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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5ch 훈담) 주인이 바뀌자 우울증 걸린 댕댕이를 운동선수 시어머니가 재활시킨 썰

218:익명 19/11/07(목) 23:33 ID:CF.84.L1


진짜로 전(前) 운동선수였던 우리 시어머니

(올림픽 국가대표 자리를 다퉜던 마라톤 선수)가

같은 동네 사람이 더이상 못 키우게 된 개를 인수함.

원래는 이웃 노부부가 키우던 개로,

할아버지 할머니랑 느릿느릿 산책하곤 하던 개.

보는 사람이 다 흐뭇한 광경이었다.

그러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할머니 혼자 키웠지만,

요양시설에 들어가게 되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손놓게 됐다.


멍멍이는 처음엔 자기가 버려졌다고 여겨서

축 늘어져 밥도 잘 안 먹었다.

다들 어쩔 줄 몰라하는데, 뇌 속까지 근육인 시어머니가


"이럴 땐 운동이지!"라면서 매일 억지로 끌고가 산책시켰다.

"일단 지금은 환경에 적응할때까지

가만히 두는게 낫지 않을까요...?"라고 해봤는데

"인간이라면 그럴지 몰라도 개한텐 산책이 최고!"라고 고집을 꺾지 않으셨다.


그리고 반년 후, 개가 씩씩하게 뛰어다니는 모습이!!


옆에서 보면 동그랬던 배가 쑥 들어가고,

목에 있던 주름이 사라졌다.

꼬리를 칠 때도 "휙휙휙..."이었던 게

'부와아아아앙!"하고 흔들어대고,

걷는 모습도 할아머지 할머니 걸음에 맞춰서

"터벅...터벅...","툭...툭..."이었던 게

시어머니에 맞춰 "후다다다다닥!"이 됐고,

얼굴도 녹아내린 햄스터 같았던 게 일본견다워졌고,

먹이도 많이 먹게 됐다.


다만, 한달에 2번 할머니 면회를 가는데,

갔다만 오면 그날은 하루종일 밥을 안 먹는다.


면회 끝나고 돌아갈 땐 "꺄히-잉 꺄히-잉"하고 울면서

할머니한테 껌딱지처럼 붙으면서, 차에 타길 싫어한다.

그러나 '여기엔 있을 수 없다', '할머니랑은 같이 못 살아'란 걸 이해했는지,

할머니가 안 보일 때까지 자동차 창문에 찰싹 들러붙었다가

그 다음부턴 조용히 웅크리고 앉아, 가끔 "힝힝"하고 운다.

집에 와서도 축 늘어져 있으니 시어머니가 곁에 데려다가 같이 잔다.


우리집에 온지 2년은 됐는데 아직도 이런다.

개들은 진짜 일편단심이라 슬프다.

면회 안 가는 편이 나을까 싶지만,

할머니도 개도 기뻐한다. 어려운 문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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