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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네이트판] 동생의 가슴성형..제가 치사한 거겠죠..

우선 먼저 방탈 죄송해요 다름이 아니라 나이차이 6살인 여동생이 있는데(저도 여자)

3년동안 준비한 국가직 9급시험이 이번에 결과가 잘나와서
아마 큰 이변이 없는한 합격할 거 같다길래 제가 선물을 하나 해준다 했어요

원래도 시험 합격하면 그해에 언니가 명품백하나 사주거나 아님 중고로 경차라도 하나 해줄게 했었거든요

마음은 더 좋은거도 해주고 싶지만 저도 서른이 다돼서야 취업한지라 최대 1000만원 안쪽으로(가능하면 7~800선) 생각하고 있었고

동생이 이번에 합격안정권 점수 나왔다고 보여주면서 저한테 가방이나 차 대신에
가슴성형을 시켜줄수 있냐고 했어요

어차피 공무원은 합격통지 나오고도 다시 임용되기까지 시간이 좀 있다고
그동안 회복하고 붓기빼며 지내고 싶다더라고요

자기가 원하는 보형물을 원하는 병원에서 수술하면 비용은
수술비 800 + 부가세 80해서 880 나온다는것도 미리 알아봤더라고요
자기는 가방처럼 몇년들면 유행지나는 거보다 가슴을 넣고싶다고 하길래 길게 고민안하고 ok했어요
금액대도 제가 생각한 범위내여서 상관없다 생각했는데

문제는 동생이 지금 가슴 사이즈가 70B인데
똑같은 70B로 수술을 하겠대요
정확하게는 지금은 좀 아슬아슬한 B컵인데 이걸 수술로 꽉B를만들겠다고...

제가 물었어요 그럼 한컵도 제대로 안커지는건데 거의 900만원을 내는거냐고?
동생이 그렇다길래 전 차라리 할거면 그래도 사람들 많이하는 C나 D정도는 하는게 어떠냐고 했어요

그래도 큰돈 들어가는 수술이니까...티는 나야하지 않냐고 했는데 동생은 요지부동으로 B에서 B로 하고싶다고 했고

전 어쨌든 처음에 ok했으니까 말을 바꾸는건 좀 아니다 싶어서 일단 병원에 같이가서 상담이랑 예약해주고 예약금 30만원 걸고왔어요

근데 병원에서도 그러더라고요 동생 말 듣더니
아니 환자분은 짝가슴이나 새가슴, 쳐진가슴도 아닌데 왜그러며
그러면 보형물 사이즈도 엄청 애매하게 들어가야하고, 작은 걸 넣어봤자 어쨌든 C정도는 나올 가능성이 있다, 아니 거의 90% C컵 나온다
그리고 그럴거면 차라리 보형물을 좀 싼 걸로 넣는게 어떻냐고 하더라고요

동생이 원하는 보형물은 가격이 비싼데 비싼 이유가 같은 몸에 좀 더 큰사이즈를 안정적으로 넣을수 있어서인데
동생 희망사항대로라면 부가세 포함 450~500만원하는 보형물로도
얼마든지 예쁘게 모양내고 다 할수 있다고요
싸다고 안좋거나 fda? 인증 안받은 게 절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동생은 그 자리에서 그건 절대 싫다 무조건적으로 원래 희망했던 보형물로 자기가 원하는 사이즈를 하고 싶다고 했고
병원에선 정 그러시면 유방절제복원하는 수준으로
최대한 티 안나게는 해드릴게요...해서 예약금 걸어둔 상태예요

사실 제가 그냥 쿨하게 수술비 주고 치우면 되는 문제인것도 알고 제가 괜히 뒷말하는것도 맞는데

마음이 그렇더라고요..전 그래도 제형편에선 큰돈 쓰는거라 뭐라도 좀 의미있게 남는걸 해주고 싶고
가슴을 기왕 할거라면 그래도 좀 차이나게 하는게 좋지 않나..?
굳이 안써도 되는 비싼 보형물 넣으면서 티도안나게 해야하나 이런 생각이 계속 들어요


제가 치사한 거겠죠..저도 아는데
뭔가 참 이게 마치
쌍꺼풀 지금도 있는데 0.2mm 더 진하게 하고싶어서 500만원 주고 하겠다는 느낌...같은거라

어쨌든 해준다 했으니까 다음주 수술날짜 맞춰서 동생한테 돈은 보내줄 생각인데
참 마음이 어딘가 계속 불편해요...동생한테 조금 서운한 마음도 있고

제가 말꺼내놓고 이제와서 치사하게 구는 거겠죠...조언 부탁드려요..


