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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장문]웹소설 보는 남독자들이 지랄을 시작한 이유

바쁘신 분들을 위한 선 세줄 요약


1 웹소판에서 남독자들의 성향이 꼬우면 그냥 나혼자 안보고 말지에서 단체로 지랄을 놔야한다로 바뀜

2 이렇게 바뀐 이유는 주 소비층인 남독자들보다 여독자들의 의견을 더 잘 받아서

3 요새 꼬라지를 보니 웹소판에만 적용해야할게 아니라 게임판이나 사회에서도 적용해야 될 것 같다


많은 분야가 그렇겠지만 웹소설 판에서 남녀갈등은 꽤 심한편임. 여초 독자 커뮤니티나 남초 독자 커뮤니티에서 반대성별에 대한 혐오는 얼굴도 모르는 사이인데 이렇게까지 말해야하나? 싶은 수준임.


옛날처럼 종이책 연재면 작가든 독자든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주고받기 쉽지 않아서(물론 당시엔 이러한 갈등이 적었다는 것도 한 몫 하지만) 이런 갈등이 적었던 반면에 웹소설이라는 플랫폼으로 넘어오면서 5000자 내외의 한 화로 매일 연재되는 형태+그 화에 달리는 댓글들로 작가 및 독자들의 실시간 소통 및 작품 전개에 대한 피드백이 가능해지면서 이러한 양상이 두드러졌음.


여독자들이 주가되는 로맨스 판에선 남자 작가라는 이유로 사실상 업계 퇴출 당한 사례도 있고, 남성향 작품에 여독자들이 댓글들을 점령하면서 은근히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전개를 유도시킨 일도 있고, 그렇게 유도된 작품들을 즐기다 어느새 손절해버려서 작가 멘탈을 대차게 터트린 사례도 있음.


왜 사례가 죄다 여독자가 일으킨 사태냐? 라고 묻는다면 정확하게 봄. 여독자들은 보통 단합력이 좋아서 댓글 점령이나 의견 일치가 잘 됨. 반면에 한국의 많은 남성들은 식당에 가서 먹었던 밥이 맛이 없으면 여기 밥이 왜이리 맛 없냐고 식당 주인에게 클레임을 걸기보단 그냥 조용히 그 식당에 다신 안 찾아가는 것처럼, 많은 남독자들도 자신의 마음에 안드는 전개가 나온다면 그냥 조용히 자기만 그만보고 말거나 기껏해야 커뮤니티에 한탄하는 추세였음. 얼마전까지는.


얼마전에 올라온 작가가 독자 뒷담화하다 걸렸단 내용의 10추글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이번 사태의 본격적이 발단은 그 작가임. 저 뒷담화가 걸린 이유가 타플랫폼에 가기 위해 그 플랫폼의 주 독자층인 여독자들이 불편해할 내용을 수정한다는 요지의 글을 써서 걸린거거든.


저 설명만 보면 뭐가 문제냐 싶을텐데, 사실 변경되기 전의 설정을 일부 남독자들은 똑같이 불편해했었음. 근데 그때엔 작가가 설정변경은 없다. 뚝심대로 밀고 가겠다.라고 하고선 대충 한 달만에 제 발언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버린거임. 거기까지 본 남독자들 사이에서도 슬슬 "어? 뭐지? 좆같네?"란 분위기가 퍼지기 시작함.


남성향 웹소판은 당연히 남성독자가 매출의 대부분을 담당함. 많으면 90프로에서 적어도 7~80프로정도. 성별 지표가 안나오는 여타 플랫폼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대표적인 남성향 플랫폼인 문피아는 대충 저럼. 대놓고 여자들을 노려서 중간부터 bl을 첨가하지 않는 이상 저정도 지표는 나온단말임.


근데 남독자들은 엥간치 전개가 흥미롭거나 망치거나 하지 않는 이상 댓글같은건 잘 안담. 이탈도 별로 없이 하루하루 관성적으로 따라가는 경우도 많고. 그러다보니 초보 작가나 일부 파이를 늘리고 싶어하는 작가들이 자신의 주 독자층이 남독자라는걸 망각하고 충성도 높고 댓글 화력이 좋은 여독자들을 위해 bl향을 첨가하거나 내용이나 전개를 수정한다는 선택을 하게됨.


여태까지 이런 작품에 대한 남독자들의 반응은 "에이 시발 더럽네 퉤퉤 안보고 만다. 님들도 이런 소설 보지 마세요."라고 댓글창이나 커뮤니티에 짧게 언급하는 정도였음. 더 나가봐야 독자랑 작가 개인대 개인으로 댓글창에서 싸우거나 커뮤니티에 박제하는 정도고.


근데 위에 말한 뒷담작가 사건을 계기로 분위기가 바뀌게 됨. 맨위의 짤과 같이 남독자들도 슬슬 "흩어져서 토로해봐야 안된다. 이성적으로 대화를 하려 들면 안된다. 이성적으로 대해서 돌아온게 뭐냐? 여독자들을 위한 내용 변경과 깔고가는 개돼지들 취급 뿐이었다. 좆같은건 좆같다고 확실하게 모여서 단체로 지랄을 놔야한다."라는 분위기가 퍼짐. 뭐 집단광기같기도 한데...


하여튼 이렇게 분위기가 실시간으로 바뀌어가는거 보고 느끼는게 많긴 했음. 부당한 대우에 폭발한 사용자들이라는 관점에선 얼마전 넷마블 트럭 사태와 맥락을 같이하는 일이니까 그것도 영향을 끼쳤나 싶고, 예전에 "남자가 쪼잔하게 뭘 그런거 가지고..."하고 넘어갔던 일들도 그러고 넘어갈일이 아니라 시대가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건가 생각도 들고.


"아직도 화내야할 논리적인 이유를 찾고 있음? 이성은 도구중 하나일 뿐임. 그냥 니가 화났다는 것에 집중해." 라는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음. 이게 올바른지 어떤진 모르겠고 오래 갈지 어떨지는 더더욱 모르겠음. 한국인들 금방 잊으니까. 다만 확실한건 어떻게든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제대로 된 취급을 못 받는단거고, 요새 꼬라지를 보니 이건 비단 웹소판만이 아니라 게임판이나 사회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은 사건임.




역시 남자는 진지할 때가 제일 웃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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