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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네이트판]나를 사랑하지 않던 남편과 결혼 후, 사랑받고 있어요^^

말그대로 저는 저를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했습니다.
남편 38, 저 34에 결혼했고
지금은 남편 40, 저 36입니다.

지인의 소개로 만났는데
첫만남에서 잘생기고 훤칠한 외모에
첫눈에 반했어요
남편은 크게 내색하지 않았지만
저를 대하는 반응이 뜨뜻미지근했어요
저한테 별 관심 없어보였고
소개해준 지인생각해서
예의상 밥과 커피나 마셔야겠다
그런 느낌이였어요

첫 만남이후 먼저 연락을 해도
예.의.상 답장해주는 정도의 느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더라고요
아침에 보낸 카톡의 1이 점심때 되서야
없어지고, 답장도 간단명료~
저는 굴하지 않고 하루 한두번정도는
카톡&전화연락을 했던거 같아요ㅎㅎ

처음엔 남편의 훤칠하고 잘생긴 외모에 반했지만
소개해준 지인의 말을 들어보니
성격도 좋고 능력도 있고
자기관리를 잘 하는 사람이더라고요
세상에 이렇게 완벽한 사람이 있나 싶었어요

그렇게 일방적인 연락, 일방적인 구애를
2개월쯤 했는데
서서히 지치더라고요
2개월간 3번만났고 심지어 그중 한번은 지인들과 함께~
나 좋다는 사람이 많진 않아도ㅎㅎ 있는데
굳이 내가 이사람한테 이렇게 매달려야하나 싶은게
슬쩍 현타가 왔어요~

뭐 2개월간 열렬히 구애한건 아니였지만~
이정도 했는데도 저러는거 보니
나한테 맘이 없구나 싶었고
마음이 서서히 접혔습니다
부끄럽게도 혼자 좋아하다 혼자 마음정리한꼴이였죠ㅎㅎ

제가 연락(카톡&전화)을 안하니
자연스레 연락이 뜸해지더라고요
그렇게 남편을 소개받기 전의 일상으로
3개월쯤 지냈을 무렵~
출근준비를 하고있는데
남편한테 카톡이 온거에요??
그냥 생각나서 연락했다
잘지내고 있냐
별내용 아니였는데
심장은 미친듯이 쿵쾅거렸고
꿈인지 생시인지 볼을 꼬집어봤습니다
생시였어요!

그냥 잘지내냐고 연락온 사람한테
적.극.적.으로 만나자고 들이댔고..
(이번생에 밀당은 포기)
남편한테 술 한번 사달라고 하니
언제든 좋다고 두루뭉술하게 답하길래
말 나온김에 날잡자 하고
이틀뒤 만났습니다

여전히 잘생겼어요
막 친절하고 매너있는 성격은 아닌데
그렇다고 츤데레도 아닌데
묘하게 자상한 면이 있어요
그냥 남편의 모든 모습이 멋있고
사랑스러워 보였습니다

그렇게 3개월간 휴식했던 구애와
일방적인(?) 연락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게 몇달간 연락하며 지냈고
그러던중 코로나가 시작되었고
코로나 초창기 당시
정말 이불밖은 위험했어요


밖을 다니기 매우 조심스럽고
불안하던 시국이였죠
당시 남편이 혼자 살고 있었는데
코로나로 열띤 토론을 하던중
또 술을 사달라고 했죠
밖에 다니기 불안하니 오빠집에서
사주면 어떠냐고 했어요

집에서? 라고 되물으며 좀 놀란듯 했지만
시국이 그런때라 그런지
그러자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남편 혼자 살던 집에서
술을 마셨고
남편은 술이 쎄고...저는 좀 약한편인데
최대한 취하지 않으려 노력했으나
뻗었습니다
술김에 남편에게 스킨십을 했고...
관계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지인보다는 가깝지만
딱히 연인이라 할 수 없는
썸인듯 하지만 관계는 이미 해버린
그런 애매한 사이가 되었어요

연락은 그전처럼 한참있다
카톡의 1이 사라지고 그러진 않았으나
그렇다고 또 칼답은 아니고~
연락은 그랬지만
만나는 횟수는 주 1~2회정도로
그날이후 급격히 많아졌어요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데이트는 하지만
남편이 먼저 스킨십하진 않더라고요
한번씩 술마시고 제가 먼저 스킨십을 하면
받아주는 정도?
참 애매모호했습니다

그렇게 지내던중
제가 술에 취해 결혼이야기를 했어요
이제 내가
아무나 만나고 다닐 나이가 아니다
난 결혼을 염두하고 있다
뭐 그런식으로 이야기한거 같은데
술깨고나서 민망하긴 했지만..
돌아온 피드백이 부정적이지 않았어요
긍정이라 하기에도 애매모호ㅜ

급하긴 본인 나이가 더 급하다
머 그런식의 반응

암튼 연락하고 지내는동안
연인이라고 하기 모호했지만
우린 그냥 오빠동생 사이라고 선을 그어버릴까봐
두려워서 우리관계를 확실히 하자고
재촉하지 않고 그냥 지냈어요