--------------

안녕하세요 퇴근하고 씻고 하다보니 확인이 늦어졌어요
벌써 저녁 9시가 다 됐네요...다들 생각보다 많이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해요

우선 제가 동생에게 왜 합격선물을 해 주는지 궁금하시는 분들이 좀 계셔서...말씀드리자면

동생은 고졸이예요 수능은 쳤는데 당시 부모님께서 사교육이나 인강같은 지원을 전혀 못 해주셔서 성적이 그리 잘나오진 않았고
동생은 부모님께 1년만 재수 지원을 부탁드렸었는데(인강, 기출문제같은 것들) 거절당했었고
당시엔 저도 26살에 취준생이라 동생을 도와줄 여유가 없었어요

부모님은 동생이 공군부사관을 가서 여군이 되길 희망하셨고
그 길이 여자 고졸로는 최고의 진로라고 계속 동생을 설득하셨고 동생은 군인만큼은 절대 원치않는다고 마찰이 있던 상황이었어요..

결국 동생은 야간편의점과 맥도날드 알바를 병행하면서 혼자 재수를 준비했지만 하루에 집중해서 공부하는 시간이 많지 못했는지
2번이나 더 고배를 마셨어요

그러던 중 제가 부모님을 설득해서 동생이 공무원시험을 준비할 수 있게 됐고
대신 부모님은 동생이 2년 내로 합격 못할 시에는 군인이 되거나 지인분 공장에서 치수재고 입력하는 일을 무조건 하겠다고 서약하면 수험을 허락해주겠다고 하셨고
동생도 ok해서 수험에 들어간 거예요

그러다 작년(2년차) 응시기간때 재수없게도 동생이 코로나를 크게 앓으면서
시험을 놓치는 상황이 돼버렸고 이때 동생이 저한테 엉엉울면서
자기는 이 길이 아닌가보다, 엄마아빠 말대로 따르겠다 했는데

제가 그 때 정신 단단히 차리라고 했었어요...
지금 놔버리고 공장이든 군대든 들어가는 순간 너는 4년이라는 긴 시간을 통째로 버리는 거다
부모님은 어떻게든 내가 설득할테니까 끝까지 해라

대신 이번에(3년차에) 바로 합격하면 언니가 명품백이나 중고 모닝이라도 하나 해주겠다
이게 별거 아니지만 동기부여랑 멘탈잡이가 됐으면 했어요...

그래서 아직도 동생이 시험을 잘 친건 정말 기특하고 고맙고
제가 돈을 쓴다, 뭘 해준다 이 자체에 대해서는 정말 아깝거나 불만이 있진 않아요
사실 위의 저런 사정들을 다 적고 시작하는 것도 좀 아니다...싶어서
핵심적인 내용만 적다보니 좀 이렇게 된거 같아요

그렇지만 천만원 가까운 돈이 저한테 결코 적은 돈이거나 팍팍 써도 티안날 돈...그런 건 절대 아니다 보니
저 역시 제가 동생에게 뭔가 해준다면 그게 동생한테 진짜로 의미가 있는 거였으면 하는 생각은 있어요
그래서 계속 속앓이를 하는 거 같아요...

그리고 동생이 왜 같은 B에서 B로 굳이 성형을 하려는지, 그 과정에서 안써도 되는 비싼 보형물을 고집하는지는
사실 괜히 서로 마음상하고 말까봐 물어보진 않았지만
아마 여러 댓글 남겨주신 분들 말씀처럼 자연스러운 가슴, 원래 내거같은 가슴을 원하는게 아닌가 싶긴해요

사실 물어보긴 해야겠죠...이 부분도
오늘내일은 동생이 거제도로 이사간 친구 보러 가있어서
어떻게 전화로 물어볼수도 없는 부분이고 해서
다녀오면 제대로 한번 물어볼게요

그리고 다시한번 모든 분들 감사해요...
시간 내서 읽어주신것도 그렇고 댓글 남겨주신것도 그렇고
어쨌든 남의집안, 남의자매 일인데도 많이 신경써주셔서
저도 스스로 생각을 많이 하게 된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들 보내시고 더위 조심하세요

https://m.pann.nate.com/talk/366716415?currMenu=best&stndDt=2022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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