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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네이트판]고독사 하신 전시아버지 장례를 제가 치뤄드려야 하나요?+추가글

저는 40대 중반 그냥 평범한 돌싱녀구요.
31에 결혼해서 40까지 결혼생활을 했었어요.
저는 아이를 가지고 싶었지만
전남편이 이유없이 이런저런 핑계로 아이갖는걸 미루고 해서
부부관계도 잘해야 두달에 1회 이런식이었었는데
39살때 이제 저도 노산이고 해서 조바심이 나기에
구정 명절에 일부러 시아버님 계시는 자리에서
진지하게 왜 아이를 안가지려하는지 남편에게 이야기하다가
전남편이 자신이 동성애자 라는거를 아버님과 제 앞에서 고백햇고,
아버님은 그자리에서 졸도 하셧어요
(시어머님은 전남편 대학생때 진즉 돌아가시어 안계시고 전남편이 외동아들입니다)
저는 이사람마음을 돌려보기위해 일년을 버텼고,
남편은 가정을 지키려기보단 그냥 동성애자길을 갔어요.
그래서 그런이유들로 인해 제나이 40에 이혼하엿고,
지금 40대 중반에 접어들었네요.

시아버님은 그때 이후로 한 육개월뒤에 중풍이 오셧고
전남편은 거의 아버지랑 연을 끊다시피하였고
그시점 부터 본격적으로 아얘 집에도 들어오지 않기 시작했기에
제가 거의 시아버지 병수발을 했었지요.
안할수도 있었겠지만
그냥 인간적으로 시아버님이 너무 가엽고 안타까웠어요.
돌봐드리는동안 시아버님이 거의 매일 하루에 한번씩
성치도 않으신 발음으로 미안하다고 저한테 그러셨고,
편마비가 오셧는데도 저한테 간혹 편지를 써서
예쁜 며느리야 너만한 딸이 없다
이렇게도 써주시고
당신 생신인데도 저한테 며느리가 먹고싶은것으로 시켜라
이러시고 참 다정하게 대해주셧는데 (물론 이런일이 있기 전에도 좋은 시아버지였습니다)
이혼확정된날
아버님께 이제 아들이랑 호적상으로도 남남되었다고
오늘이 제가 돌봐드리는 마지막 날이 될둣싶다고 하니
우시면서 이제 여기오지말라고 그만 고생하라고
어눌하게 말씀하시던 장면이 5년째 머릿속에 맴돌아요.

그런데 어제 전화 한통을 받았는데
청소업체에서
아버님이 혼자 거주하시다가 고독사 하셨는데 지병때문이었던것같다. 돌아가신지 일주일 정도 지난걸로 추정된 상태에서
발견이 되셧는데
아버님 핸드폰 전화번호부 목록중에
기관 빼고 개인번호는
아들, 며느리 두개뿐이라서
아들한테 전화하니 시신인수 거절하셔서
며느리한테 전화드렸다고
오셔서 한번 현장을 보시고 찾아가실 유품이 있으시면 찾아가셔야 할것같다고 하셔서
제가 지금운 이혼한 상태라 서류상으론 남인데
생각은 해보겠다고 했습니다.
청소업체에서 완전히 다 작업마치는데 삼일정도 걸리니
그 안에 오셔야 한다고 했고
내일이 마지막 정리작업 날일듯한데
내일까지 결정을 해야합니다.

제가 그곳에 가서 전 시아버님 유품이나
흔적을 가져와서 보관하거나 장례를 치뤄드려야 할까요?
저한테 너무 잘해주셧던 분이고
항상 미안하다고 하시던 분이었지만,

이미 남남이 된 세월이 오년이되어가고
제가 더이상 개입할 자리가 아닌것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가봐야 하나요?
마음에 찬바람이 불고 쓸쓸합니다…
오늘 하루종일 이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는데
비까지 종일 내려 더 착잡하네요

