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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네이트판] 딸을 놓아주려고요. 나쁜 엄마였습니다.

매일 술 먹고 집에 잘 들어오지도 않았던 남편에 아들은 학교 다닐 때 질 나쁜 애들이랑 몰려다녔고 그냥 나쁜 애들 수준도 아닌 거의 범죄자 수준의 애들이었습니다. 당시에 아들은 중학생이었는데 중학생들이 놀면 뭐 얼마나 노는 애들이겠나 생각하시면 모르는 소리에요 당시 같이 다녔던 친구들 대부분 고등학교 때 소년원 갔고 도난한 오토바이로 무면허 운전 하다 사고로 죽은 애들만 대여섯이었어요 인천 부평 살았는데… 아실 분들은 아실거에요 거기가 어떤 동네인지. 손발톱 다 빠질 것 같은 고통으로 아들이랑 매일 싸우며 어떻게해서든지 친구들이랑 떨어뜨려놨었는데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쯤 제 아들도 똑같았겠죠. 지금 아들은 다행히도 멀쩡히 군대까지 다녀오고 잘 살고 있지만 그 땐 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아들이랑 싸울 때 집안 물건 박살나는 게 일상이었어요. 죽고싶었습니다. 자식 키우다 보면 내 뜻대로 되는 게 없다지만 너무 너무 고통스러워 저도 모르게 애들에게 손을 많이 댔습니다. 저는 어린이집 교사였는데 밖에선 아이들한테 둘도없이 잘해주다가도 집에 돌아오면 10시가 넘었는데도 집에 없는 아들과 숙제 다 해놓으라니까 하나도 안 해놓은 딸에.. 개어놓은 빨래는 사방에 널브러져 있고 집안꼴 엉망으로 되어있는 걸 보고 있으면 그냥 마음속에서 뭔가가 툭. 하고 끊어지는 기분이 들면서 매를 들게 되더라고요.
딸 머리채도 잡아 끌고 뺨도 때리고 나가 죽으라 소리도 하고 그랬습니다. 수학 문제 어려워서 못풀겠다던 10살 짜리 애한테 회초리 가져오라고 윽박도 질렀습니다. 제가 왜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들은 이렇게까지 때린 적이 없어요. 솔직히 때릴 수가 없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미친듯이 후회도 됩니다. 자주 그러진 않았습니다. 딸 입장은 다를 수도 있겠지만요.

지금 딸은 22살입니다. 지금은 직장을 다니고 있어요. 애교도 많고 조잘 조잘 말도 많던 딸이 1년전부터 저랑 말을 안합니다. 1년 전에 제가 딸한테 화를 내다 감정이 격해져 청소기를 집어던졌는데 그 이후로 한순간 돌변해서 저랑 말은 안합니다. 방금 새벽에 저보고 이제 더이상 얼굴 보지 말자고 하네요… 미안하다면서요. 저랑 사는 게 너무 힘들었대요. 아빠랑 엄마랑 오빠한테 평생을 난도질당했대요. 이제 그러고 싶지 않다고 미안하다네요. 몰랐는데 20살이 되고나서 개명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땐 싸우기도 전이었는데 그럼 그전부터 가족을 떠날 생각을 했던거였을까요 눈앞이 캄캄하네요. 눈물만 뚝뚝 흘리면서 이제 연락하지말자고 하는데 머리가 멍해요. 네 뜻이 그렇다면 그러자고 했습니다. 엄마처럼 살지 말라고도 했습니다..저는 엄마 자격이 없으니까요.
제가 바퀴벌레처럼 징그럽고 추악한 존재처럼 느껴지네요. 쓸데없고 맥락없는 하소연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https://m.pann.nate.com/talk/366591284?currMenu=category&page=1&ord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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