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유머 [네이트판] 새엄마를 용서해야하나요?

새엄마는 저 5살 때 유부남인 아버지와 외도를 해서 저희 집으로 왔습니다.친엄마는 이혼하고 떠나서 얼굴도 모릅니다.새엄마... 어렸을 때 저에게 참 모질었었어요.새엄마가 저를 안아줬던 적, 따뜻하게 말 건넸던 적이 제 기억 상 단 한 번도 없습니다.아버지에게는 그렇게 다정한 사람이 저와 단 둘이 있을 때는 한 마디도 안 한다거나,제가 했던 행동들을 비꼬며 비웃고 그랬죠.아버지와 새엄마 사이에서 남동생이 태어났고, 그 남동생이 혼자 놀다가 넘어졌는데__를 저한테 던지면서 '니가 그랬지 ㅆ년아' 이랬던 사람입니다.생리대 살 돈이 없어 고민하다가 아버지한테 돈 달라고 했는데새엄마가 나중에 저한테 왜 그런걸 아버지한테 말하냐, 수치심도 없냐 그래서생리 때만 되면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명절 때 다른 친척들 앞에서도 저에 대해 안 좋은 말 하고, 아버지와 제 사이에서 이간질을 그렇게도 해댔습니다.그래서 이유도 모르고 아버지에게 자주 맞았고, 저는 항상 위축되어 살았습니다.학교 마치고도 집에 오면 초등학생인데 설거지, 청소, 빨래 다 했고새엄마 팬티까지 손빨래 시켜서 했습니다.고등학교도 그당시 파파이스라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다녔고대학 등록금과 생활비는 이제 성인이 되니 니가 알아서 해라고 해서학자금 대출+알바비로 다른 지역으로 혼자 이사해서또 무한 알바+고시원 생활을 했습니다.그리고 다짐했습니다.취업하면 가족들 손절하겠다고.설거지 알바하다가 손가락 습진 생겨서 볼펜도 잘 못 쥐었었는데그 손으로 새벽에 공부했고, 지금은 안정적인 곳에 취업을 해서 살고 있습니다.결혼도 얼마 전에 했어요.
근데 얼마전... 남동생이 어떻게 알았는지 저희 집에 찾아왔습니다.새엄마 자궁경부암 걸려서 암투병 중이랍니다.그동안 들어놨던 보험들은 아버지 사업 어려워지면서 옛날에 다 해지했고수술비도 없어서 고생한다구요.그러면서 저에게 화냈습니다.키워준 정을 무시하냐구요. 사람이라면 그간 키워준 은혜를 생각해서 수술비라도 보태야하지 않냐며...저는 물었습니다.니네 엄마, 우리 아버지랑 외도해서 너 낳은 거 알고 있냐고.무슨 말이냐며 묻길래 사실대로 다 말했습니다.그리고 말했습니다. 나는 너 때문에 엄마를 잃었고 그 집에서 사람대접 못 받고 지냈는데 무슨 키워준 은혜냐.너한테 그년이 최신형 컴퓨터 사줄 때 나는 패스트푸드 점에서 남이 먹은 쓰레기 치우고 있었다.니가 각종 메이커 옷이나 신발 받을 때 나는 교복도 물려받았고, 니 책상에 참고서 넘쳐날 때 나는 학교 소각장에서 선배들이 풀고 버린 문제집 주워 풀었다.양심이 있으면 그년한테 가서 똑바로 전해라.키워준 은혜 돌려받고 싶으면 나한테 부모로서 어떤 도리를 했는지 적어서 보내라고.남동생...한동안 말을 못 하더니, 그게 사실이면 용서하면 될 일이고 아니면 엄마한테 확인해보면 될 일이라며 얼굴이 벌개져서는 나갔습니다.그리고는 지금까지 연락이나 방문이 없습니다.
제가 이렇게 듣기 좋은 이야기도 아닌데 익명으로 글을 쓰는 이유는,남동생이 말한 '용서'라는 단어가 너무나도 용서가 안됩니다.당한 제가 가해자를 용서해야하는 의무라도 있는건가요?영화 밀양이 생각납니다.너무 분통터져서 눈물이 흐릅니다.남편에게는 부모님 돌아가셨다고 했었는데, 남동생이라고 나타났고 저의 성장이야기를 듣게 되니 남편도 충격이었나봅니다.화목한 가정에서 자라난 남편은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가 있냐며 저를 위로해주지만사실 위로가 안됩니다.제가 너무 못됐습니까? 익명으로라도 글을 써봤습니다. 너무 답답해서요...

https://m.pann.nate.com/talk/366742653?currMenu=category&page=1&order=N


댓글은 회원만 열람할 수 있습니다.

로그인 회원가입
게시판 설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