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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네이트판] 해외, 남편이랑 대판 싸우고 넘 서러워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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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 호주에 살고 있는 39살 주부이자 워킹맘입니다
저희는 한국 토종 부부이고 만 5살 딸아이 있어요 남편은 저보다 8살 연하에요

여기에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저희가 어제 밤새 진탕 싸우고 지금 열받은 감정이 주체가 안돼서 객관적으로 판단을 해주십사 하고 글 올리게 됐어요
객관적인 판단을 위해 넘 제 입장에서만 쓰지않고 제 잘못도 인정해가며 글 쓰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어제 싸움의 시작은 저희가 올해 12월달에 몇년만에 한국을 가기로 했어요 친정은 경기도 부천이고 시댁은 부산이에요
저희 친정집이 인천공항이랑 가까우니까 지금까지는 한국방문 때마다 항상 자연스레 저희 친정집에 먼저 가서 2, 3주 머물다가 시댁으로 내려가서 있었고 비행기 타기 3, 4일전에 다시 친정집에 올라와서 있다가 호주 돌아오고 이런 패턴으로 있었어요
물론 날짜수로 따지면 친정보다는 시댁에 항상 더 오래 있었구요

근데 이번엔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한참 한국 못 들어가고 몇년만에 가는거라 아버님이 손주가 너무나 보고싶으신지 저희 도착하는 날 맞춰서 공항에 나오셔서 바로 시댁으로 가자고 하셨데요
그리고 친정은 호주로 다시 돌아가기 2주 전쯤에 가 있으라고..
근데 이걸 남편이랑 아버님이랑 통화를 했는데 저한테는 의논한마디 없이 둘이 그렇게 하기로 정하고 저한테 통보한것부터 1차로 빡쳤구요 그래서 싸움이 시작되었어요

남편 입장은 제가 계속 전부터 친정에 2주만 있겠다고 했었답니다 그래서 어차피 2주만 있는거 친정집 먼저가서 2주 있나 나중에가서 2주 있나 별차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아버님 말씀에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한거라고 합니다
근데 아무리 전 기억을 떠올려봐도 2주니 몇주니 그런말을 언급한적이 아예 없어요
그리고 지금 그게 포인트가 아니지 않나요?
저한테 왜 상의도 없이 니 멋대로 하고 통보하냐고 기분 나쁘다고 따졌더니 남편이 갑자기 이거랑 전혀 상관도 없는 다른일들 다 끌어와서 그 동안 저한테 쌓였던거 다다다 터뜨리기 시작하는데 진짜 어이가 없어서 할말을 잃었어요

남편이랑 전 현재 호주에서 식당을 운영중이에요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은 좀 작은 테이크아웃 샵이고 그래도 상권이좀 좋은데 있어서 장사는 다행히 그럭저럭 잘 되었었어요

남편은 요리를 하는 셰프이고 전 홀을 담당해서 하고 있구요
식당 오픈한지 3년만에 집도샀고 가게도 더 넓게 확장하는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어요 지금 현재...
리모델링중이라 둘 다 잠시 가게를 쉬고 놀면서 재충전하고 있어요

전 그냥 딱 기본 생활영어하는 수준이고 호주는 땅덩이가 넓어서 호주 생활하려면 운전도 필수인데 전 운전을 잘 못해요 ㅠ
오히려 한국에서는 운전을 했었어요
근데 여기는 한국과 운전대랑 모든 신호체계가 반대라서 제가 운전하다가 헷갈려서 역주행을 한 번 한적이 있어요
다행히 큰 사고는 안났지만 상대편 차 범퍼가 찌그러져서 제가 100% 다 물어주는 아찔한 사고를 낸 후부터 트라우마 생겨서 운전대를 더 이상 안잡게 됐구요

반면에 남편은 자유자재로 프리토킹 가능할만큼 영어를 굉장히 잘하구요 (미드나 영화 이런것도 자막없이 95% 이해하고 보는 정도...) 운전은 군대에서 운전병 출신이라 이루 말할것도 없이 잘하구요..
한국에서 대학도 저보다 훨씬 좋은데 나왔구요 (중경외시 중 한 곳) 나이도 저보다 한참 연하고 솔직히 저보다 모든 조건이 좋아요

