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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네이트판] 예비 시어머니가 자꾸 일 관두래요 ㅠㅠ

안녕하세요
거두절미 하고 최대한 간략하게 써볼게요

4년 넘게 연애한 남친이랑 올 겨울에 결혼 앞두고 있어요

남친 처음 만났을 땐 제가 회사원이었어요
그때 회사일 너무 힘들고 상사들이 싫으니까

회사 그만두고 싶다 그만두고 싶다
나중에 일 안해야지
나중에 돈 많은 백수가 되어야지
결혼하면 살림만 할거야

어린 마음에 남친 앞에서 이런 소릴 입에 달고 살았어요

남친이 충분히 능력이 돼서 저를 부둥부둥해줬어요
그래그래 힘들면 그만두자 오빠가 책임질게 오빠가 먹여살릴게

이런 식으로요..

연애2년 조금 넘어서 결혼 이야기가 오갔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서로 부모님께 소개도 해드렸는데
코로나 때문에 미루고 미루다가 여기까지 왔네요

암튼 처음 인사드렸을 당시에
제가 회사를 퇴사하느니 마느니 하던 상황이라
그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어머님께서
그래~스트레스 받으면서 일하지 말고 살림하고 내조해
여자는 남편 챙기면서 애 잘 키우는게 최고야
하셨어요

이때만 해도 별 생각은 없었어요

그러다가 제가 얼마 후에 진짜 퇴사를 하게 됐고
코로나 때문에 여행도 못가고
그냥저냥 의미 없이 지내다가
사촌이 하던 (혹시 알아볼까봐 대충 쓸게요!)
어떤 가게를 제가 인수하게 됐어요
관심 있는 분야라 퇴직금 다 털어서 인수 받았고
제 식대로 바꿔가면서 하다보니 잘 됐어요

사촌이 할 때 보다 매출이 3배 가까이 올랐어요
제 수입이 회사다닐 때 보다 늘어난 건 말할 것도 없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한테 제 일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는 거에 큰 보람을 느끼면서 행복하게 일 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결혼과는 별개로 이 일을 오래하고 싶어요

자녀계획이 없는 건 아니라 훗날 임신과 출산을 겪게 될 경우엔 어떻게 할까 지금부터 고민 중입니다
제가 몸은 좀 피곤해도 일을 즐겁게 하니까 남자친구도 너무 좋아하고 기특해해요

그런데 예비시어머니한테 며칠 전에 전화가 와서 (사이가 좋아서 원래도 종종 통화함)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럼 일은 가을까지 하는 거냐고 물으시네요
그래서 네?? 왜 일을 가을까지 해요? 하니까
결혼식 전에 정리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시더라구요

그때까진 진지하게 생각 못하고
아~ 아니에요 어머니 ㅎㅎ 저 일단은 결혼해서도 계속 하려구요~~ 했더니
뭐??!! 하면서 깜짝 놀라시더니
아가 무슨 일을해~ 엄마아빠 (예비 시어머니 시아버지)가 너 서운하지 않게 용돈 많이 챙길게~ 예랑이도 못버는것도 어니고~~~


하시더라구요

네 예랑이도 잘 벌구요 그냥 집안 자체가 좋아요
근데 제가 지금은 예랑이보다 2-300정도 더 벌거든요 ㅎㅎ;;

물론 돈을 누가 더 벌고 덜 버냐가 중요하진 않아요
그냥 저는 지금 제 일이 재밌고 살아있음을 느껴서 너무 힘들고 지칠때, 혹은 진짜 할만한 사정이 안 될 때 그만두고 싶어요
그게 적어도 지금은 아니거든요

근데 그렇게 통화 끝내고 그날 밤에 또 카톡으로
다시 생각해보라고 너가 얼마를 버는진 몰라도 여자는 남자 챙기면서 사는 거다
이런식으로 말씀하세요 ㅠ

어머니~ 결혼식 올리고 이야기해도 늦지 않은 것 같아요~
했는데 읽고 답 없으셨어요 ㅠ

그러고선 예랑이한테 뭐라고 말씀하셨는지
예랑이가 일하는거 그렇게 좋으냐고
나도 내년에 진급하면 연봉 더 오르고
엄마아빠도 더 챙겨준다고 하니까 엄마말 흘려듣지 말고 생각해봐~~ 하네요

하 ㅜㅜ 결혼 때문에 제가 행복 느끼면서 하고 있는 일 까지 포기해야 하나요?
난감하네요 진짜


https://m.pann.nate.com/talk/366202120?currMenu=category&page=4&ord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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