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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네이트판] 반반결혼인데 명절엔 자기 집부터 가자는 남자친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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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와 결혼얘기가 오가고 인사까진 드린 상황인데
이 문제가 도통 해결되지 않아 조언 구해보고자 글 씁니다ㅜ
어떤 의견이든 수용적 자세로 받아들이고
남자친구에게도 링크 보내주려고요.

저희는 둘다 30대초반, 대기업 재직 중이고
모은 돈, 연봉, 양가노후대비 수준 모두 비슷합니다.
예비시가에서 8~9천 정돈 도와줄 수 있다고 하셨지만
애매하게 도움 받으면 분명 간섭도 따르게 될 것 같아
그냥 각자 모은 돈으로 결혼하기로 한 상황인데
(그때는 제게 현명하다고 했어요)

결혼 후 이런저런 문제들에 대해 얘기하다
명절은 자기네 집 제사가 있으니
하루 전 가서 음식 조금 돕고 하룻밤 잔 후
처가에 가자고 하더라고요.
(저희 집은 세시간 거리 지방입니다)

우리 집은 제사도 없고 가게 되더라도 예비사위 불편할까
항상 호텔 끊어주겠다 하는 분들인데
왜 서울에 내 집 두고 거기서 자야 하냐,
반반결혼 하는 셈인데 당연하다는듯 내 노동을 바라는 분위기도 싫고
백번 양보해 그렇다 치더라도
설에 시가 먼저 가면 추석엔 처가 먼저 갔으면 좋겠다는게 제 의견입니다.

남자친구는 제 말도 일리가 있다며 자기 부모님 의사를 알아보겠다더니
'처가쪽에 일이 생겼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제사가 있는 우리 쪽에 먼저 오는게 맞지 않냐' 하셨다고
난감한듯 어떡하지, 하더라고요.

이 문제로 여러차례 대화가 오갔고
예비시부모님께서 꽤 보수적인 분들이셔서
이것조차 타협되지 않는다면
결혼 후 제 삶이 너무 불행해질 것 같다는 두려움이 큽니다.

몇주간 애매한 태도로 일관해
1. 설, 추석 시가, 처가 가는 순서를 번갈아가던
2. 설에는 시가, 추석에는 처가 한군데씩만 가던
3. 각자 가던(저희 부모님이나 저나 그래도 상관없다는 주의)
선택해줬으면 좋겠다 했더니

그래도 부부는 항상 같이 움직여야 되지 않냐며
각자 가는건 최악의 선택인 것 같다고
명절에 시가 먼저 가는 부분에 대해선 제가 양보해줬으면 한다고 하네요.
저에 대한 질타라도 좋으니 많은 분들의 의견 듣고 싶습니다.
제 사고방식이 너무 이기적이라면 고치거나 결혼 자체를 포기하거나 하려고요.

반반결혼이니 번갈아 가는게 맞다 - 찬성
아무래도 제사가 있는 시가 먼저 가는게 맞다 - 반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저녁 되세요!

https://m.pann.nate.com/talk/366194054?&currMenu=category&vPage=1&order=N&stndDt=20220511&q=&gb=d&rankingType=total&page=1


지난 금요일 헤어졌습니다ㅜ
링크를 보내주고 만나서 대화도 나눴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선 알게 됐지만
자기와 같이 생각하는 소수의 사람들도 있지 않냐며
명절에 시가 먼저 가는건 자기에게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으니
그 부분에 대해선 자신의 뜻을 존중해줬으면 좋겠다네요.

부모님과 조율을 시도해보려 노력했지만
아버지가 단호히 시가 처가 가는 순서를 번갈아 하던 각자 하던
하는 식으로 할거면 연을 끊고 살자 하셨다고,
이런 이야기가 서너 번 이어지니 집 분위기도 안좋아지고
제 이미지에도 흠이 가는 것 같아 더 이상 말을 꺼내고 싶지 않다고..
'일년에 두번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함께 해준다고 생각해주면 안되는거야? 너도 날 사랑하잖아' 하더라고요.

결국 명절에 시가 먼저 가는 것이 나보다 중요한거냐 물었더니
잠시 고민하다 '응'이라 대답하더군요.
허탈하고 어이가 없으니 눈물이 다 났는데
그제서야 미안하다고, 자기가 조금 더 부모님과 대화를 해보겠다고..
됐다고 저 질문에 응이라 대답한 순간
내 마음도, 우리 관계도 끝난 것 같다 답했습니다.

앞뒤로 많은 대화가 오갔지만 결론은 이별이네요.
보수적인 시가식구들과 중재 못하는 태도 빼곤
언제나 저를 먼저 생각해주고 아껴주는 착한 사람이라
지금 이 순간도 아쉬움이 남지 않는다면 거짓이겠지만,
명절에 시가 먼저 가는 것이 나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람이니까
그냥 보내주려 합니다.

많은 조언에 대한 예의라 생각하여 짧게 후기 남깁니다.

감사했습니다.

https://m.pann.nate.com/talk/366234585?currMenu=category&page=1&ord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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