그래서 지금까지 생활하는데 있어서 고급 영어가 필요한 중요한 서류작업이나 관공서 일 볼때 병원 치료받을때 우리 아이 어린이집 학부모 상담갈때 등등등 전부 다 남편이 처리했고 전 그냥 남편이 하라는 대로 시키는 대로 따르기만 하는 수동적인 삶을 살았어요 남편은 이게 항상 불만이구요
어느순간부터 싸울때마다 저보고 영어도 못하고 운전도 못하고
노력도 안하고 잉여인간 같다는 둥 게으르다는 둥 병원도 혼자 못가고 학부모 상담도 못가는 병신같은 X 이라는 둥 폭언의 수위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솔직히 남편말대로 영어공부 열심히 안한것도 맞고 운전은 무서워서 아예 다시 할 생각조차 안한것도 맞아요 별로 하고싶지도 않구요...
그래서 적어도 남편이 하라고 시키는건 군말없이 다 열심히 했고 가게에서 하루종일 요리하느라 힘들까봐 집에오면 요리부터 시작해서 거의 모든 집안일 내가 했고 아이 케어도 전적으로 거의 다 제가 했어요 (남편은 집에서 음쓰버리기 아이 목욕시키기 딱 이 두가지만 해요)

가게에서 홀 관리하는 일도 몸이 부서져라 최선을 다해서 했구요


여기는 땅 덩이가 넓어서 집에서 마트갈때도 차로 가야되는 거리인데 이제는 마트에 장보러갈때 조차도 18 18 거리면서 내가 니 운전기사냐? 하면서 엄청 눈치주고...


그래서 항상 어제처럼 어떤일을 계기로 싸움이 시작되면 그 일과

전혀 상관도 없는 저의 운전, 영어실력으로 남편은 비아냥 거리고

어떠한 결론도 나지않고 기분만 더럽고 상처만 남은 채로 싸움은 끝이 나요


어제는 양가부모님 방문 일정 문제로 싸우다가 위에 언급한 대로

요즘 저희가 가게 확장 리모델링 공사로 일을 잠시 쉬고 있는데 아침마다 아이 어린이집을 남편이 항상 데려다 줬어요 제가 운전을 못하는 관계로...

근데 남편이 터진부분이, 요즘 일도 안해서 시간도 많은데 왜 니가 운전연습해서 아이 픽드랍 할 생각안하고 왜 나만 해야돼냐

어제 어린이집 선생이 나한테 묻더라 엄마는 왜 안오고 맨날 아빠가 오냐고... 쪽팔리고 민망해 죽는 줄 아랐다

왜 도대체 넌 노력이라는걸 안하냐 한심하다 이러면서 저한텐 말할 기회도 안주고 지 혼자 랩하듯이 다다다 쏘아붙이고 방 문 쾅 닫고 들어가서 하루종일 안나오더라구요


솔직히 저도 인정합니다 그런부분에 있어서 제가 게으르고 노력안한거... 그치만 무서운걸 어떡해요 ㅠ

운전을 잘할 자신이 없으면 아예 안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목숨이랑 관련된 부분이니까요...

그리고 제가 모든 면에서 게으른것도 아니고 그만큼 다른 부분에서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자신합니다

근데 그런건 개뿔 알아주지도 않고 제가 도저히 재능이 없는 영어, 운전 부분으로만 계속 뭐라하니 저도 더 이상 할 말이 없네요


솔직히 이혼 생각도 드는데 이혼하고나면 전 위와같은 이유로 현실적으로 한국에 가서 살아야 하기에 그럼 아이를 만나기가 힘들어져서 아이때문이라도 이혼 생각은 접게 돼요


이 만리타국에서 가족들하고 다 떨어진 채로 생활하는 것도 외로운데 어제처럼 싸우고 나면 정말 솔직히 사는 의미마저 잃어버리는 기분이랄까 자존감은 옛날부터 바닥이고 계속 눈물만 나네요 지금...ㅠ;



https://m.pann.nate.com/talk/366565071?currMenu=talker&order=RAN&rankingType=total&page=4



추가) 전부 다 제 욕 밖에 없네요...ㅠ;
그래요 영어권인 나라에 살면서 저희 남편만큼 영어도 잘 못하고 운전 못하는게 죽을 죄면 죽을 죄인이네요

근데요 제가 본문에 기본생활영어정도 한다고 했지 영어가 아예 안된다고 쓴 적은 분명히 없는데 홀서빙은 도대체 어떻게 하는거냐는 난독증같은 댓글들은 뭐죠?
그리고 제 직책은 홀서빙이 아니라 전체 '홀 관리'입니다
홀서빙은 현재 알바들이 하고 있어요 그 알바들 전부 외국인들이구요, 알바들 트레이닝까지도 제 몫입니다 즉 저도 단골 손님이나 알바들과는 기본적인 대화나 의사소통은 한다는 소리입니다
어느 정도까지는 알아듣구요... 아시겠어요, 난독증 님들아?
다만 울 아이 학부모상담이나 병원 진료같은 것들은 평상시에 잘 안쓰는 어려운 의학영어나 고급 단어들이 많으니 남편을 대동한거였습니다
물론 통역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었지만 저희 남편이 웬만한 통역사들보다 더 영어를 잘하는데 굳이 통역서비스까지 써야되나 싶어서 대동하고 다닌거였는데 이부분은 댓글들을 보니 제가 많이 이기적이고 멍청했네요 인정하고 반성할게요

