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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오컬트 우리 집에 살면서 가장 무서웠던 경험 두 가지

우리 집은 아주 옛날에는 도어락을 설치하지 않았었는데, 어떤 한남이 밤중에 내 방에 침입하려고 해서 달았어

당시 나는 작은 방을 쓰고 있었고 그 방의 창문을 열면 바로 복도가 보이는 구조였거든?(복도식 아파트라서)

그래서 한남들이 복도를 걷다가 내 방을 쳐다보고 가는 일이 흔했어

그러던 어느 날 사건이 일어났어


원래는 새벽에 자는 게 버릇이었는데 그 날은 생활 사이클을 돌리려고 밤 9시에 잤었어

그 날 밤은 이상하게 추워서 일찍 깼어 일어나보니까 어떤 한남이 드라이버로 내 방의 방범창을 해체하려고 시도하고 있었어

처음에는 너무 놀라고 무서워서 굳어 있었다가 곧 정신차리고 비명을 질렀어

그랬더니 그 한남이 지 얼굴을 못 보도록 내 얼굴에다 플래쉬를 쏘더라고

나는 곧바로 안방에 가서 자고 있는 엄마를 깨웠어 그러고 나서 방에 돌아와보니 한남은 사라져 있었고….

그 때가 한 새벽 3시인가 그랬을 거야 아마

공교로운 건 그 한남과 동일범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살던 동 아파트에 CCTV를 훼손한 한남이 있었다는 거야

훼손 과정에서 얼굴이 CCTV에 잡혀서 관리사무소에서 스스로 신고하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공문이 나온 시점에서 말야

나랑 우리 엄마는 이틑날 관리사무소에 해당 사건을 방송해달라고 했고

관리사무소에서는 실제로 피해 입은 것도 아닌데 뭐 그런 일로 방송까지 하냐고 귀찮아했어

우리 집에서 엄청 화내니까 마지못해 해주더라고

(예상 가능하겠지만 관리사무소장은 한남이야)

그러고 나서 얼마 뒤 도어락을 달았는데 그 때 어린 한남이 나타나 우리 집을 뚫어지게 쳐다보다 떠났어

그 뒤 17층에 살던 CCTV 부순 한남 가족이 내가 살던 아파트에서 이사갔어

할머니와 함께 둘이서 살던 어린 한남이라고 했었음

관리사무소 측에서 이사가지 않으면 소문내겠다고 해서 이사갔다나봐

내 생각에는 아마 날 강간하려고 CCTV를 부수고 방범창을 해체하려다 나한테 들켜서 허사가 된 거 같아

그 일이 있고 나서 나는 안쪽이 보이지 않는 안방을 쓰고 엄마가 복도 쪽 작은 방을 쓰게 됐어

그러고 나서 한 수 년간은 아무 일 없었어


그러던 어느 날 우리 집 도어락 건전지가 다 되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일이 생겼어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열리는 사소한 사고가 있었지만 새벽 5시에 알게 된 일이고 당장은 방법이 없으니까 그러려니 했어

그 날 낯 3시에도 별 생각 없이 룰루랄라 임대하면서 놀고 있었는데(임대 한참 전성기였을 때 일이었음)

 갑자기 현관 쪽에서 뭔가 전자음 같은 지잉 소리가 났어

어? 뭐지? 싶어서 뒤를 돌아봤는데 소름끼치게도 문 여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도어락 없는 집 사람이 집을 잘못 찾았으면 도어락이 있는 우리 집을 자기 집이라고 착각할 리가 없겠지

도어락 있는 집을 잘못 찾은 사람이라면 당연히 비밀번호부터 입력하잖아?

근데 한 번도 버튼 누르는 소리를 못 들었어

거기다 우리 집은 다른 집과 교류하지 않기 때문에 도어락이 이상하다는 걸 아는 사람은 나와 엄마밖에 없어

지금 생각하면 도어락을 무효화하는 기계를 썼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 당시 거기까지는 생각 못했어

문이 열리고 약 50대로 추정되는 한남이 내 얼굴을 약 10초 넘게 빤히 쳐다봤어

빈집털이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말을 걸면 무슨 짓을 할지 몰라서 아무 말도 않고 그냥 쳐다보기만 했어

운이 좋았던 건지 모르겠지만 그 때 내 앞 싱크대에는 우연히 식칼이 놓여 있었고

(한남 시야 범위 내에도 식칼이 있었고 다행히 한남보다 내가 식칼 위치에 훨씬 더 가까이 있었음)

만약에 저 한남이 우리 집에 들어온다면 식칼로 찔러야 하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

한남은 내 얼굴과 우리 집안을 한 번 쭉 훑어보고 난 뒤에야 죄송합니다 집을 잘못 찾았네요 이런 말을 남기고 떠났어

우리 엄마한테 말했더니 그냥 집을 잘못 찾아온 거 아니냐고 했지만 난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못하겠어

절대 술 취한 목소리가 아니었거든


다행히도 그 날 이후로 범죄 사건에 휘말릴 뻔한 적은 없지만….

만약 내가 그 때 안 깨어났거나 식칼이 내 눈에 안 보이는 곳에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싶은 생각을 가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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