남편이 아프면 죽 끓여가서
간호해주었고
명절때도 부모님 갖다드리라고
이것저것 바리바리 싸보내고
모든걸 다 맞춰주며
혼자만의 연애를 하며 지냈어요

명절에 선물을 바리바리 보낸게
시부모님께는
아들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는 시그널이 되어
결혼을 재촉하신듯 합니다
명절을 지내고와서 남편이 슬슬 결혼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제가 늘
"만약 오빠랑 나랑 결혼하면~" 이라는 말로
세뇌 아닌 세뇌를 시켰는데
언제부턴가 남편도
만약 너랑 결혼하면 어떻겠다 이런얘길 하더라고요
열번찍어 안넘어가는 나무 없다더니
정말 제대로 코시국이였던 2년전
그렇게 저희는 결혼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이렇게 잘생긴 남자가
내 남편이라니...
꿈만 같았고 너무 행복했어요

근데 남편과 2년쯤 지내보니
지금은 잘생김이 주는 행복감과 다른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고 있어요

일단 경제적인게 친정이 많이 부족합니다
두분다 아직 일하시고
노후준비도 여유롭진 않으나
오빠도 있고, 저한테 손벌릴 정도는
아니지만 결혼당시 딸한테
여유롭게 해주실 상황은 아니였어요
그래서 제가 모으고 재테크해서
갖고있던 1억3천 중
묶여있는돈 9천은 그대로 두고
4천으로 결혼했어요
결혼할때 보태어주지 못한걸로
아직까지도 부모님께선 미안해하시는데
이제 그런마음 좀 안갖으셨으면 합니다ㅠ

암튼 시댁에선 서울에 집을 사주셨어요
지금살고 있는집인데 결혼당시 9억이였고
지금은 12~13억정도 합니다
결혼전에도 남편이 혼자 아파트(당시엔 전세)에 살고 있었고
남편이 쓰던 가전, 가구가 쓸만한게 많았어요
거의 남편이 쓰던거 가져오고
결혼하면서 산건 침대, 냉장고, 스타일러, 건조기 이것뿐이였어요

상견례 자리에서
시아버님께서 허례허식 하지 말자하시며
현금예단 생략하자
(시댁 식구들 예복은 아버님께서 챙기시겠다)
예물은 필요한것만 둘이 알아서 주고 받아라
결혼식 비용, 신혼여행 비용은 걱정말아라
(결혼식 식대만 각자하고 그외 비용은 모두 시댁에서 부담해주시겠다)

저희집이 찢어지게 가난한건 아니지만
시댁이 여유로운 편이라
여러모로 배려해주셨어요

결혼한지 거의 2년 되었는데
몸살났던 날 이틀정도 빼고는
맞벌이하면서도
늘 아침을 챙겨 먹이고 출근시켰어요
그리고 점심은 매일 도시락 싸주었고
저녁은 당연히 챙겨주었고요

매일 아침 다려둔 셔츠를 입혀주고
양말은 매일 제가 신겨주고
퇴근 후 오면 발마사지도 해주었고요

그냥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서 했어요
챙겨주고 싶고 대접해주고 싶은 마음?
그런마음이요

남편은 회사에 갔다 집에 오는 루틴이
늘 일정하고 가끔 회식을 합니다
술은 취하지 않을만큼 조절하며 마시고
담배는 피우지 않습니다

집에 오면 저와 저녁식사 후
자기계발을 하고
거의 비슷한 시간에 잠들고
아침에도 일정한 시간에 일어납니다

주말엔 하루정도 저와 시간을 보내고
하루정도는 자기계발하거나
게임같은것도 하는거 같고
자기공간(서재)에서 본인 시간을 보냅니다

제가 꿈에 그리던 이상형의 남편을 만나
꿈에 그리던 이상적인 결혼생활을 하고 있어요

맞벌이 하는동안은
저 70, 남편 200 이렇게 생활비 부담했어요
그런데 5월에 저희에게 축복이 찾아왔고^^
제가 임신하면서부터는
남편이 100프로 생활비를 부담합니다
임신쯤부터인가...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남편이 저를 아껴주고 사랑해주는게 느껴져요

결혼전에도 안열어주던 차문을 열어주고
저도 운전 오래했고 잘 하는데
같이 외출할때면 운전을 못하는 사람취급하고
장거리를 갈때도 본인이 100퍼 다
운전합니다

외식을 할때면 제가 잘 먹으면
먹고있는 저를 바라보고 있는게 느껴지고
잘 먹는것들은 다~~제 앞에 놓아주고
먹여주기도 합니다

임신과 동시에 저는 회사 퇴사후
집에만 있는데도
남편은 퇴근후 설거지, 빨래, 청소 등
집안일 일체를 본인이 전부 합니다
요리만 제가 하고요~

자다 뒤척이면 남편의 토닥여주는 손길이 느껴집니다

몇몇가지 생각나는것만 적었고요
매사에 남편에게 사랑받는 느낌,
보호받는 느낌이 들어요

짝사랑 같은 사랑이였으나,
잘생긴 남편과 결혼해서 너무 행복했고
왕처럼 떠 받들어주며 지내고
남편을 사랑할 수 있어서 행복했는데

사랑받고 있는 지금은 더
너무 행복합니다

혼자 좋아하던 남편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자랑이 하고 싶어 쓴글인데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저는 내년 1월 출산합니다
아기 낳고 더 행복하게 잘 지낼게요
모두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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