그렇지만 나름 저도 변명아닌 변명을 해보자면 외국 사시는 분들은 아실거에요 모든 사람들이 열심히 공부한다고 서울대 들어갈수 있는거 아니듯이 단지 영어를 열심히만 공부한다고 노력한다고 하루아침에 쉽게 느는게 절대로 아닙니다
다들 말은 쉽죠 말로는 뭔들 못하겠어요 나라도 세우죠
저한테 영어못한다고 비아냥 거리신 악플러분들 본인들 영어실력은 과연 어느정도인지 어느 대학 나오셨는지 연봉은 얼마받으시는지 심하게 궁금하네요
그리고 전 다른 도시에 거주하고 있기는 하지만 시드니 같이 한인들 많이 사는 대도시는 솔직히 영어 단 한마디도 못해도 살아가는데 지장 1도 없어요 정말 하이랑 헬로우만 아시는채로 살아가는교민분들 수두룩 닥상이구요
현재 제 주변에 저랑 친하게 지내고 있는 한국 교민엄마들중에도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럼 그 분들 전부다 대역죄인에 쌍욕먹어도 싼 잉여인간들이겠네요 어쩌다 한 두 명 수준이 아니라 정말 엄청나게 많아요
그러니까 제 말은 현지 상황을 잘 모르면 무턱대고 비난만 하지 말라는 뜻이에요 같잖고 우물안 개구리 같으니까 저한테 타격감 1도 없어요 ㅋㅋ

한 가지더요, 간혹 현재 외국사시는 분들이 남긴거같은 댓글은 그래도 확실히 현지사정을 잘 아시니 현실적으로 댓글 달아 주시네요 영어는 잘 못해도 크게 문제없다 근데 운전은 반드시 해야한다
네 저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공감합니다
어느 댓글에서 써주신 조언처럼 청심환이라도 구해서 큰 맘먹고 도전해 볼게요 조언 감사드려요

그리고 물론 여지껏 친정먼저 갔으면 당연히 한번쯤은 시댁 먼저 갈수 있죠 전 어느집을 먼저가고 나중에가고 순서를 따지겠다는게 아니라 저한테 미리 말도 안하고 지 혼자 멋대로 정해놓고 통보한게 기분 나쁘다는 거였어요 절 개무시하고 깔아 뭉개는것처럼 느껴졌거든요 전 당연히 여지껏 모든일을 남편한테 미리 다 알리고 의논하고 허락맡았습니다 부부면 그게 맞다고 생각하구요

ㅡ 참고로 저 가게 오픈할당시 제가 한국에서 직장생활하면서 모은 돈 8천 + 호주에서 워홀비자였을 때 식당 웨이트리스 하면서 모은 돈 2만불 (약 2천만원) + 저희 친정에서 주신 돈 7천 + 시댁 3천+ 나머지 싹 다 대출로 차렸어요
남편은 그 당시 20대 중후반 넘 어린나이었어서 돈이 단 한푼도 없었어요 대신 한국에서 다니던 대학 자퇴하고 군대 전역하자마자 저 하나때문에 본인 인생 다버리고 호주로 와서 여기서 요리학교 다니면서 IELTS라는 영어시험치고 레스토랑에서 섀프로 일하면서 영주권을 남편이 땄어요 요리직군으로요...
저는 남편이 영주권 준비할 당시 공장이랑 식당에서 웨이트리스로 투잡하면서 뒷바라지 했구요

이정도면 가게도 거의 제 돈으로 차리고 남편 뒷바라지도 제가 하고 저 할만큼 했다고 생각하는데요
제돈 + 친정돈 + 남편 뒷바라지할때 벌었던 비용까지 다 합치면
저 거의 2억 가까이 들고 왔어요
네이트 판보면 반대의 경우 남자들이 집해왔다고 돈번다고 드럽게 생색내면서 집에오면 육아고 집안일이고 손 하나 까딱안한다는 글 하루에도 수십개씩 올라오던데
전 가게도 해오고 남편 뒷바라지도하고 현재도 거의 제돈으로 마련한 가게에서 홀 관리도하고 집에오면 요리에 아이케어에
이정도면 오히려 남편이 저한테 엎드려 절해야하는거 아닌가요?
단지 영어랑 운전좀 못한다고 드럽게 쳐 생색내면서 갈굴게 아니라요... 제가 영어랑 운전에서 게으른거까지는 인정하지만 저도 나머지 부분에선 할만큼 했기 때문에 저 두 부분은 게을러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나마 외국거주분들 댓글에서 영어는 몰라도 운전은 꼭 하라고 하시니 그 부분은 무섭지만 심호흡크게하고 노력해 볼게요

나머지 전혀 의미없는 전형적인 비난에 방구석 악플러 분들은 엿이나 드세요 적어도 댁들보단 내가 백배 천배 나으니까 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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