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유머 [네이트판] 퇴사하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길래 그렇게 해줬더니 이제와서

30대 평범한 직장인임
회사에 진짜 짜증나게 하는 직원이 하나 있었는데 오늘부로 퇴사했음
퇴사까지의 과정이 스펙타클함
이제 완전히 떠났으니 썰 좀 풀어보고자 함

우선 이 직원은 입만 열면 퇴사하고 싶다고 말했음
그게 입사하고나서 부터 쭉 그랬으니까 아마 제작년 겨울부터 지금까지 쭉 그랬을 거임.

어떤식이냐면 회사에서 단체로 뭘 하고 사무실로 돌아오면 당연히 기도 빨리고 긴장도 풀리면서 좀 지치잖음?
그럼 나포함 대부분은 직원들은 혼자 잠시 멍때리거나 아니면 커피타거나 그럼.
근데 이 직원은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서부터 이미 징징거림이 시작됨.
"아 피곤해ㅠㅠ 피곤해 미치겠네 피곤해 피곤해 피곤해!! 퇴사하고 싶다 ㅠㅠㅠ 내가 언제까지 이런 데 불려다녀야해!! 피곤하다 퇴사하고 싶다 진짜"
이런다는 거임.

입가 초반에 막 친해지고 정 붙이려고 할 즈음에는 다들 이상한 걸 못 느끼고 동조해줬음.
그쵸 많이 피곤하죠, 오늘따라 좀 그렇네요~ 하면서.

근데 나는 좀 꼰대라 이 사람이 처음 입사했을 때부터 이게 싫었음. 들어온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사람이 출근해서부터 피곤하다고 연발하는 거 좀 별로였음. 여기서 안 피곤한 사람 아무도 없고, 무엇보다 우리팀엔 50대 과장님 부장님도 계신데 상대적으로 어린 20~30대 직원들이 피곤하다를 입에 달고 사는 거.. 뭔가 좀 그렇잖음.
무튼 그래도 티는 안 내고 서서히 거리두기 시작함.

시간이 지나니 이제 이 사람이 피곤하다, 아프다, 퇴사하고 싶다고 중얼거리는 것에 아무도 반응을 안 하기 시작. 거의 한 시간에 한 번씩 피곤해ㅠㅠㅠ 어우ㅠㅠ 죽을 것 같애 너무너무 피곤해 집에 가고싶어ㅠㅠ 이러는 걸 어떻게 반응해줘야함??


근데 얼마 전에 나 외근가고 없을 때 이 직원이 또 피곤하다 집에가고 싶다 퇴사하고 싶다 이러다가 우리팀장님한테 한 소리들은 모양임. 그러다 싸움이 붙었는데(상사가 한 소리 한다고 싸움까지 가는 것도 웃김)팀장님이 너 진짜 퇴사하고 싶은 거냐고 물었고 그 직원이 그렇다고 했다고 함. 근데 진짜 그대로 퇴사 처리가 됨 ㅋㅋㅋㅋㅋ
나도 전해들은 거라 상황을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그대로 팀장님이 알겠다고 했고 사직서 내라고 했고 그날 바로 구두로 처리가 됐다나??

근데 그다음날인가 그 다다음날 이 직원이 나랑 별로 친하지도 않은데 탕비실로 잠시만 와달라고 함. 내가 최근에 내채공이 끝나서 수령을 했는데, 그거 회사 옮겨서 이어서 할수있냐는 거임. 나도 잘은 모르지만 내가 짤린 거면 이직해도 이어서 할 수 있고, 본인이 제 발로 나간거면 안 되는 걸로 안다고 했음. 나는 이 직원이 내채공 중인 줄도 몰랐다가 이날 처음 알았음. 그래서 나도 솔직히 회사에서 내채공 정도는 이어서 할 수 있게 조치를 취해줄줄거라고 생각함.

근데 회사가 생각보다 너무 단호했네.
사직 의사를 팀원 모두가 들었고, 그 자리에서 승인이 난 거라 회사에서도 자진퇴사처리가 될 거라 함. 그럼 결국 몇 달 남은 내채공도 못 타먹고 퇴직금도 1년치 밖에 못 받는다는 거.

솔직히 좀 고소했음.
그동안 이 직원 때문에 힘들어한 동료가 너무 많음.
나는 자리가 멀어서 엄청 잘 들리지는 않았는데 근처 자리 동료들 말로는 한 시간에 징징거림만 두어번이라고 함.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기가 다 빨려서 울고 싶고, 심지어 볼펜으로 머리 내려찍는 상상도 했다고..


예로들면 늘 이런식
(아침 출근 직후)
"안녕하세요~"
"안녕하지 못해요.... 너무 피곤해요."

(출근 한 시간 후)
"하..집에 가고 싶다..."



(점심시간 직전)
"어우 피곤해 ㅠㅠ 으으으....너무너무 피곤해... 집에 가고싶어...퇴사하고 싶어어어어어어어어..."

(점심시간 끝난 후)
"아직 다섯시간이나 남았어... 피곤해... 세상에 너무너무 피곤해..."

(오후 3시쯤)
"아.. 머리야... 머리가 너무 아프다.. 죽을 것 같다.."

(오후 5시쯤)
"진짜 오늘따라 너무너무 피곤해에에에에에...... 왜 이러지진짜..."

이걸 매일매일 반복했다 함.
주변에서 그만 좀 하라고 말려도 보고, 비타민제도 사다줘보고, 옆사람까지 기운 빠지게 하지 말라고 화도 내봤다는데도 소용 없었다 함.
피곤한 걸 어떻게 참냐, 자긴 몸이 약해서 어쩔 수 없다, 다들 퇴사하고 싶은 거 꾹 참고 일하지 않냐, 나는 그냥 솔직할 뿐이다, 이랬다는데 뭐...

그러다가 결국 팀장님과의 싸움으로 그 직원은 진짜 퇴사처리가 됐고, 오늘부로 진짜로 그만두게 돼서 짐 싸고 있는데 짐싸면서 질질 우는 거임.
아니 퇴사시켜달라며?? 피곤하다며??
집에 가고 싶다고 그 난리를 부렸는데 왜 뭐가 문제임??

근데 짐 싸서 나가면서 회사를 고소할 거라고 했다고 함. 자기가 어쩔수없이 강압에 못 이겨 사직서를 내긴 했는데 이건 엄연히 부당해고라나?
그 와중에도 잘 가라 그간 수고했다고 말하는 직원 아무도 없고 짐 쌀 때부터 나갈 때까지 아무도 말 안 붙임.

나는 그 직원이랑 일 안 해서, 저렇게 나가면 인수인계 어떡하냐고 물으니 동료들이 저 사람 어차피 일 못해서 중요한 프로젝트는 아예 안 맡겼기 때문에 타격 없다함 ㅋㅋㅋㅋㅋ

아무튼 내 얘긴 여기까지임
쓰다보니 길어졌는데 무튼 좀 사이다길래 썰 풀어봄. 드디어 징징이가 나갔다고 동료들 룰루랄라더라구.

다들, 이번 한 주도 수고했고 주말 잘 보내세욤 ㅋㅋ

https://m.pann.nate.com/talk/366212056?currMenu=category&page=1&order=N


댓글은 회원만 열람할 수 있습니다.

로그인 회원가입
게시판 설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