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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2030 플라자] ‘지방 총각들’도 가정을 꿈꾼다

https://naver.me/xhnmCUON


공장 일 하면서 만난 또래들 모두 결혼하고 싶어 했지만…
퇴근해 현관문 여는 순간 미소로 맞아줄 가족 있었으면


일자리를 얻을 기회와 액수, 성장 기회며 교통마저 몽땅 수도권이 우위였다.

이렇듯 큰 격차를 감내한 채 ‘지방 총각’으로 남는 이유란 대체로 비슷하다. 인간관계를 끊어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방의 네트워크는 몹시 좁고 깊다. 아무리 멀어도 한 다리 건너면 다 이웃이다. 오랫동안 사귄 친구며 형님 아우를 두고 떠나기 쉽지 않다. 그리고 그 소중한 인연의 으뜸은 단연 가족. 아무리 각자도생이 시대정신이라 한들 지방엔 아직도 가족주의가 짙게 남아있다. 가족주의 울타리 안에서 살아온 ‘지방 총각’의 최종 목표는 가정의 재창출, 부모에게 손주를 보여주는 일이다. 빠르게 취업할수록 이 욕구는 더 강해진다. 공장일 하면서 만난 또래 대다수가 결혼을 생각했다. 작년 폴리텍대학교 학생들과 좌담회를 했을 때도 똑같은 반응이었다. 참석한 남성 7명 중 7명 모두가 결혼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지방 총각들’의 목표는 언뜻 보면 아주 허황돼 보이진 않는다. 지방은 뭐가 됐든 일단 물가가 싸다. 빈손으로 자기 집 마련 또한 불가능하지 않다. 안정의 최소 요건은 쉽게 갖출 수 있다. 하지만 부모 세대가 당연한 듯 이루어왔던 이 목표는 지방의 젊은 세대에겐 장래 희망 같은 꿈이 됐다. 일단 지방에는 또래 여성이 별로 없다. 제조업에 몰아주었던 산업 구조는 여성 일자리의 소외를 불렀다. 청년들의 지방 이탈 문제가 워낙 심각하다 보니, 그 와중에 계속 기울어지는 성비 불균형은 잘 다뤄지지 않는다. 성비뿐만 아니라 인구 수 자체가 적으니 이성끼리 만날 기회 또한 적다. 어찌 마음 맞는 사람을 찾아 혼인에 성공해도 아이 낳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맞벌이 부부가 이렇다 할 시설 없는 지방에서 아이를 키우는 건 난망한 일이다. ‘지방 총각’들도 이 사실을 잘 안다. 그런데도 왜 가정을 이루기를 원하는가. 공장 다닐 적 결혼한 친구들이 꼭 받는 질문이 떠오른다. 결혼 왜 했냐. 그 누구도 이유를 매끄럽게 설명하진 못했지만 핵심은 같았다. 가장의 책임을 짐으로써 안정감을 느낀다는 것.

‘지방 총각들’ 장래는 썩 밝지 않다. 이들 대다수가 자영업자나 중소기업 노동자다. 이들의 신분 상승은 요원하다. 쇠락해가는 지역과 닫힌 정규직 등용문이 세월과 함께 압박해온다. 절대 쉽지 않은 삶이다. 가족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의지를 다잡게 해준다. 누구보다 익숙하며 신뢰할 수 있는 이 존재는, 무거운 책임을 기꺼이 짊어지게 만든다. 자기 자신을 건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에 가족주의는 낡아빠진 삶의 방식으로 취급받기도 한다. 지방에도 역시 개인주의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그러나 계급 이동 사다리가 사라진 지난한 현실 속에서도 지방 총각들은 가정을 꿈꾼다. 내 차를 타고 퇴근해, 내 집의 현관문을 여는 순간, 나를 맞이할 아내와 아이들의 환한 미소를 떠올리면서.


2차 ㅊㅊ ㄷㅁㅌㄹ


ㅡㅡ;;;;;;;;;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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