추가글

추가글입니다
제가 밤새 고민하느라 잠을 잘 못잤습니다
그리고 댓글도 읽어보았는데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닌것같아서
거의 새벽 네시부터 전남편한테 전화했어요.
계속 안받더라구요.
자고있어서 그렇겠지 라고 생각을 했으나
거의 열세통째 전화를 받았는데 목소리 들어보니 자던사람목소리는 아니었어요.
그래서 제가
“내가 왜이렇게 오랫만에 전화기 불나도록 연락했는지 이유를 당신은 이미 알고 있을거다 살아계실때 아버님 못찾아뵈었으면 늦었지만 돌아가신 이후라도 찾아뵙고 마무리를 하는것이 자식된 도리이다.
길가는 제 삼자붙잡고 물어봐라 이것이 지금 맞는 행동이며,
모르는 사람들도 다들 아버님 쓸쓸하게 돌아가신 것에 대해 다들 안타까워 하고있다.
당신 어떻게 인생사는거 내 알바 아니다. 그렇지만 돌아가신 부모를 저렇게 방치하는건 아니지 않냐 엄연히 자식이 있는 분이 왜 무연고 처리가 되어야 하냐. 아버님 댁에 있는 물건이라도 하다못해 가져가라 거기 당신 어릴적 사진이나 그런 추억도 있을텐데”
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전남편이 대답하길 지금 갈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왜 못오냐 부모 시신도 수습못할정도의 상황이 어딨냐 라고 물으니 이유는 돈이 없답니다.
지금자기에게 남은건 여기까지 오기위한 차비정도가 전부인데
자기가 지금 몸이 아파서 약을 먹고 있고,
이 돈은 약값으로 써야하는데 사실 약값으로도 부족한 금액이라며
법적으로 남이라 위임장 이런게 필요하면 써줄테니
대신좀 마무리를 해달라고 합니다.
제가 당신 일 안다니냐고 하니까 몸이 안좋아 그만두고 쉰지 일년이 넘었다고 하네요.
퇴직금은 어디갔냐고 하니
퇴직후 자영업을 해보고싶어서 퇴직금 부어서 아는 사람이랑 동업을 하려했으나 사기당해서 돈을 날려서 지금 소송중에 있다네요.
하여간 몸이아픈이유 사기당한 이유 그래서 돈이없는이유 같은 내용들때문에 자기는 가고싶어도 갈수가 없다고 해서
장례비용 내가 낼테니 일단은 몸만와라
눈으로 아버님 살다간 흔적을 당신이 직접 확인해라
그것만큼이라도 해야한다 라고 해서
결국 오늘 오후 한시까지 만나기로 했습니다.
저는 조언해주신 분들 말씀대로
시아버님 장례치러드리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돈이야 들겠지만, 댓글 달아주신분들 말씀중에
전 시아버지이기전에 저에게 잘해주셧던 어르신이고
안타까운 인생을 살다가 쓸쓸하게 가신 분이고,
당신 친자식보다도 말년엔 저를 더 자식같이 생각하시고
의지하셧기에 외면하면 안될것같습니다.
미신을 믿진 않지만
그냥 제가 외면하면 저세상 가셔도 계속 울고계실것같아요.
사실 이걸 저희 친정부모님은 모르십니다.
왜냐하면 전남편과 이혼한 이유를 저희 친정부모님은 알고계셔서
전 시댁, 특히 전남편에 대해서는 저희 친정부모님은
증오를 넘어 아직까지도 저주하고 계시거든요.
그래서 시아버지가 저에게 각별했던 그런걸 이해시켜드리고 싶어도, 그런 직접 경험을 했던 사람간에만 느낄수있는 감정을 객관적으로 말로 설명해 제삼자를 이해시키기에는 워낙 전남편의 과오가 크기에 그냥 친정부모님 이해시키는건 그만두기로 하고 알리지않고 제가 알아서 하려고 합니다.
이제 저는 전남편 만날 준비를 하려구요
청심환도 하나 사서 먹고.
어떻게 입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단정한 옷도 찾아놓고,
혹시모르니 유품을 챙겨올 큰 가방도 하나 챙겨놓고
차 뒷자리도 비워놓으러 갑니다…
다들 조언 감사합니다.
그리고 잘 모르는 남이지만 힘모아 애도해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https://m.pann.nate.com/talk/366572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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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고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하고 들어갔는데 본문 보고 할말 잃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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