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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오컬트 (5ch 괴담) 이상한 택시 운전수

이건 아직 내가 교토에서 대학 다닐 때 이야기야.

당시 밴드를 하고 있던 나는 주말 밤이 되면 밴드 멤버와 스튜디오에 들어가 연습을 했어.

그 날 연습이 끝난 시간은 밤 1시.

계절은 여름이라, 교토 특유의 나른한, 짓누르는 듯한 무더운 밤이었어.

그 스튜디오는 집에서 멀어, 평소엔 버스로 돌아가는데,

시간적으로 이미 버스도 안 다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택시를 탔어.

등에 짊어진 기타 케이스를 네려두고, 

아- 필요 없는 지출했네,

다음 라이브 달성량도 간당간당한데, 같은 생각을 하면서 택시를 탔어.


50대 정도의, 어디에나 있을 법한 아저씨가 운전수였어. 

팍팍 에어컨을 튼 차내는, 땀을 흘린 내 몸에 고마운 것이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어.


[○○거리까지 가주세요.]

갈 곳을 전하자 운전수가 나한테 말을 걸기 시작했어.


[○○거리 (행선지)에 산다는 건 ○대 학생분?]

[네, 맞아요.]

[그 근처, 볼링장이 있잖아? 난 볼링을 좋아해서 말이야, 

회사 볼링 대회에서도 꽤 좋은 성적을 받았어요.]

[헤에, 그렇군요.]

솔직히 그때는 연습 후라서 지쳐 있었기 때문에 얘기를 나누고 싶진 않았는데, 

사람 좋게 웃은 눈가가 거울 너머로 보여서, 

얘기하는 걸 좋아하는 착한 운전수라고 생각해, 잠시 동안 맞장구를 치고 있었어.

그렇게 얘기하는데 빠져있던 중, 

나는 묘한 위화감을 느끼기 시작했어.

내 대답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얘기가 갑자기 나오고,

어쩐지 얘기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느낀 거야.

뭐, 말투가 그런 사람도 가끔 있긴 하지, 하고 신경도 안 쓰고 있었어.

그런데, 잠시 후에


[…그런데 ○○거리에 산다는 건 혹시 ○대 학생분?]

[아, 네.]

[그 근처, 볼링장 있죠? 저 좋아해요. 이래 봬도 실력 좋아요.]

[….]

[○대 학생이라고 하셨죠오오?]


이런 식으로, 대화가 계속 같은 내용이 반복되기 시작한 거야.

벌써 치매가 왔을 연령으로는 안 보이고, 그런 종류와는 다른, 

뭔가 정체를 알 수 없는 꺼림칙함을 느꼈어.

내가 대충 하는 대답에 상관없이, 운전수는 계속 같은 대화를 반복하는 거야.

밀폐된 한밤중 차 안은, 어둡고, 무겁고, 기분 나쁜 땀이 등에서 흐르기 시작해,

빵빵하게 튼 에어컨에 땀이 말라, 한기까지 느꼈어.

거울 너머에는 아까와 똑같이 웃는 눈매가 붙어 있는 채였어.

그러다 돌연, 대화가 뚝, 끊겼어.

이 기묘한 대화에서 해방되는 건가?라고 생각한 순간,

쿵!!하는 충격 소리가 차 안에서 울렸어.

움찔!하고 몸이 경직되어 쳐다보니 운전수가 왼쪽 발을, 

마치 뭔가를 짓밟는 듯한 기세로 차 바닥을 때리고 있는 거야.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쿵! 쿵! 쿵! 하고.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

거기다 이런 짐승 소리까지 내기 시작했어.

운전수는 이번에는 다리를 복 나가는 것마냥 달달 떨었는데, 

온 힘을 다해 다리를 위아래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차가 흔들흔들 흔들릴 정도였어.

어째서?

앞 차가 느려서 짜증 난 건가?

아니면 내가 말을 잘못해서 화가 났나?!

것보다 이 사람 좀 이상하지 않아!?

나는 완전 혼란스러워, 당황하고 있자


[손니임. ○○거리에 산다는 건 혹시 ○대 학생분?]


…라며, 또 같은 소리를 나한테 묻는 거야.

달달달 하고 다리를 떨면서 말이야.

눈가는 그 미소를 딱 붙인 채.

이때 나는, 이젠 위화감이나 꺼림칙함 같은 게 아니라,

확실하게 공포를 품고 있었어.

내 목숨이, 확실히 비정상인 남자의 운전에 맡겨져 있어.

이걸 의식했을 때의 공포는 지금도 선명히 떠올릴 수 있어.

게다가 운전은 확실하게 거칠어졌고, 

꺾을 때마다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몸이 흔들려,

앞을 달리는 차한테는 클랙슨을 빵빵 울리면서, 강제로 앞으로 끼어드는 거야.

교토 택시가 운전이 험하단 건 알고 있었지만,

승객에게 죽음의 공포를 느끼게 할 정도는 아니야.

이때는, 정말로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내려줘!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지만, 

한심하게도 인간은 진짜 공포를 느끼면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돼.

무엇보다, 운전수에게 괜히 자극을 주고 싶지 않아서, 

나는 그저 가만히 석상처럼 굳어 있었어.

…그리고 끔찍하게도, 

차는 명백하게 ○○거리로 갈 수 없는 방향으로 진로를 바꾸기 시작한 거야.

이젠 한계였어.

나는 겨우겨우

[…아, 내, 내려주세요! 여기서, 여기서 내려주시면 되니까요!]


라고 어떻게든 목소리를 쥐어짰어.

…그러자, 의외로, 운전수는

[어라, 그래? 여기선 멀지 않아?]


라고 너무나도 평범한 톤으로 말하면서 차를 세웠어.

말상대로 삼아서 미안해~ 같은 소릴 하면서, 아까와 비교하면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자연스러운 반응을 보이며 운전수는 나에게 금액을 알려줬어.

나는 아까까지의 공포가 내 착각이었나? 내가 너무 예민하게 군 건가?

하고, 대체 무엇이 현실이었는지 알 수 없게 되는 듯한, 백일몽을 본 듯한 기분이 들었어.

차에서 해방되어 조금 넋이 나간 상태이기도 했어.

…아무튼, 밖으로 나가자! 그리 생각하여 서둘러 금액을 건네고,

운전수의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억지웃음으로 받아치고,

기타 케이스를 들고 밖으로 발을 내디디려고 한 순간,

운전수가, 그 얼굴에 딱 붙여 놓은 듯한 미소로, 이렇게 말했어.


[…손니임, 혹시 ○대 학생분?]


이상이 내가 체험한 무서운 이야기야.

그 후 근처 친구 집으로 달려가 이 체험을 얘기했는데, 제대로 전하지 못했어.

체험한 나 말고는 무섭지 않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 비정상적인 운전수가 지금도 교토 밤을 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정체를 알 수 없는 공포가 다시 되살아나.

교토에 사는 분은 모쪼록 조심해.

참고로 그때는 시죠 오미야에서 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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