 넘들이 다 있어... 나는 정말 속으로만 잉잉 울면서 일단 빗자루로 가까운데 있는 놈들을 한 삽 쓸어담아서 뚜껑있는 쓰레기통에 쳐넣고, 이미 멀리 도망가 사방에서 튀고 있는 벌거지 놈들을 추적해 한놈한놈 터뜨리기 시작했다. 쓰레기통 속에 갇힌 놈들은 어찌나 극성스럽게 튀어오르는지 쓰레기통 뚜껑에서 계속 두다다다 소리가 났다.
이넘들을 쫓아댕기는데 거진 한시간은 들었던 것 같다. 나는 야차같이 눈을 까뒤집고 니가 죽든지 내가 죽든지... 하는 각오로 이 세상에서 제일 징한 벌거지들을 처단했다. 휴지로 싸서 이이이잉- 하고 힘주어 누르면 한참 후에야 툭 터지기를 수백번...
아무튼 사방팔방 뛰어댕기던 벌거지들이 한무더기 휴지더미와 함께 이승을 하직하고, 쓰레기통 뚜껑을 두들기던 넘들에게는 그제서야 생각난 에프킬라를 한사발 안기고, 그렇게 모든 벌레들을 처단한 다음에 나는 무엇을 했겠는가? 그렇다, 나는 단호박을 삶았다!
지난 두시간동안 마루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통 모르고 있는 서방님에게 나는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단호박 접시를 대령했다. 두 다리에 깁스를 하고 깜짝 요리
ㅣ가 무얼까 궁금해하며 기다리던 서방님이 쟁반을 보고 말했다.
"... 색시야, 나 단호박 싫어해... 난 고구마도 물고구마는 안 먹자너... 난 저러케 물컹한건 시러... 미안한데 그냥 너 먹어..."
그래서 내가 어떻게 했겠는가?
음식 버리면 죽는 줄 아는 나도, 차마 그건 못 먹겠더라...
그래서 그 눈물의 단호박은 기냥 쓰레기통 속으로 고요히 들어갔다.
그 이후로 나는 절대로 단호박을 사지 않는다. 반쪽으로 쪼개 놓은 것도 있지만, 것도 안 산다. 악몽은 한번으로 족하니까.
일산에서 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